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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임의 편지 -말씀 예찬- '12.12.25.화,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25 조회수336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2.12.25 화요일 예수 성탄 대축일 낮 미사

 

이사52,7-10 히브1,1-6 요한1,1-18

 

 

 

 

 



임의 편지

 

-말씀 예찬-

 

 

 

 

 



우리 구세주 예수님 오늘 탄생하셨습니다.

 


“땅 끝마다 우리 주의 구원을 모두가 우러러 보았도다.”(이사52,10)

 


하여 방금 우리는 화답송 후렴을 흥겹게 노래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 역시 우리 모두 기뻐하라고 외칩니다.

 


“다 함께 기뻐하며 환성을 올려라.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로하시고, 예루살렘을 구원하셨다.”(이사52,9)

 


마침내 예수 탄생으로 이사야 예언은 성취되었습니다.


다음 이사야의 말씀이 참 아름답습니다.

아주 고무적입니다.

복음 선포자의 아름다움이 잘 들어납니다.

예수 성탄의 기쁨을 전하는 자들에 대한 모습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 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발!

  평화를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하는 구나.”(이사52,7)

 


이런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이어 생각나는 이사야의 다음 말씀입니다.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너희의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이사40,1)

 

 
그대로 대선(大選) 후의 작금의 우리 현실을 두고 하는 말씀 같습니다.

상처 받아 절망 중에 괴로워 위로와 치유를 갈망하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바로 이런 이들을 위로하시고 치유하시기 위해 오늘 예수님께서 오셨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할 분은 말씀이신 구세주 예수님뿐입니다.

 


오늘 성탄 날 아침, 흰 눈 덮인 산야를 보며

문득 떠오른 예전에 애송했던 ‘임의 편지’란 자작시가 생각났습니다.

 

 

 

 

 


-계속 쏟아지는 흰 눈발들

 

임 보내시는 천상편지

 

하야 그리움

 

가득 담겨 있는

 

임의 편지

 

잔잔히 물결치는 마음

 

글씨보이지 않아도

 

다 알아 보겠네.-

 

 

 

 

 


흰 눈 발들이 흡사 임의 편지처럼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정 참 좋은 임의 편지는 오늘 탄생하는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의 말씀 가득 담긴 임의 편지 예수님이십니다.


읽으며 위로받고 치유 받으라고

하느님의 편지로 우리에게 배달된 구세주 예수님이십니다.

 


어제 성탄 복음이

'아래로부터의 그리스도론(Christology from below)'을 대변한다면

오늘 복음의 로고스 찬가는

'위로부터의 그리스도론(Christology from above)'을 대변합니다.

 

이 둘을 하나로 통합할 때

비로소 성탄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복음의 로고스 찬가,

임의 편지를 읽으며 말씀의 신비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첫째,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라는 말씀에 대한 묵상입니다.

 


얼마나 은혜로운 복음인지요.

저는 오늘 새벽 순간,

늘 침묵 중에 있는 불암산을 보며 새삼 말씀의 고마움을 깨달았습니다.

 


‘한 처음에 침묵이 계셨다’가 아니라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는 것입니다.

 


산처럼 늘 침묵 중이라면 얼마나 답답하고 갑갑하겠는지요.

말씀이 있어 침묵이지 말씀 없는 침묵은 죽음일 뿐입니다.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는 바로

‘한 처음에 의미가 계셨다.’로 읽어도 무방합니다.

 


말씀은 우리의 의미이자 존재이유입니다.

말씀의 의미 없이는

도저히 무의미와 허무의 심연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의미를 찾아 몸부림치는 우리에게 의미로 탄생하신 구세주 예수님이십니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말씀은 하느님이셨습니다.

말씀이 하느님이시기에 말씀을 통하지 않고는

하느님을 알 수 있는 길은, 의미 충만한 삶은 불가능합니다.


모든 것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존재의 비밀이 하느님이신 말씀임을 깨닫습니다.


말씀이 아니곤 하느님을 알 길도 존재의 비밀을 알 길도 없습니다.


말씀에 대한 무지보다 큰 재앙은 없습니다.


말씀공부보다 더 중요한 평생공부는 없습니다.

 

 

 

 

 



둘째,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왔다.”라는 말씀에 대한 묵상입니다.

 


말씀 안에 생명이 있고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입니다.

바로 말씀은 우리의 참 생명이자 빛임을 깨닫습니다.

생명의 말씀, 말씀의 빛입니다.

 


말씀을 떠나

영혼의 생명을, 영혼의 빛을 찾으니 계속 어둠 속에 방황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말씀을 떠나 사는 사람들은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닙니다.

 

말씀과의 일치가 깊어지면서 참 사람이 됩니다.


말씀의 빛이 어둠 속에 비치고 있지만,

어둠의 중생들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그분은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을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분께서 당신 땅에 빛으로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게 인간의 어리석음입니다.

구원의 주님을 앞에 두고도 눈이 가려 그분을 모릅니다.


빛이신 그분을 그냥 맞아들이면 밝음이요 구원인데 그것을 모릅니다.

 


주님은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습니다.

 


이들은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 난 사람들입니다.

 


바로 주님을 믿을 때,

탄생하신 예수님을 맞아들일 때

우리는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이 됩니다.

 


아니 우리 모두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임을 깨닫게 하는

예수성탄의 은총입니다.

 

 

 

 

 



셋째,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가운데 사셨다.”라는 말씀에 대한 묵상입니다.

 


오늘 복음의 절정입니다.

바로 이 말씀 안에 하느님의 신비,

그리스도 예수님의 신비,

인간의 신비가 다 들어 있습니다.

 


마음의 눈이 활짝 열린 우리는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봅니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 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봅니다.

 


우리 모두 그분의 충만함에서 은총에 은총을 받았습니다.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습니다.

 


세상만물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창조되었습니다.

그러니 예수 그리스도 없이 충만한 삶은 불가능합니다.

 

인간이, 내가 누구인지 영원히 해명되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의 신비, 인간의 신비, 만물의 신비는 완전히 해명됩니다.

 


말씀이 바로 인간의 본질입니다.

말씀이신 예수그리스도와의 일치가 깊어질수록


생명과 빛으로, 은총과 진리로 충만한 삶입니다.

 

아, 이게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난 보람이요 목적이자 행복입니다.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우리에게 하느님을 알려주셨습니다.

 


성경은, 예수님은 바로 하느님의 참 좋은 ‘임의 편지’입니다.

 


항구히 생명 말씀 가득한 임의 편지를 렉시오디비나 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오늘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당신의 참 좋은 ‘임의 편지’ 예수님을 탄생시켜 주셨습니다.

 


아드님은 하느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으로서,

만물을 당신의 강력한 말씀으로 지탱하십니다.

 


좋으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성탄의 은총과 축복을 가득 내려주시어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당신의 강력한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우리를 확고히 지탱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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