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탄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25 조회수339 추천수3 반대(0)

예수님 오신 날, 눈이 내렸네요. 동창신부님이 있는 성당에서 성탄미사를 함께 했습니다. 연극무대에 있는 나무처럼 조용히, 주님의 성탄을 맞이했습니다. 안식년에 누리게 되는 작은 기쁨입니다.

동창신부님은 성탄의 의미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성탄은 예수님의 생일입니다. 12월 25일이 예수님의 생일일까요? 예수님은 2012년 전 12월 25일에 정말 태어나셨을까요?” 이렇게 약간은 도발적인 질문을 하였습니다. 역사적인, 사실적인 성탄도 의미가 있겠지만 신학적인, 교의적인 성탄의 의미를 찾아보자고 하였습니다. 12월 25일은 로마시대에 태양신의 축제일이었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동지가 지난 12월 25일부터는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진다고 합니다. 교회는 로마의 태양신 축제일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참 빛이시고, 참 태양이신 예수님의 탄생일을 태양신의 축제일로 옮겼다고 합니다. 낮의 길이가 길어지는 물리적인 현상을 진리의 빛이고, 구원의 빛이신 예수님의 탄생과 연결시킨 것은 교회의 신학적인 성찰이 담긴 결정이었다고 말을 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하는 것은 그분께서 우리의 마음에 진리의 빛으로, 구원의 빛으로 오셨기 때문입니다. 어둠이 깊고 길어도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믿음과 희망이 담겨있는 성탄입니다. 동창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 자신도 새삼 성탄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12월 25일 하루만이 성탄이 아니구나! 그분께서 내 마음에 구원의 빛으로 머물러 계신다면, 그분께서 내 마음에 구원의 빛으로 오신다면 매일 매일이 바로 성탄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둠 속에 있다면, 내가 희망을 버리고 절망을 가슴에 품고 산다면 1년 내내 12월 25일이라 해도 성탄은 그냥 지나가는 하루일뿐이라 생각합니다.

동창신부님은 또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내가 장동건 같다고 한다면 그만큼 잘 생겼다는 말이지, 내가 곧 장동건은 아닐 것입니다. 김태희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와 같다면 그만큼 예쁘고, 곱다는 뜻이지 그 말이 바로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라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신자분들이 깊은 공감을 하지 못한 것은 신부님이 정말 장동건과 같이 생기지는 않으셨기 때문인가 봅니다. 미사를 마치고 함께 와인을 마시면서 동창 신부님도 공감을 하였습니다. 하긴 제가 생각해도 저나 저의 동창이 장동건처럼 생기지는 않았으니까요.

우리가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하며 그분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고백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요? 그것은 바로 예수님과 함께 살았던 제자들의 체험입니다. 제자들의 고백입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기록된 사실로 예수님의 정확한 탄생연도와 날짜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2000년 교회의 역사는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는 그분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고백하였고, 그들이 체험한 것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 하느님의 아들이셨음을 말과 행동으로 증언하는 분들을 보곤 합니다. 그분들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그분께서 보여주신 삶을 실천하기 때문입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람, 친구가 오리를 가자고 하는데 십리를 가주는 사람, 이웃을 위해서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나누는 사람, 현실의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밝게 웃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분들은 주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그분께서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셨음을 말없이 증언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분들이 이 땅에 다시금 찾아오는 동방박사들이고, 주님의 탄생을 기뻐하였던 목동들입니다.

성탄 축하드립니다.
그분께서 우리 마음에 진리의 빛으로 구원의 빛으로 오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사람이 되셨음을 축하합니다. 이제 우리가 우리의 말과 행동으로 그분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증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28일부터는 신학생들을 위한 피정에 함께 합니다. 11년째 하고 있습니다. 침묵과 기도 중에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기쁨입니다. 그분들께서 사제가 되시고, 그분들께서 또 다른 성탄의 의미와 성탄의 삶을 보여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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