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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26 조회수804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2월 26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When they hand you over,
do not worry about how you are to speak
or what you are to say.
You will be given at that moment what you are to say.
For it will not be you who speak
but the Spirit of your Father speaking through you.
(Mt.10,19)




제1독서 사도 6,8-10; 7,54-59
복음 마태 10,17-22

지금이야 겨울이라 볼 수 없지만, 따뜻한 날씨일 때 등산을 하다가보면 종종 뱀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까지 이 뱀을 보고서 기뻐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깜짝 놀라면서 피하는 모습이 일반적인 모습이지요. 저 역시 마찬가지로 뱀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뱀이 지금 저를 향해 달려올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뱀의 방향과 정반대로 도망가기에 급급합니다. 뱀이 무서워 피하는 저를 향해서 누군가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네가 뱀이 무서워 도망치지만, 뱀이 너를 더 무서워할걸?”

한편으로 생각하니 정말로 뱀이 더 무서워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큰 뱀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구렁이 정도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따라서 구렁이보다 작은 뱀과 사람을 비교할 때, 어느 쪽이 더 클까요? 당연히 사람이 몇 배나 더 큽니다.

언젠가 농구선수를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2미터가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하게 보였습니다. 제 몸의 두 배도 되지 않는데, 괜히 주눅이 들고 의기소침해지더군요. 그렇다면 자기 자신보다 몇 배나 더 큰 사람을 만난 뱀은 어떠할까요? 아마 내가 뱀을 보면서 징그러워하고 무서워하는 것처럼, 뱀 역시 나를 보고서 징그러워하고 무서워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보면 무조건 도망치는 것이지요.

내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한 요즘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세상에 아픔을 당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로운 사람이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억울하게 상처와 아픔을 겪기도 합니다. 이러한 세상에서 우리 신앙인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오늘은 우리 교회의 첫 번째 순교자인 성 스테파노 축일입니다. 스테파노 성인은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면서 진리를 증언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자신들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돌을 던져 죽여 버리지요. 분명 스테파노 성인은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아왔던 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유다인들은 이 스테파노 성인을 자신의 기준에만 맞춰서 판단해버리고, 돌에 맞아 죽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지요. 의로운 사람 한 명을 죽인 것입니다.

이러한 일들이 이제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를 위해 우리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 시선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아주 힘없는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왜 이렇게 귀찮은 일을 선택하셨을까요? 그냥 전지전능하신 모습으로 직접 오실 수도 있었는데, 왜 힘없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취하셨을까요?

바로 우리 인간의 입장에서 우리들을 바라보기 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을 믿고 따른다는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을 취해야 할까요? 여전히 나의 입장에서만 내 이웃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어리석음을 간직하겠습니까?

 

오늘 하루를 헛되이 보냈다면 그것은 커다란 손실이다. 하루를 유익하게 보낸 사람은 하루의 보물을 파낸 것이다(아미엘).



멀리선 본 영종도의 왕산 해수욕장.



지혜로운 사람
 

성경에 보면 뱀은 지혜로운 동물로 나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너희는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마태 10,16)라고 말씀하시지요. 왜 뱀이 지혜로운 동물일까요? 태초에 인간을 잘 속였기 때문에? 아닙니다. 지혜로운 동물로 평가받는 이유는 뱀의 생활 때문이라고 하지요.

우선 살모사는 눈으로 먹잇감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온도의 차이로 먹잇감을 찾는다고 합니다. 무려 0.003도의 차이까지 감지한다고 하니까 얼마나 대단합니까? 그런데 뱀은 자기 먹이가 아니면 함부로 침을 흘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같은 종족을 향해서는 아무리 배가 고프다고 해도 독을 쓰며 덤벼들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지혜롭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의 모습은 과연 지혜롭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요? 넉넉함에도 불구하고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같은 종족인 사람에 대해 덤벼들고 있는 모습에서 지혜와 정반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제 주님께서 인정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욕심과 이기심을 멀리하고, 오히려 나의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우리. 주님께 인정받는 지혜로운 사람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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