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도 성 요한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27 조회수399 추천수2 반대(0)

어제, 사랑하는 동창신부가 과로로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언제나 과묵하고, 성실했던 친구였습니다. 성탄 전에도 몹시 힘들어서 병원엘 갔었는데 약간의 뇌출혈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병원에서 좀 더 있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친구는 성탄절을 신자분들과 함께 지내려고 다시금 퇴원해서 전처럼 열심히 사목을 했습니다. 성탄이 지난 어제 친구는 다시 병원엘 갔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오늘 아침에 들려온 소식은 경과가 아주 좋다고 합니다. 친구의 쾌유를 빌며, 오늘 이 곳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오늘은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전승은 요한 사도께서는 예수님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성모님을 모시고 살았으며, 교회의 귀중한 보물인 요한복음, 요한 서간, 요한 묵시록의 저자라고 합니다. 복음에서 요한은 베드로 야고보와 함께 예수님께서 늘 가까이 데리고 다녔던 제자 중에 한 분이셨음을 알려줍니다.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셨을 때에도 요한 사도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죽은 소녀를 살려 주셨을 때에도 요한 사도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밤을 새워 기도하셨을 때에도 요한 사도는 함께 있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세상을 떠나실 때에도 요한은 예수님 곁에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어머니를 부탁드렸습니다. 어머니께는 요한 사도를 부탁하였습니다. 요한 사도는 예수님께 사랑을 받은 만큼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였습니다.

  요한복음은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예수님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 하느님의 아들일 뿐만 아니라, 말씀이셨고, 말씀은 하느님이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 아브라함의 자손이 아니라, 태초부터 계셨던 분, 말씀이셨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자칫 예수님에 대한 기록으로 머물 뻔했던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요한복음은 우리에게 영적인 세계를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심오한 철학적인 주제들을 이야기 해 주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4, 8장에서 우리는 지혜로운 예수님을 볼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10장과 15장에서 우리는 교회를 사랑하는 목자이신 예수님을 볼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은 우리를 영적인 세계로 인도해주는 안내서이기도 합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글을 남겨 주었습니다.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不義)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며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사도가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요한사도가 있어서 십자가위에서도 눈을 감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요한사도가 있어서 행복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들 또한 요한사도처럼 주님의 마음을 든든하게 해드려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편히 쉴 수 있도록 해드려야 하겠습니다. 우리들 때문에 주님께서 행복할 수 있도록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요한사도의 겸손함을 보았습니다. 그토록 사랑을 받았던 요한사도는 베드로사도보다 앞서서 빈 무덤에 도착했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주님의 빈 무덤을 확인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한사도는 그 중요한 일은 베드로 사도에게 양보하였습니다. 나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많은 일들이 다른 이들이 해도 될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자리를 차지하는 것 때문에 실수하고 잘못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자리를 포기하고 떠나지 못하기 때문에 더 큰 실수와 잘못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여준 요한사도의 겸손함을 배운다면 우리는 주님의 마음에 드는 자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