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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선과 악의 균형의 법칙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27 조회수660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12년 다해 12월 28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헤로데는 베들레헴에 사는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복음: 마태오 2,13-18






무죄한 아이들을 죽임


조토(Giotto) 작, (1302-1305),  파도바 아레나 경당


     < 선과 악의 균형의 법칙 >

         얼마 전에, ‘안녕하세요, 전국고민자랑이란 프로그램에서 엄마에게만 2년 동안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 종구란 청년을 둔 한 어머니의 고민이 방송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의 눈물을 흘리게 한 사연이었습니다.

이전엔 어머니와 매우 좋은 사이였는데, 종구가 고 3 때부터 조금씩 아버지와 누나들에게는 이야기를 하는데 엄마에게는 말을 하지 않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2년 동안은 단 한마디도 어머니에게 말을 하지 않아서 군대에 간다는 것조차도 어머니가 종구의 누나들을 통해서 전해 들어야만 했습니다. 종구는 이유도 말해주지 않은 채 어머니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입니다.

방송 녹화 중에 마침내 종구가 입을 열었습니다. 사실은 종구가 고 3 때 친구를 잘못 사귀에서 한 친구에게 많은 괴롭힘을 당했었습니다. 본래 내성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그 1년을 악착같이 참아내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고 그 친구를 만날 필요도 없어졌지만 어머니의 말과 행동에서 그 친구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종구는 자신을 괴롭혔던 그 친구대신 어머니에게 자신의 고통을 전가시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종구는 이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어머니도 눈물을 흘리며 힘들 때 관심을 가져주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서로 사랑한다고 말하며 포옹을 하였고,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누군가 종구에게 미움을 심어주었습니다. 그 믿음이 상쇄되기 위해서 2년이란 세월동안 그 이유 없는 침묵을 참아야 했던 어머니의 희생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희생 덕분으로 종구의 미움은 사라졌습니다.

밥을 먹어야 힘이 나고, 기름을 넣어야 자동차가 움직이고, 초가 타야 빛을 내고, 향도 타야 좋은 향기가 생기는 것처럼, 희생 없이 얻어지는 좋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만큼 희생되는 것이 있으면 그만큼 좋은 것이 나옵니다. 그리스도의 희생이 없으면 우리 죄의 용서도 있을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것이 아마 에너지 보존법칙에 해당될 것입니다. 악취가 있으면 그것을 중화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향이 불에 타서 희생되어야만 합니다.

 

오늘은 아무 죄도 없는 아기들이 그리스도의 탄생 때문에 희생을 당해야 했던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왜 선하신 분이 세상에 오셨는데 수많은 죄 없는 아기들의 희생이 필요했을까요? 아마도 그만큼 큰 미움을 상쇄시키기 위해 그런 희생이 요구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죄 없는 희생이 있어야만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그냥 제가 지어서 이름붙인 선과 악의 균형법칙에 대해 생각해 볼까합니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만약 우주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더 세다면 지구는 우주 미아가 되어 어떤 행성에 부딪혀 생을 마감하게 되거나, 태양이 끄는 힘이 더 세다면 태양의 뜨거움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힘의 균형 안에 있어야 생명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남녀 사이에는 밀고 당기는 긴장감이 있어야 연애가 오래간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기찻길을 보십시오. 서로 밀고 당기는 가운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합니다. 힘의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여 너무 벌어지거나 너무 좁혀지면 결국 그 기찻길은 아무 쓸모가 없어집니다. 기찻길을 만든 이유는 그 위에 기차가 다니게 하기 위한 것인데, 쓸모가 없어졌다는 말은 더 이상 존재시킬 이유가 없어졌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기찻길도 그렇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저는 이 힘의 균형의 법칙이 온 세상을 파멸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고, 이것은 선과 악의 균형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즉 선이 증가하면 그것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악도 증가합니다. 그래서 모세나 예수님과 같은 인물이 태어나면 파라오나 헤로데의 증오와 분노가 더 커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죄 없는 이들의 희생이 세상에 증가된 미움을 상쇄시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왜 돌아가셨습니까? 그만큼 인류에 대한 사랑이 폭발적으로 세상에 퍼지고 증가하자, 그것에 대한 시기와 질투, 미움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종말에 다다를수록 세상은 미움이 더 커질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께서 마지막 때에 다시 오실 때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하느님은 세상을 존속시킬 이유를 찾지 못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까지는 점점 커지는 악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선도 그만큼 많이 요구될 텐데 의인들이 스스로 그런 희생을 바치지 않는다면 균형의 법칙은 억지로라도 희생을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전쟁, 자연재해나 가뭄, 홍수, 지진, 해일, 기아 등으로 많은 이들이 죽어가게 될 것입니다. 믿음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만큼 세상은 이유 없게 보이는 죽음들이 많아지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은 하나의 작은 제단입니다. 제단은 거룩한 곳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주위에 죄의 악취가 심하다면 당연히 그것을 정화해야합니다. 그렇기에 제대 주위를 돌면서 향을 치는 것입니다. 만약 온 세상에 죄가 없다면 그 악취를 중화시키기 위해 자신을 태우는 희생은 필요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나라가 바로 그런 곳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은 죄가 여전히 만연하기에 끊임없이 그 죄의 악취를 중화하기 위한 죄 없는 이들의 희생이 요구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느님은 더 이상 이 세상을 존재하게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시고 그것이 마지막 때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2천 년 전 죄 없이 희생된 아기들과, 지금도 아무 죄 없이 희생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을 유지시키는 순교자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이 만드신 세상을 유지시키기 위해 희생한 이들은 하느님으로부터 고마움을 받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당신 때문에 이유 없이 죽어간 아기들에게 얼마나 미안하고 그래서 하늘나라에서 얼마나 사랑해 주시겠습니까?

우리 주위에도 이유 없는 고통과 죽음을 당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유 없는 희생은 하나도 없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이 세상을 유지시키는 거룩한 희생의 제물들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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