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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31 조회수824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2월 31일 성탄 팔일 축제 내 제7일



The Word became flesh
and made his dwelling among us, and we saw his glory,
the glory as of the Father’s only-begotten Son, full of grace and truth.
(Jn.1,14)



제1독서 1요한 2,18-21
복음 요한 1,1-18

12월 31일. 드디어 2012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내일부터 한동안은 2013이라는 숫자를 사용하면서 무척 낯설게 느끼겠지요. 아무튼 2012년 정말로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밝아오는 2013년에는 2012년보다도 더욱 더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행복한 주님의 자녀가 되시길 바랍니다.

어제는 인천의 어느 본당에서 새벽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그런데 미사 봉헌하면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미사경문은 또렷하게 잘 보이는데, 멀리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흐릿흐릿하면서 잘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사 중간쯤 되니까 두통까지 생기는 것입니다. ‘어디가 안 좋은 건가?’하면서 안경을 벗는 순간, 저는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그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글쎄 주로 책을 읽을 때에 쓰는 돋보기안경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까이 있는 미사경문은 잘 보이고, 멀리 있는 사람의 모습이 안 보였던 것이지요. 또한 이 돋보기를 오래 쓰고 있으니 머리가 아팠던 것이고요.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안경을 써야 합니다. 가까이에 있는 책을 볼 때에는 돋보기안경을 그리고 멀리에 있는 것들을 볼 때에는 근시안경을 써야 하는 것처럼, 제대로 된 안경으로 제대로 봐야 합니다. 이는 우리의 삶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까요? 제대로 된 안경도 쓰지 않은 채 보이지 않는다고 불평불만을 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자신만의 잘못된 기준으로 다른 이들을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2012년의 마지막 날에 서 있는 지금, 섣부르고 서투른 판단으로 나의 이웃들에게 얼마나 많은 아픔과 상처를 남겼는지를 반성해 보았으면 합니다. 가정 안에서, 직장 안에서, 교회 안에서, 그리고 그 밖의 많은 장소에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보다는 미움과 아픔을 더 많이 이웃들에게 남겼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는 말씀의 육화 사건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하셨던 말씀, 그런데 우리의 구원을 위해 이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는 것을 전해줍니다. 즉,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당신의 모두를 내려놓고 우리와 함께 하셨음을 전해줍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큰 지를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도 누군가를 돕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모든 것, 심지어 생명까지도 내어놓고 남을 돕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 인간을 위해 당신 스스로 완전히 낮추어 나약하고 부족한 모습의 인간이 되시고, 자신의 생명 전체를 내어놓으셨습니다.

이 사랑을 통해 하느님을 우리 모두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이 사랑을 쫓아 나의 이웃들에게 온전히 하느님을 알 수 있도록 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2013년에는 이 사랑으로 주님을 더욱 더 닮은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슬픔보다는 기쁨을, 미움보다는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2013년 12월 31일에는 “그래 올해는 잘 살았어.”라고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2012년 정말로 수고하셨습니다.

 

그 누구도 남을 판단하거나 비난할 수 없다. 왜냐면 타인을 진정으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토머스 브라운 경)



지구 멸망 2초전의 사진이랍니다. 이 사진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세요?



지구 멸망 2초전.
 

인터넷을 보다가 ‘지구 멸망 2초전 사진’이라는 이름이 이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검색을 해보았지요. 그 사진은 좀 뜻밖이었습니다. 그 사진은 지구에 불꽃에 휩싸인 행성이 충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를 당황스럽게 하는 것은 그때의 사람들 모습입니다. 어떤 모습을 취하고 있을까요? 눈을 감고 손을 모아 기도할까요? 서로 부둥켜안고 울고 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충돌하는 모습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었습니다. 요즘에 인증 샷이 유행이라고 하지요. 이를 그대로 반영하는 사진이었습니다. 2초 뒤에는 멸망할 세상, 그러나 그 마지막 순간이라도 남기겠다고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습니다.

지구 멸망 2초 전, 여러분은 과연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2012년을 하루 남겨둔 오늘 한 번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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