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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관계의 발견 - 2013.1.3 주님 공현 전 목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03 조회수425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3.1.3 주님 공현 전 목요일 1요한2,29-3,6 요한1,29-34

 

 

 

 

 



관계의 발견

 

 

 

 

 


관계의 신비입니다.

관계의 발견입니다.

관계의 발견이 은총입니다.

 


혼자라는 생각은 착각이요 환상입니다.

사실 ‘관계의 끈’ 떨어져 고립무원의 처지라면

이보다 불행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관계는 생명이요 살게 하는 힘임을 깨닫습니다.


이래서 공동체 내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 속에 사람입니다.

이런 관계를 발견하는 것이 구원입니다.


관계의 발견은 바로 존재의 발견과 통합니다.

 

관계를 통해 내 신원이, 정체성이 또렷해집니다.

관계를 떠나 아무리 내가 누구인가 물어도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누구의 아버지, 누구의 어머니, 누구의 아들, 누구의 딸, 누구의 친구 등

‘누구의 사람’인가를 통해 그가 누구인지 확연히 드러납니다.

 

살아있는 관계입니다.

관계의 발견에 끝나는 게 아니라

부단히 관계를 발견해야 하고 정리해야 하고

성장, 성숙시켜야 하고 심화시켜야 합니다.

 


삶의 행복은 순전히 관계의 정도에 달려있습니다.

관계를 통해 비로소 해명되는 내 삶의 의미요 존재이유입니다.

 

‘사랑하지 말자.’ 라는 도올 김용옥 씨의 자극적인 책 제목을 통해

저는 역설적으로 ‘사랑하자’라는 말로 알아들었습니다.


사랑의 욕구, 관계의 욕구, 나를 알고 싶은 욕구는 근원적이니

바로 사랑의 관계를 통해 참 나를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요즘 배 나무들의 전지를 통해

‘아, 관계도 정리할 필요가 있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지 없이 아깝다 하여 배나무 가지들 그대로 놔둬 꼴 잡아 주지 않으면

배나무들은 제 구실을 못할 것입니다.


방만한 삶에 대해 부단한 가지치기를 통한 관계의 정리와 정화 또한

필수적 삶의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관계중의 관계가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관계의 중심에 주님이 계십니다.


주님과의 관계의 기초 위에 수평적 이웃과의 관계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과 요한의 관계가 그 좋은 증거입니다.


유독 ‘보다’라는 동사가 많이 나옵니다.

바로 관계의 발견을 뜻합니다.


우리 모두 눈 활짝 열고 주님을 보라는 각자(覺者) 요한의 말씀입니다.

주님과 관계의 발견이 바로 자기를 알게 하는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매일 은혜롭게도 이 말씀의 변형인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 받은 이는 복되도다.’라는 사제의 말에 이어

백부장처럼 고백하고 성체를 모시는 우리들입니다.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증언하는 것이다.”

 


관계의 발견에 감격한 요한의 고백입니다.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발견함과 동시에

주님의 증언자로서의 관계를 발견한 요한입니다.


이제 주님과의 관계를 통해

주님은 요한의 삶의 의미이자 존재이유가 되었습니다.

 


주님과의 관계의 심화와, 성장과 성숙이 중요합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는 그대로 그리스도와의 관계입니다.


역시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발견한 사도 요한의 감격에 벅찬 고백입니다.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우리는 그분의 자녀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하느님의 자녀, 바로 이게 우리의 고귀한 신원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날로 하느님과 깊어가는 관계인지 반성케 합니다.


하여 미사 시 주님의 기도 때도

‘하느님의 자녀 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

사제의 권고에 이어 아버지께 자녀의 기도를 바치는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분께 희망을 두는 사람은

  모두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자신도 순결하게 합니다.”

 


바로 주님과 깊어가는 관계를 통한 축복을 환히 보여줍니다.

진정 하느님께 희망을 둔 사람들은

주님과의 관계에 집중하며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자신을 순결하게 합니다.

 


“그분 안에는 죄가 없습니다.

  그분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아무도 죄를 짓지 않습니다.”

 


주님과의 깊어가는 관계 중에

주님 안에 정주의 머무름도 확고해 지면서 죄도 짓지 않게 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 중

당신 안에 머무르는 우리의 죄를 깨끗이 씻어 주시고

당신과의 관계도 깊게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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