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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분과의 머무르는 그 시간을/신앙의 해[5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04 조회수363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프랑스] 루르드 대성당 광장

세례자 요한은 자기 제자 두 사람을 예수님께 보낸다.
떠나는 그들에게 예수님을 어린양으로 소개하면서.
그렇게 순종하며 살라는 암시이리라.
예수님께서도 새 제자들에게 아무런 당부도 하지 않으신다.
그저 ‘와서 보아라.’라고만 하신다.
아버지께 순명하며 사는 당신의 모습을 보라면서.
 

‘예수님께서 돌아서시어 그들이 따라오는 것을 보시고, “무엇을 찾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라삐’는 번역하면 ‘스승님’이라는 말이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와서 보아라.” 하시니,
그들이 함께 가 예수님께서 묵으시는 곳을 보고 그날 그분과 함께 묵었다.
때는 오후 네 시쯤이었다.’(요한 1,38-39)
 

예수님은 요한의 제자들에게 ‘나를 따라오너라.’라고 하시지 않고 ‘와서 보아라.’만 하신다.
그러자 그들은 그분께서 묵으시는 곳을 보고 그날 함께 묵었다.
이렇게 예수님은 당신께서 어떻게 사시는지 와서 보라고 초대하셨다.
당신께서 사시는 모습을 보고 그들이 어떻게 살 것인지를 결정하라는 뜻일 게다.
그들은 초대에 응하여 그곳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몸으로 배우고 가슴으로 느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우리를 초대하신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요한 15,4)
그분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우리가 먼저 당신 안에 머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과 함께 지내야만 그분께서 누구이신지를 알 수 있단다.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제대로 알 때에
우리는 그분을 따를 수 있고 그분처럼 살아갈 수 있으리라.
이렇게 예수님 안에 머물지 않고서는 그분의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그분 안에 머무르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이 예수님을 닮는 것일 게다.

가끔 믿음의 사람이 아닌 이들에게 가톨릭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들을 때가 있다.
“역시 천주교 신자답군요.”라는 말을 들으면 신자인 것이 정말 자랑스럽지만
“천주교 신자도 역시 별반 다르지 않네요.”라는 말에는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믿는 이 인데도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은
그 안에 진심으로 예수님을 모시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바오로 사도는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2코린 5,17)라고 말한다.
우리는 과연 예수님 안에 늘 머물러
스스로 새로워지는 사람으로 이웃에게 축복을 주고 기쁨이 되고 있을까? 
 

영성체 예식 때에 사제는 빵을 쪼갠다.
이는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의 몸을 나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몸을 모시고는 잠시 마음속으로 그분과 일치를 이루는 시간을 가진다.
이는 우리가 신앙의 맛을 들이려면 예수님과 함께 머물러야 한다는 뜻일 게다.
예수님을 따르고자 제자들이 왔을 때도
그분께서는 무엇보다도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셨다.
이른바 맛 들이는 과정이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아무 죄가 없으시면서 우리의 죄를 모두 짊어지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써
우리의 생명을 구해 주신 착한 어린양이 되셨다.
좋은 일은 또 다른 좋은 일을 이웃으로 부르며 나쁜 일은 나쁜 게 또 그렇게 일어나리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사회를 더 밝아지도록 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아직 어둡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소금과 빛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탓도 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무엇을 찾느냐며
‘와서 보아라.’라고 초대하시면서 그들과 함께 머무르신다.
그리고 당신에 대해서 그 무언가를 알게 하신다.
이론적으로 아무리 알려 해도 깨우쳐지지 않는 그 무언가가 되살아난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과연 어떨까?
예수님에 대해 제대로 알고는 있을까?
우리를 알고 모든 이에게 그분을 두고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라고 고백할 만큼
그분 안에 깊이 머문 체험을 한 적이 있을까?
예수님과의 진정한 만남을 바란다면
일상 안에서 그분과의 이런 머무르는 시간을 많이많이 가져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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