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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좋은 선물 - 주님의 현존, 2013.1.4 주님 공현 전 금요일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04 조회수469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3.1.4 주님 공현 전 금요일 1요한3,7-10 요한1,35-42

 

 

 

 

 



참 좋은 선물

 

-주님의 현존-

 

 

 

 

 


오늘은 ‘참 좋은 선물’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참 힘든 게 선물하는 것입니다.

특히 모든 것을 버리고 수도원에 들어온 수도자들에겐 더욱 그러합니다.

 


십중팔구 받은 선물들은 짐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점차 늘어나는 짐이 된 선물들입니다.

꼭 입는 옷, 꼭 신어야 할 신, 꼭 읽어야 할 책을 꼽는다면

나머지는 거의 짐일 것입니다.


살아갈수록 먼지처럼 싸이는 짐들입니다.

 

작년 송년회를 앞두고 수사님들 선물에 무엇이 좋겠는 지

재무 수사님이 물었을 때 저는 지체 없이 대답했습니다.

 


“먹는 것이 제일입니다.

  먹으면 없어지기에 짐이 되지 않습니다.”

 


제 말에 공감한 수사님은 초콜릿을 사다가 한 곽씩 선물하니

모두들 아이들 같이 환호했습니다.

 


짐이 되지 않는 참 좋은 선물은 무엇일까요?


사랑입니다.

사랑이 담긴 따뜻한 미소,

따뜻한 눈빛,

따뜻한 말씨,

따뜻이 잡아주는 손을 통해 전달되는 체온이

‘사랑의 현존’을 느끼게 하는 참 좋은 선물입니다.

 


얼마 전 방문한 자매님이 빈손으로 왔다고 미안해하기에

즉시 제 진심을 토로했습니다.

 


“자매님 현존 자체가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입니다.

  자매님 자체만으로 충분합니다.”

 


사실이 마음이 통하는 좋은 사람은 빈손으로 와도 반갑습니다.

그분 사랑의 현존자체가 참 좋은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읽은 사막의 수도승, 성 안토니오에 대한 일화도

향기로운 여운으로 남아 있습니다.

 

 

 


- 세 제자들이 매년 복된 안토니오를 방문하는 관례가 있었다.

  첫째, 둘째 제자들은 자신의 생각과 영혼의 상태에 대해 말했으나,

  셋째 번 제자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절대적 침묵을 지켰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마침내 안토니오는 그에게 물었다.

 

  “너는 오랜 동안 여기 왔었는데 한마디로 하지 않았다.

  무슨 연고인가?”

 

  그러자 그 제자는 즉시 대답했다.

 

  “사부님, 저에게 오직 한가지만으로 충분합니다.

  바로 사부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

 

 

 


참 아름다운 일화입니다.

이심전심의 제자요 서로에게 참 좋은 선물의 존재들입니다.

특히 제자에게 안토니오의 현존 자체는 참 좋은 선물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성 안토니오의 현존 자체가 답이니 새삼 말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지요.


성 안토니오를 통해 전달되었던 분은 사랑의 현존 주님이셨음을 깨닫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 예수님을 발견한 요한의 환호입니다.

사실 하느님이 인류에게 주신 선물 중에서

예수님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입니다.

 


요한의 두 제자들 역시 주님을 따라 갑니다.

요한이 두 제자를 주님께 인도했던 것처럼,

이웃을 참 좋은 선물인 주님께 인도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진정 이웃을, 자녀들을 사랑한다면

참 좋은 선물인 주님께로 인도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무엇을 찾느냐?”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물음입니다.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마치 사막의 스승을 찾았던 구도자들의 물음처럼 참 단순합니다.


삶이 간절하고 절실하면 물음도 답도 짧고 단순합니다.

 


“와서 보아라.”

 


와서 묵으면서 당신 사랑의 현존을 체험하라는 주님의 초대입니다.


참 좋은 선물인 주님을 만남으로 주님의 제자가 된 이들입니다.

 

예수님을 따라갔던 안드레아는 다시 형 시몬을 주님께 인도합니다.

바로 이게 진정한 형제사랑입니다.


참 좋은 선물인 주님을 만난 요한과 그의 두 제자들,

시몬은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참 순수한 형제애의 사람들임에 분명합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들은 아무도 죄를 짓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씨가 그 사람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하느님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에 죄를 지을 수 없습니다.”

 


참 좋은 선물인 주님 안에 머물 때 무죄한 삶임을 깨닫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하느님에게서 새로이 태어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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