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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직 그분 안에서만 큰 기쁨을/신앙의 해[5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05 조회수331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프랑스] 샤모니 몽블랑 메르드글라스 빙하

하늘의 별빛이 구세주의 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그 별이 온 누리를 비추었음에도 모든 이에게 구원의 표징으로 다가온 것은 아니었다.
못된 헤로데에게는 두려움으로 동방 박사들에게는 하늘의 지혜를 얻고자하는 기다림으로.
 

삶에는 대체적으로 이렇게 두 가지 모습이 나타난다.
헤로데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상의 권력을 좇아 권좌에 오른 이다.
그런 그는 타고난 정치적 감각으로
메시아의 탄생이 자신에게 위협이 될 것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그래서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을 모아 놓고,
또 한 번의 술수와 잔꾀로 예수님을 찾으려 애쓴다.

한편 박사들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진리를 찾아 길을 나섰다.
그들은 진리에 대한 갈망으로 구세주의 탄생을 깨닫는다.
자신의 모든 것을 예수님 앞에 내려놓으려고 그분을 찾는다.
그래서 그들은 믿음 하나만으로 별만을 따라 밤이면 밤마다 걸었다.
그 어둠의 밤을 별이 인도해 주는 방향을 따라서.

왕과 박사들은 똑같이 예수님을 찾지만 목적은 서로 달랐다.
헤로데는 자신의 기득권과 권력을 유지하려고 예수님을 찾지만
동방 박사들은 그분께 드리려고 하였다.
같은 예수님을 두고 한 쪽엔 원수, 또 다른 쪽엔 진리의 불빛이 된다.
동방의 박사는 기쁘고 행복해하지만 이와 반대로 헤로데는 늘 불안과 초조이다.
 

우리의 삶은 어떤가?
기쁘고 행복한가?
아니면 늘 두렵고 불안한가?
우리 삶의 목적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물어보면 될 게다.

철학자 칸트는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게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라는 쉽게 풀리지 않는 삶의 의문에 매달렸단다.
그렇다.
우리도 이런 물음들을 마음에 품고 한평생을 산다.
우리의 삶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것임에랴.

먼 그 옛날 동방의 그 박사들은 이런 의문점들을 안고 길을 나섰다.
길을 떠난다는 것은 모진 고생과 위험을 받아들이고 이겨 내겠다는 뜻이리라.
길을 찾아 떠나는 박사의 그 모습은 진리를 찾아 끊임없이 애쓰는 사람의 모습이다.
또한 길을 떠난다는 것은 어느 하나의 포기를 뜻한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고향과 가진 모든 것을 포기했듯이
길 나섬은 편안함과 개인의 욕심을 버리는 자기 비움일 게다.

‘그들은 임금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났다.
그러자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마태 2,9-12)
 

이렇게 동방의 박사들은 아기 예수님을 만나러 아마도 먼 곳에서 왔을 게다.
그곳이 어디인지는 모른다.
다만 그들은 별의 인도로만 왔을 뿐이다.
이것은 분명히 주님께서 개입하신 사건이다.
그분은 시도 때도 없이 다 개입하신다.
그분 떠난 우리는 없다.
따라서 우리도 동방 박사들처럼 물러나지 말고
그분 이끄심을 따라야만 아기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행복해지기를 바라신다.
어떤 상황에 있든 매사에 기쁨으로 살기를 원하신다.
아기 예수의 탄생이 이스라엘 백성만이 아니라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한 것임은 구약에서 이미 예고되었던 바다.
동방 박사의 방문은 이를 상징적으로 잘 드러낸다.
그들이 이런 귀한 선물을 들고 험한 광야를 가로질러 베들레헴까지 올 수 있었던 데에는
구세주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예전에 견주어 물질적으로 쾌나 풍요로운 생활을 누린다.
그렇지만 진리를 추구하려는 열정과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마음은
상대적으로 약해진 것 같다.

신앙의 해에 새해가 시작된 지 며칠이 되지 않았다.
한 해 동안 우리의 발걸음은 과연 어느 곳을 향해 나아갈지 살펴볼 일이다.
동방의 박사들처럼 우리의 발걸음을 주님께 돌리자.
그러면 그분께서 삶의 온갖 의문점에 대한 답을 주실 것이다.
 

우리 역시 광야와 같은 메마른 일상생활의 여정 속에서도 이 성전에 모였다.
우리는 지금 어떤 희망을 지니고 그분께 경배를 드릴까?
어떤 선물을 준비했을까?
하늘의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던 동방 박사들처럼
우리 역시 진심으로 기뻐하며 그분 안에 머물기를 간청하자.
오직 그분 안에서만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밤중에만 발길을 옮긴 그 동방의 박사들은 우리에게 위대한 선물로 남겼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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