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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사목연구소 ---개인주의적 신앙 1
작성자박승일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06 조회수379 추천수2 반대(0) 신고
가톨릭신문-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공동기획 -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6) 개인주의적인 신앙 1
‘우리’ 사라지고 ‘개인’이 하느님 앞서는 현상 대두
개인주의화로 인해 미사·성사 참여 줄고 냉담 비율 증가
기복적 신앙과 개인주의 성향 결합 … 자기숭배 우려도
발행일 : 2012-12-09 [제2823호, 8면]

한국교회는 신앙의 해와 더불어 ‘새로운 복음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신앙의 해를 맞아 새로운 복음화가 요청되는 분야들 중에서도 문화부문의 세속주의는 시급한 문제이다. 그만큼 세속주의는 ‘새로운 복음화’ 및 신앙의 해에 ‘신앙의 재발견’을 거스르는 가장 큰 위험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세속주의의 결과로 왜곡된 개인주의적인 영성이 교회 안에서도 깊게 파고들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 개최와 관련한 한 인터뷰에서 ‘소극적이고 개인적인 신앙생활’을 교회 안에서 볼 수 있는 신앙의 장애로 지적한 바 있다. ‘세속화’ 문제와 함께 거론되는 ‘개인주의적인 신앙’ 은 어떤 것이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것들은 어떤 점들일까. 이의 극복을 위한 교회의 노력은 어떻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인가. 총 2회에 걸쳐 이 문제를 다뤄 보고자 한다.



■ 이기주의화·기복화의 현상들

지난해 6월 27일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주최로 열렸던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의제개요’ 답변서 마련을 위한 워크숍에서 강철현 신부(마산교구 성소국장)는 “‘세속화의 심화’를 ‘오늘날 하느님 문제를 제기하는데 가장 큰 장애와 어려움’으로 꼽으면서, 그 영향으로 인해 성스러운 영역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고, 자신의 이익과 만족을 극대화하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팽배하여 자신의 이익과 만족을 추구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절대적이고 성스러운 영역이라 할지라도 멀리하거나 거부하려는 움직임이 커진다”고 했다.

한국교회 역시 ‘세계화’ 영향 속에서 개인주의화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례로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학자들은 ‘개인주의화’가 “미래사회의 인간을 읽는 핵심적인 열쇠의 하나로 대두될 만큼 근대화 과정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꼽고 있다. 특히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고 장차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개인주의화의 근본 특징은 “각 개인이 자신의 삶을 자율적으로 규정하고 고유하게 구성해 가는데 있다”고 학자들은 밝힌다. 그만큼 그 과정 속에서는 전통적 삶의 형태와 사회적 관계, 전통적인 사회 규범들이 약화되거나 무력화되고 개인의 욕구와 자율성이 삶의 방식과 태도, 사회적 관계까지 선택하고 규정한다는 것이다.

김정용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지난 2007년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 주최 세미나를 통해 “종교의 영역에서 개인주의화 역시 이 같은 개인주의화 영향을 깊게 받는다고 볼 수 있는데, 서구의 종교적 개인주의화는 ‘종교적 주체화’라 할 수 있는 종교적 실천 영역에서의 자율성, 자유의 확대 부분과 하느님과의 관계, 구원 신앙을 개인의 사사로운 일로 환원시키고 신앙의 사회적 차원을 배제하는 ‘종교의 사사화’(私事化)로 나눠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 신앙의 개인적 차원은 자기 수양과 수련, 성화를 지향하는 올바른 의미를 지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에 지적되는 신앙의 개인주의화는 ‘우리’보다는 ‘나’가 삶의 중심에 있으면서, 종교도 하느님 중심이 아니라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사고로 팽배한 현상을 야기한다. 이러한 개인주의적 신앙관은 이기주의적 신앙과 함께 신앙의 기복화를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교회의 상황은 어떠할까. 김 신부는 이와 관련 “서구의 종교적 개인주의화 근거를 한국교회 안에 잣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으나 주일미사 참례율 및 판공성사 참여율의 지속적인 하락세, 냉담교우 비율의 지속적인 증가 등 현상은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개인주의화 현상이 오래전부터 파고들기 시작했다는 증거로 읽을 수 있다”고 밝힌다.

김정우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대신학원장)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우리’라는 단어보다는 ‘나’라는 단어가 삶의 중심에 있으면서 종교나 신앙의 영역에서 말하는 ‘우리’는 사라지고, 이러한 것으로부터 독립된 생활관을 갖게 되면서 종교도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사고가 팽배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정용 신부가 지적한대로 ‘한국교회의 냉담교우와 이탈 신자의 증가’는 그러한 개인주의적 신앙관이 드러나는 한 표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주의적인 신앙관은 이기주의적인 신앙과 함께 신앙의 기복화를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가 1998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기도’에 대한 지향 부분에서 “자신의 복을 위해서”라는 답이 44.8%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그 다음이 ‘가정’(39.6%), ‘이웃’(5.2)을 위한 순서 였다. ‘나’와 ‘나의 가정’을 위한 지향이 기도의 대부분이라는 결론이다. ‘나만을 생각하고 나만의 현실적 복을 비는 이기적인 기복신앙’를 드러내는 방증으로 풀이될 수 있는 사례다.

김정우 신부는 “전통적으로 기복적인 신앙을 지니고 있던 한국의 민간신앙과 개인주의적 성향이 부각돼 결합됨으로써 더욱 더 자기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 신앙으로 변화되고, 심지어는 자기숭배에 빠지는 우상숭배에 도달하는 심각한 현상이 드러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톨릭신문사 창간 80주년기념 신자 의식 조사보고서 「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 내용에서, 특히 ‘영성생활과 신앙공동체 생활 조사’ 부분을 맡았던 박문수(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부원장) 박사는 “천주교 신자들이 본당·개인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결론을 냈다. 예를 들어 ‘본당 신자와의 공동체 의식 정도’ 조사에서는 1987년, 1998년, 2006년 세 차례 조사결과를 볼 때, 73%-63.3%-38.6% 순서로 10년마다 점차 약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여기서 박문수 박사는 추세 조사 관점에 대해 “전반적으로 한국교회에는 통계상 신자 숫자는 늘어나고 있음에도 ‘소속감’은 약화되고 ‘종교성’, ‘신앙의 투신도’는 모두 낮아지고 있는 현상”을 지적했다.

하느님 백성인 교회, 사귐의 신비인 교회, 사랑의 공동체인 교회 본질 회복이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가톨릭신문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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