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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9일 *주님 공현 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09 조회수726 추천수17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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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 *주님 공현 후 수요일 - 마르코 6,45-52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았다.”

 

<배가 흔들리면 흔들릴수록>

 

 

    이스라엘은 좁은 국토면적을 가진 소국이지만 아주 다양한 지형과 기후를 가진 나라입니다. 이스라엘은 서쪽의 지중해라는 큰 바다와 동쪽의 거대한 사막 사이에 끼어있는데 그래서 ‘사이의 땅’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아열대성 기후와 지중해성 기후가 교차하는 독특한 기후 조건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도 고산지대가 있는가 하면 바다 수면보다 수백 미터나 낮은 지역들이 있어 지역적으로 다양한 기후를 갖고 있지요. 고산지대인 예루살렘은 엄청 춥지만 저지대인 사해 부근은 혹독한 더위를 견뎌내야 합니다. 메마른 유다 광야에는 풀 한포기 찾기 힘들지만 해안가나 갈릴래아 호숫가는 항상 푸르고 온난합니다.

 

    갈릴래아 호수 역시 이런 독특한 지리와 기후의 영향을 받아 자주 특별한 모습을 보입니다. 평소 잔잔하다가도 갑자기 깜짝 놀랄 정도의 풍랑이 일기 시작합니다. 멀리 헤르몬 산으로부터 내려오는 찬바람과 아라비아 사막으로부터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이 갈릴래아 호수 상공에서 부딪치기라도 하면 심한 기류의 이동이 발생해 마치 바다처럼 높은 파도가 일렁거립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갈릴래아 호수라고 하지 않고 바다라고까지 칭할 정도였습니다.

 

    군중을 해산 시킨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벳사이다로 먼저 보내십니다. 그리고 자신은 기도하러 산으로 올라가십니다. 육로로 가기는 너무나 먼 길이었기에 제자들은 갈릴래아 호수를 가로지르는 배에 승선합니다.

 

    하필 제자들이 배에 오르자마자 악천후가 시작되고 맙니다. 마르코 복음사가의 기록에 따르면 제자들의 고초는 이루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배에 태워 보낸 시간은 오후 4~5시였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새벽녘까지 호수 한 가운데서 헤매고 있었으니 적어도 10시간 가까이 탈진할 정도로 노를 저었던 것입니다.

 

    제자들이 얼마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탈진했으면 새벽녘에 물 위를 걸어 자신들 가까이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향해 “유령이다!”라며 소리까지 질러댔습니다.

 

    이는 바로 예수님과 제자 공동체의 단절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아직까지 스승 예수님에 대한 정확한 정체 파악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그분이 바로 메시아라는 확신에 도달하지 못함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아직까지 스승을 향한 제자들의 믿음이 확고하지 못함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우리 각자 역시 갖은 역풍과 맞서면서 인생이란 갈릴래아 호수를 건너가고 있습니다. 때로 그 역풍이 너무나 커서 삶 전체가 흔들리기도 합니다. 때로 지레 겁을 먹기도 합니다. 파선될 것 같은 기분에 다 포기하고 바다 속으로 뛰어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이 내 인생의 조각배 위로 올라오시면 아무리 큰 풍랑이라도 순식간에 잔잔해질 것이기에 무조건 참고 견디는 일이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는 신앙의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 어느 교회든 가면 발견할 수 있는 신앙의 해 로고가 기억나실 것입니다. 로고는 아래쪽과 위쪽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아래쪽은 교회를 상징하는 배의 모양입니다. 그리고 배 위의 둥근 원은 성체를 상징하며 성체 안에는 IHS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인류의 구세주 예수(Iesus Hominum Salvator)라는 뜻입니다.

 

    올 한해 교회란 배가 흔들리면 흔들릴수록 성체성사 안에 계시는 인류의 구원자 예수님을 우리 배 중심에 모셔야 합니다. 내 인생의 배 위로 큰 파도가 넘어올 때 마다 주님께서 빨리 내 배위로 건어오시도록 간절히 청해야 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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