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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10일 *주님 공현 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0 조회수758 추천수14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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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일 *주님 공현 후 목요일 - 루카 4,14-22ㄱ


 

“오늘 이 성경 말씀이 이루어졌다.”

 

<해방의 주님>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메시아로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가장 두드러진 모습 가운데 하나는 ‘해방자’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겪었던 끔찍했던 바빌로니아 노예생활과 그 생활로부터의 해방은 예수님의 도래로 인한 위대한 영적 해방(죄와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에 비교하면 새발의 피일뿐입니다.

 

    해방과 자유는 그리스도교 메시지의 가장 핵심적인 진리이며 본질적인 요소입니다. 참된 해방은 일시적, 육체적, 물리적 해방보다는 영적인 해방이요 내적인 해방, 영속적인 해방입니다.

 

    인류 역사상 역사상 몇몇 위대한 지도자들이 일시적, 육체적, 물리적 해방을 실현시켰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지도자도 영적이요 내적이요 영속적인 해방을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그 오랜 염원이었던 진정한 의미의 해방을 가져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도래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꼼짝달싹 못하게 옭아매던 율법으로부터의 해방되었습니다. 예수님 덕분에 사람들은 그 지긋지긋한 율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한없이 부드럽고 관대한 하느님 사랑에 의해 용서받고 구원받게 되었습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예수님께서는 영적으로 눈이 멀었던 사람들에게 진리의 빛을 나누어주셨으며, 그로인해 각 사람은 이성의 빛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인간 안에 밝혀진 ‘이성의 빛(Lumen rationis)’은 예수님에 의해 밝혀질 ‘계시의 빛(Lumen revelationis)’으로 변형되고, 드디어 아무리 어두운 세월이 와도 꺼지지 않을 ‘영광의 빛(Lumen gloriae)’으로 바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빛들은 모두 ‘그리스도의 빛(Lumen Christ)’으로부터 발산되는 빛들입니다.

 

    예수님께서 해방과 자유의 메시지를 전달해주시는 과정에서 정말이지 놀랍고 재미있고 은혜로운 사실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온몸 가득 안고 달려오신 구원의 메시지가 최초로 전달되는 곳,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그로 인해 즉각적이고 실제적으로 구원의 은총을 입는 대상은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 주민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고기는 큰물에 가서 놀아야 된다고, 예수님께서 가장 먼저 가셔야 할 곳은 유다의 수도 예루살렘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이야말로 하느님 백성의 도읍이기 때문입니다. 그곳에 하느님의 대성전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예루살렘으로 모여들며 그곳에 하느님 율법의 학교가 설립되어 있고 위대한 예언자들의 전통이 생생하게 살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오랜 광야 생활을 마치고 성령의 힘으로 충만하여 최초로 방문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가난하고 소외된 땅 갈릴래아 지방이었습니다.

 

    먼저 갈릴래아로 향한 이유는 이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육의 나라요 세상의 나라요 인간의 나라가 아니라 영의 나라요 하느님의 나라며 은총의 나라입니다.

 

    예루살렘의 권세있는 자들, 부유한 자들, 높은 자들, 그래서 잔뜩 거드름을 피우고 기고만장하는 사람들은 이런 하느님 은총의 나라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만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스스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따로 메시아를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갈릴래아 사람들 좀 보십시오. 그들은 스스로의 한계나 부족함을 철저하게 느끼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현실이 너무나 고통스러웠기에, 나 자신의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철저하게도 깨달았기에, 나의 약함을 솔직히 인정할 수 있었기에...

 

    메시아 예수님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갈릴래아로 향했습니다.

 

    오늘 다시 한 번 결핍투성이인 내 삶의 현장에 주님 구원의 기쁜 소식이 울려 퍼지길 바랍니다. 예수님의 자비와 사랑이 나를 사로잡고 있는 모든 죄와 죽음과 어둠의 결박을 몸소 풀어주시기를 원합니다. 내 눈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주님의 구원을 보게 되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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