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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관상과 활동 -기도하고 일하라- 2013.1.11 주님 공현 후 금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1 조회수418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3.1.11 주님 공현 후 금요일 1요한5,5-13 루카5,12-16

 

 

 

 

 



관상과 활동

 

-기도하고 일하라-

 

 

 

 

 


오늘 복음을 묵상 하던 중 마음에 와 닿은 마지막 구절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외딴 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셨다.’

 

여기서 즉시 연상된 것은 ‘관상과 활동’이란 주제에

‘기도하고 일하라.’는 우리 분도수도가훈이었습니다.


일하려 하면 끝이 없습니다.

과도한 활동이 하느님을, 자기를 잊게 하고 영육을 피폐하게 만듭니다.

 


예수님의 소문이 점점 더 퍼져

많은 군중이 말씀도 듣고 병도 고치려 모여오자

예수님은 단호히 일을 멈추고 외딴 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십니다.

 


여러분의 일상에서 외딴 곳은 어디입니까?

주님과의 친교를 깊이 할 수 있는 외딴 곳은 과연 있습니까?


외딴 곳이 상징하는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삶의 중심입니다.

 


이 삶의 중심을, 오아시스를 잃어 허무와 무의미의 삶, 혼란하고 복잡한 삶,

두려움과 불안의 뿌리 없는 삶입니다.


때로 외딴 곳으로 물러나

고독과 침묵 중에 주님 안에 머물러

세상과, 이웃과, 나와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서

참 나를 찾는 것이 필수입니다.

 

사실 세상에, 이웃에, 거짓 나에 휘말려


‘참 나’를 잊고 되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참 많을 것입니다.

 


관상과 활동은 하나입니다.

관상 없는 활동은 공허하고 활동 없는 관상은 맹목입니다.

 


지난 해 독일 오틸리안 분도 연합회 총회에서

요셉수도원의 지나친 관상적 분위기가 연합회의 선교사명과 갈등은 없겠는가

물었을 때 저의 답변이 생각납니다.

 


“I think that contemplation and mission is one(나는 관상과 선교는 하나라고 생각한다).”

 


짧은 답변에 이어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고

이 한마디로 지지부진했던 논의도 말끔히 정리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관상과 선교는, 관상과 활동은 하나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 그 모범입니다.


외적으로는 선교사, 내적으로는 관상가이셨습니다.

 

외딴 곳에서 아버지와의 깊은 일치의 관상에서

저절로 흘러나온 활동들이었습니다.


외딴 곳에서의 주님과 깊은 일치의 관상이

우리를 치유하고 정화하며 성화합니다.

매일 아침마다 외딴 곳, 성전에서의 미사 은총이기도 합니다.

 


영원한 생명이신 아드님을 모심으로

우리의 영육이 주님의 생명으로 충전되는 시간입니다.

예수님의 관상의 열매는 나병환자의 치유로 환히 드러납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시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대로 외딴 곳, 성전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근원적 상처와 아픔을 치유해 주실 수 있는 분은 주님뿐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와 깊은 일치의 관상에서 흘러나온 사랑으로

나병환자를 치유했듯이,

그리스도를 통한 아버지의 사랑이 역시 우리를 치유합니다.

 


예수님의 치유과정이 인상적입니다.

나병환자에게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말씀하시자 곧 나병이 나았다 합니다.

 

스킨십의 따뜻한 터치(touch)와 더불어

말씀의 능력으로 치유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자비하신 주님은 말씀만이 아닌 따뜻한 피부의 접촉으로

영혼과 육신의 전인적 치유를 이뤄주십니다.

 


새삼 우리 분도 수도원의 일과표 시스템이 고맙습니다.

관상과 활동, 기도와 일이 균형을 이룬,

그대로 치유의 시스템, 회개의 시스템, 하늘나라의 시스템이라

명명할 만합니다.

 


이 일과표의 시스템에 충실할 때 끊임없는 회개와 더불어

치유가 발생하고 지금 여기서 하늘나라를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은 이 시스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치유, 평화를 선사하시어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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