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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자는 어떤 죄를 지었기에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는가?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2 조회수343 추천수4 반대(0) 신고

+샬롬(그리스도의 평화)

 

 

부자는 어떤 죄를 지었기에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는가?

 

루카복음 16장 18절에서 31절을 통해 들려 주시는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를 묵상해 보려고 합니다. 

 

성경은 부자의 구체적인 삶의 모습 중에서 아주 단편적인 부분만을

소개합니다. 그러면서 그가 죽은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려 줍니다.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이렇게 살았다고 그가 간 곳은 이런 곳입니다.

"부자도 죽어 묻혔다.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을 받으며 눈을 드니 ...

제가 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성경은 부자가 기도를 하지 않았다고도 하지 않습니다.

또한 그가 이웃을 해코지 했다고 전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고만 합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일명 지옥으로 갈 만큼 대죄를 지은 것일까요?

성경이 전하는 그의 죄목은 이렇습니다.

"얘야,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음을 기억하여라."(루카 16,25)

 

부자와 라자로는 둘 다 뭔가를 받았는데 부자는 누구에게서 받았고

라자로는 누구에게서 받았다는 말씀일까를 묵상하고자 합니다.

 

부자가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을 받은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았다는 말씀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자는 라자로에게 나쁜 것을

주었다는 말씀으로 묵상해봅니다. 좋은 것을 주시는 주님께서

라자로에게 나쁜 것을 주실리가 없기에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부자가 라자로에게 주었다는 나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성경은 부자가 라자로에게 무엇을 주었다고 전하고 있지 않습니다.

곧 아무것도 준 것이 없다는 이야기인데 성경은 부자가 라자로에게

나쁜 것을 주었다고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그 나쁜 것은 무엇일까요?

 

종기투성이의 라자로가 부자에게 그토록 원했던 것은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은 무엇일까요?

유다인들은 식사를 할 때에 손에 묻은 기름기를 빵으로 닦았다고 합니다.

그때에 빵 부스러기가 땅에 떨어지는데 그것을 개들이 와서 먹었다고 합니다.

 

마태오 복음서에는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가나안 여인이 자신의 딸에게

마귀가 들렸다고 예수님께 고쳐 달라고 했을 때에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말하였다."(마태 15,26-27 참조)

 

바로 이것입니다. 부자의 식탁에서 빵부스러기가 떨어졌다면,

개들이 라자로에게 와서 그의 종기를 핥았겠는지요?

부자의 식탁에서는 어떤 부스러기도 떨어지지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메세지입니다.

유다인들이 식사를 하면서 떨어뜨리는 부스러기는 그들이 먹지 못하고

버리는 거의 쓰레기 수준일 것입니다. 그런데 부자는 유다인이라면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빵으로 기름기를 닦지 않고 어쩌면 물로 닦았을지도 모릅니다.

손을 닦고 떨어지는 빵이 아까워서 그랬을 지도 모릅니다.

이 마음이 부자가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어야 했던 이유는 아닐까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부자에게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주셨는데

부자는 유다인들이라면 자연스레 하는 행동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식탁에서 먹을 것이 떨어져 개들이 자연스럽게 배를

채우는 것을 유다인인 부자가 모를리가 없었을텐데 그것을 하지

않을만큼 인색했던 그가 라자로에게 관심을 두었겠는지요?

 

관심을 두지 않은 상태를 아마 나쁜 것을 주었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좋은 것을 주라고 좋은 것을 주셨는데 좋은 것을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주지 않은 상태를 나쁜 것을 주었다고 하시는

것은 아닐까하고 묵상해 보았습니다.

 

이 말씀을 보증해 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마태오복음 25장의

최후의 심판일 것입니다.

 

"그때에 임금은 왼쪽에 있는 자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 부하들을 위하여

준비된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이지 않았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병들었을 때와 감옥에 있을 때에 돌보아 주지 않았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영원한 벌을 받는 곳으로 가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곳으로 갈 것이다."(마태 25, 31 이하 참조)

 

우리가 나누지 못하는 이유 중에서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성경은 확실하게 말해 줍니다.

 

우리는 주님의 충실한 청지기라고 ...

아니 우리는 주님의 종이라고 ...

 

그러므로 부자가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어야 했던 원인은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소유한 것이 누구의 것인지를 바로 알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은 아닐까요?

착각은 자유가 아니라 바로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인가 봅니다.



이상으로 묵상을 정리하면 부자의 관심은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만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곧 그 홀로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사는 데에만 오직 관심이 꼿혀

있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것이 부자의 죄목은 아닐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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