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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2 조회수615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1월 12일 주님 공현 후 토요일



The one who has the bride is the bridegroom;
the best man, who stands and listens for him,
rejoices greatly at the bridegroom’s voice.
So this joy of mine has been made complete.
He must increase;
I must decrease.
(Jn,3,29-30)


제1독서 1요한 5,14-21
복음 요한 3,22-30

어떤 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느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아주 까탈스러운 손님이 있더라는 것입니다. 국이 식었으니 따뜻한 것으로 바꿔 달라고 말하고 또 자주 반찬을 더 달라는 말도 끊이지 않더랍니다. 그런데 식사를 다 한 뒤에는 주인을 불러서 음식에 대한 불평까지 하더라는 것이었지요. 옆에서 듣고 있던 자신도 민망할 정도로 심한 계속된 불평에 주인 역시 화가 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주인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더라는 것입니다.

“아~ 그래요? 그렇군요!”

다툼의 상황 그러나 주인의 “아~ 그래요? 그렇군요!”라는 말에 싸움의 분위기가 확 바뀌어서 오히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 식당 주인이 이렇게 말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손님의 불평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즉,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다툼에 대해 떠올려 봅니다.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라는 생각이 다툼의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지만, 부부 관계에서도 그렇다고 하더군요. 아주 큰 문제를 가지고서 싸우는 것이 아니랍니다. 그보다는 양말을 뒤집어 벗어 놓아서, 치약을 뒤에서부터 차곡차곡 밀지 않아서, 애가 울고 있는데 가만히 있었다는 이유 등등의 어쩌면 사소할 수도 있는 문제가 큰 싸움으로 변하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바라보면서 이해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아~ 그래요? 그렇군요!”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갈등의 70%는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러한 좋은 관계 안에서 행복 역시 간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스승이신 요한에게 말합니다.

“스승님, 요르단 강 건너편에서 스승님과 함께 계시던 분, 스승님께서 증언하신 분, 바로 그분이 세례를 주시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분께 가고 있습니다.”

제자들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큰 불만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보다도 먼저 하느님을 증언했던 분이 요한이었고, 또한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분 역시 세례자 요한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 사랑과 존경이 모두 예수님으로 떠나가는 것 같으니 우리도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미로 말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속 좁은 제자들의 말에 요한은 관대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지요.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세상의 입장 그리고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했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했기에 위와 같은 말씀을 하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관대함과 겸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 세상의 관점이 아닌 하느님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넓은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 넓은 마음을 통해 우리들이 그토록 원하는 행복이 들어오니까요.

 

내가 신이라면 청춘을 인생의 맨 마지막에 놓겠다(톨스토이).



동창신부 사무실에서 본 구유. 이제 성탄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사전방지가 중요합니다.

어떤 식당의 사장님이 직원을 모아서 말을 합니다.

“손님이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직원들은 여러 가지 답변을 했습니다. 손님이 쓰레기를 버리는지 잘 봐야 한다, 또 손님에게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도록 말을 한다 등등의 답변이 나왔지요. 그런데 이 사장님은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손님이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하려면 청소를 하면 됩니다.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는 건 버려도 되는 환경을 우리가 만들었기 때문이니까요.”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하긴 청소는 더러워졌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요. 그보다는 더러워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청소라고 합니다. 더럽힐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면 버리는 것을 주저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요? 항상 깨끗한 마음을 만들어 놓을 때, 죄처럼 지저분한 것들이 들어올 수 없는 것입니다.

일이 벌어진 후에 대책을 세우는 것, 그것은 하수의 모습입니다. 고수는 몇 수 앞을 내다보지요.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지저분하고 더러운 죄가 내 마음에 침입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항상 깨끗한 마음을 만드는 진정한 고수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고수가 되어야지만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을 만나는 영광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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