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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 사람 때문에 못 살겠다." 에서 "저 사람 없이는 못 살겠다." 로!(효목성당 박영식 주임신부님의 주일 강론)
작성자김영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2 조회수458 추천수2 반대(0) 신고
 

“저 사람 때문에 못 살겠다.”에서 “저 사람 없이는 못 살겠다.”로!(주님 세례 축일)


루카복음 3,15-16.21-22



여관을 관리하는 노부부가 살신성인으로 35명 투숙객을 화마에서 살렸다. 2008년 1월 11일 오전 3시 35분쯤 대구시 북구 복현 1동 5층짜리 건물 어느 여관의 지하 노래방에서 불이 나 여관 관리인 아줌마와 노래방 손님 한 사람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아줌마의 남편은 연기에 질식해 중태에 빠졌고 여관 투숙객과 노래방 손님 18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날 불은 노래방과 여관 객실 일부를 태운 뒤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지하 노래방의 불로 위층에 있던 여관 쪽으로 연기가 올라오자 여관 관리인 부부는 2∼5층에 잠든 35명의 투숙객들을 일일이 깨운 것으로 드러났다. 한 투숙객은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나 옥상으로 피했다. 여관 복도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돌아다니며 투숙객을 깨우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투숙객을 깨우다 미처 피하지 못해 아줌마가 숨지고 남편은 4층 계단에서 연기에 질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리인 아줌마는 손님들을 그냥 두고 자기가 먼저 대피했더라면 죽지 않았을 것이다. 법적으로 잘못을 추궁당하지 않는다. 아줌마의 살신성인으로 35명이 살아났던 것이다.


죄가 없으신 예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죄인들이 받는 세례를 받으셨다. 예수님은 세례 때 성령을 받아 전 인류를 구원할 준비를 하셨다. 이어서 예수님이 기도하시는 동안 하늘이 열려 하느님의 아들로 계시되셨다(루카 3,21-22). 우리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믿고 따르면 하느님의 생명, 영생과 영복을 누릴 수 있다. 예수님이 받으신 세례의 뜻은 십자가에서 속죄죽음을 당하실 때 완성된다. 예수님처럼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또한 내 대신 죽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부유한 사람이다. 우리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우리 대신 돌아가신 예수님이 부활하여 영원히 살아계시며 우리를 사랑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본받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행복과 기쁨을 위해 그 대신 죄값을 치루고 그가 져야 하는 짐을 대신 져준다. 아무리 바빠도 마음이 아픈 나를 기다리며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내 기쁨을 위해 내보다 더 크게 웃어주는 사람, 나의 건강을 위해 내 술잔을 대신 마셔주는 사람, 내가 지고 가야하는 너무 무거운 짐을 대신 짊어주는 사람, 내가 받아야 하는 벌을 대신 당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이 험악하고 고독한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아무런 보상도 요구하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사람이 내 곁에 있기 때문에 인생은 신나게 살아볼만한 선물이다. 

어느 날 밤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온 남편이 아내에게 이런 모진 말을 했다. “내가 혹시 갑자기 죽게 되더라도 그 사람 조문은 절대로 받지 말라.” 남편이 직장생활을 힘들게 하면서도 한 번도 내색을 하지 않았는데 그날 밤에는 술기운을 못 이겨 실토하고 말았다. 처자식을 먹여 살리려고 직장생활에서 겪는 시련을 내색하지 않던 남편의 고뇌를 알고 난 뒤 눈물을 흘리지  않을 아내가 있을까? 이튿날 남편은 자기가 한 말이 너무 지나쳤다고 후회했단다. 이처럼 이웃의 수고와 고생 덕분에 우리가 잘 살고 있음을 인정하고 모든 이웃에게 고마워해야 하지 않겠는가?

날마다 남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것만큼 행복해진다는 법칙을 지키는 사람만이 모든 죄인을 위해 죄인이 받는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영생을 누릴 수 있다. 평소에 이기심과 자기중심주의를 이겨야 사랑할 기본 능력을 갖추고 이웃의 생명과 성공과 행복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칠 수 있다. 그러나 남이 자기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서로 성격이 극과 극으로 맞지 않아 같이 살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기의 성격은 맞고 이웃의 성격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고방식 자체가 틀렸다. 서로 성격이 다르다고 해야 옳은 판단이다. 성격이 그과 극으로 다른 부부나 친구들은 상대의 성격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든 성격에는 각기 좋은 점이 있다. 성격이 극과 극인 두 사람도 서로 차이와 장점을 인정하고 이해해주면 참된 사랑과 우정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교성이 많은 사람은 밝아서 좋다. 사교성이 적은 사람은 나서지 않아서 좋다. 소심한 사람은 섬세해서 좋다. 질투심이 많은 사람은 적극적이어서 좋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겸손해서 좋다. 이처럼 행복한 사이는 ‘싸우지 않는 사이’가 아니라 ‘갈등과 충돌 속에서 서로 차이와 장점을 찾아내 인정하려고 애쓰는 사이’다. ‘나와 성격이 극과 극으로 달라 같이 지내기 어려운 사람’이 ‘내가 가지지 못한 장점을 가진 사람’으로 다르게 보인다. 나아가서, “저 사람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하던 사람이 “저 사람 없이는 못 살겠다.”고 말하게 된다.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남에게 주어야 그것을 얻을 수 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아야 남도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는 법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성장한다는 뜻이다. 끊임없이 자기를 많이 내어줄 수 있을 만큼 성장한다는 뜻이다. 그 사람보다 더 많이 기다리고 더 많이 참고 더 먼저 달려가고 더 먼저 그리워하고 더 나중까지 외로움에 떨고 더 많이 희생할 신비스러운 힘을 준다. 사랑을 위해 더 많은 고통을 받는 사람이 사랑에 매혹당한 사람이다. 그러나 사랑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 그 매혹의 술에서 깨어 나버리고 만다.

사랑의 씨앗을 심는 사람은 슬픔과 고통과 죽음을 거름으로 사랑을 키워야 한다. 여기에 나의 행복이 달려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부활생명, 행복의 극치를 누리신 것처럼, 살신성인한 관리인도 영생과 영복을 누린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이와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 마음을 줄 이웃이 없는 사람, 자기만을 위해 사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고 비참하며 식물인간과 다를 바 없다.


“행복의 원칙은 첫째, 어떤 일을 할 것, 둘째,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셋째,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이다.”(칸트) 지금 행복한 사람만이 영복을 누린다.



           잘 읽히는 책


판매처: 바오로딸, 성바오로, 가톨릭출판사.

박영식, 말씀의 등불(가, 나, 다해) 가톨릭출판사

----, 마태오 복음 해설. 가톨릭출판사 2013년 1월 개정 초판

----, 공관복음을 어떻게 해설할까. 가톨릭출판사 2012년

----, 마르코 복음 해설. 가톨릭출판사 2012년 개정 초판 1쇄----, 오늘 읽는 요한 묵시록. 바오로딸 2012년 초판 2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모세오경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 출판사 2011년 3월 초판 3쇄

----, 구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전기 예언서(역사서)와

      후기 예언서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12. 초판 2쇄----,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1]. 마르코복음, 마태오복음,

       루카복음, 사도행전의 주된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12년

       초판 3쇄

----, 신약성경에서 캐내는 보물[2]. 요한복음과 바오로 사도

      서간과 요한 묵시록의 핵심 가르침. 가톨릭출판사 2012년

      초판 1쇄

----, 성경과 주요교리. 가톨릭신문사 2006년. 초판 2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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