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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13일 *주님 세례 축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3 조회수617 추천수9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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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 *주님 세례 축일 - 루카3,15-16.21-22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시는데, 하늘이 열렸다.”

 

<참된 겸손의 가장 구체적인 표현, 주님 세례>

 

 

    지금은 세례성사 예식이 많이 간소화되었습니다. 세례 성사의 가장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순간 세례 집전 사제는 세례 대상자의 이마에 세례수를 부으면서 이렇게 말하지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세례를 줍니다.”

 

    그러나 과거의 세례성사 예식은 좀 더 구체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좀 더 생생했고 더 실감났습니다.

 

    본 성전 외에 세례당이 따로 건축되었는가 하면, 성당 한쪽에 세례대가 따로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세례 성사 예식 전 세례 대상자는 대중탕처럼 생긴 세례대 저쪽에 서있습니다. 그리고 순서에 따라 세례 대상자는 입고 있는 세상의 옷을 벗고 계단을 걸어 내려가 세례대에 담긴 물에 온몸을 침수합니다. 그리고 반대쪽 계단을 통해 걸어 나옵니다.

 

    입교자는 세상의 옷을 벗음을 통해 지금까지 걸치고 왔던 낡은 인간, 죄로 물든 인간, 죽을 운명에 처한 인간을 세례대 저쪽 건너편에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바다를 통과하듯이 세례수를 통과해 이쪽 즉 약속의 땅, 생명과 구원의 땅으로 건너오게 됩니다. 이러한 건너옴의 예식을 통해 입교자는 새 인간, 영적 인간, 영원한 생명을 지닌 불멸의 인간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세례성사, 생각할수록 은혜롭고 감지덕지한 은총의 성사입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한번 태어난 걸로 삶을 마감합니다. 정작 중요하고 진정한 태어남인 세례 성사를 통한 새로남 없이 세상을 하직합니다.

 

    그러나 과분하게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례성사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태어남으로 초대받습니다. 그야말로 참 생명을 얻고 참 삶을 사는 것입니다. 따지고 보니 세례 받지 않는 인생은 완결되지 않은 인생입니다. 이래서 이웃 전교가 더욱 필요한 것입니다.

 

    주님 세례 축일을 경축하는 우리에게 큰 의문부호가 하나 다가옵니다. 세례성사는 죄가 많은 우리 인간들, 죽을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우리 인간들에게나 필요한 성사입니다. 그런데 무죄한 하느님의 어린 양이신 예수님,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 우리 죄인들과 함께 세례를 받으러 요르단 강으로 내려가십니다. 그리고 나약한 한 인간(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십니다.

 

    예수님 세례 사건은 참으로 이해하지 못할 특별한 사건입니다. 인간인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으로부터 세례를 받아야 할 일인데 완전 반대입니다. 예수님이 세례자 요한 앞에 무릎을 꿇고 세례를 받습니다.

 

    다시 한 번 우리는 예수님의 지극한 겸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구간 탄생으로 참된 겸손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주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세례 사건을 통해 또 다시 자신을 극도로 낮추십니다. 보다 완벽히 인간 세상 안으로 육화하시려는 하느님의 강한 의지 표현이 예수님 세례인 것입니다.

 

    일관되게 자신을 낮추시며 아버지 뜻에 순종하시는 예수님의 겸손한 모습에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크게 기뻐하십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은 모습을 택하신 지극히 겸손하신 예수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려야 할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그분께서 평생토록 일관되게 지니셨던 겸손의 덕을 우리도 청해야겠습니다.

 

    우리 역시 아랫사람 앞에 용기 있게 고개 숙일 수 있어야겠습니다. 자녀들 앞에 내가 담당하고 있는 학생들 앞에 더욱 겸손해져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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