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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치유의 용서는 부단한 기도로/신앙의 해[6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8 조회수438 추천수3 반대(0) 신고


                                            그림 : [이탈리아] 아시시 천사들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 외부

가을 하늘을 떼 지어 날아가는 기러기들의 모양은 대개가 삼각형이다.
혼자 나는 것보다 삼각형이 공기 저항을 덜 받는다나.
그리고 상승 기류 때문에 그리 힘을 덜 드리고는 더 날아가는 모양이다.
이 삼각형 맨 앞의 새는 공기저항에 쉽게 지치기에
시간을 두고 다른 새가 또 앞으로 자리 바꾼다.
 

그리고 기러기들은 날아갈 때 울음소리를 내는데,
이는 서로 격려하며 특히 맨 앞 새에게 힘을 주려는 것이란다.
또한 체력이 떨어져 낙오하는 새가 나오면
반드시 동료 두 마리가 같이 땅에 내려와 몸이 회복되도록 도와주고
기운이 회복되면 다시 대열에 합류한다고 한다.
이렇게 기러기는 협동심이 강하고 우애가 매우 돈독한 새다.

예수님께서 계신 집에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그때 네 사람이 중풍 병자를 데리고 왔다.
너무 많은 사람이었기에 그분께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붕을 벗기고 병자를 내려 보낸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그런 믿음을 보시고 고쳐 주신다.

‘그때에 사람들이 어떤 중풍 병자를 그분께 데리고 왔다.
그 병자는 네 사람이 들것에 들고 있었는데, 군중 때문에 그분께 가까이 데려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분께서 계신 자리의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중풍 병자가 누워 있는 들것을 달아 내려보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르 2,3-5)’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관계적 존재이다.
그런데 사람 사이의 관계는 다른 사람의 마음과 하나가 되려고 노력할 때 조금씩 자라난다.
우리는 살면서 어려운 일이 닥칠 때 주위의 작은 도움으로 큰 힘을 얻는다.
마치 기러기들이 하늘을 날아갈 때 서로 격려하고 어려울 때에 함께하듯이.
 

중풍 병자를 고쳐 주신 예수님의 치유는 병자 스스로는 얻을 수 없었던 은총이었다.
그를 도우려는 넷의 이웃이 없었다면 아마도 그분의 치유를 받지 못했으리라.
그러나 진정한 치유의 기쁨과 행복을 체험한 사람들은 어쩌면
그 중풍 병자를 예수님께 데려온 이웃 사람들이었을지도 모른다.
주는 기쁨은 받는 기쁨보다 더욱 본질적이기 때문일 게다. 
 

중풍 병자를 들것에 들고 데려온 사람들, 그들이 그 환자의 친척인지 이웃인지는 모른다.
아무튼 지붕을 뚫고라도
그 고통 받는 사람을 예수님께 데려오는 믿음과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우리도 비록 남의 건물을 파손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을 도울 줄 아는
이런 작은 향기들은 삶 속에서 내고 살아야 할 게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그러한 생각을 알고 있었기에 중풍 병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고 말씀하셨다.
죄를 용서하니까 벌도 없어져 낫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 네 들것을 가지고 걸어가라.’라는 것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쉬울까?

물론 ‘죄를 용서받았다.’라고 말하는 것이 쉬울게다.
그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죄를 용서한다고 말했지만 용서가 되었는지는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들것을 들고 가라는 명령은 즉시 결과가 나타난다.
예수님의 말씀에 중풍 병자는 들것을 가지고 일어섰다.
그분께 하느님의 능력이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그분께는 죄를 용서하는 권한도 있다.
중풍 병자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인 셈이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중풍 병자의 믿음이 아니라,
그를 데려온 이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를 고쳐 주신다.
중풍 병자를 예수님께 데려갔던 네 사람의 정성스러운 믿음으로 말미암아
죽은 것이나 다름없던 그가 온전하게 되살아난 것이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 자신이 잘나서 용서받고 의인처럼 살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리라.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부단한 기도와 노력을 했던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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