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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원한 안식처(安息處) - 2013.1.18 연중 제1주간 금요일(일치주간)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8 조회수392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3.1.18 연중 제1주간 금요일(일치주간) 히브4,1-5.11 마르2,1-12

 

 

 

 

 


영원한 안식처(安息處)

 

 

 

 

 


많은 이들이 세월 흘러 나이 들어갈수록

마땅히 찾아갈 곳이, 머물 곳이 없다는 고백을 합니다.

 


따뜻한 밥과 방은 환대의 표지요 안식처의 상징입니다.

그러나 이런 보이는 집과 방도 궁극의 안식처는 되지 못합니다.

 


인간은 근원적으로 ‘가정에서 가정을 그리워하는(homesick at home)’

역설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하느님이신 예수님이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임을 보여줍니다.

하여 제가 좋아하는 옛 ‘사제들을 위한 기도문’의 서두입니다.

 


-영원한 사제이신 예수님,

주의 성심 안에 사제들의 안식처를 마련하시어

아무도 감히 그들을 해치지 못하게 하소서.-

 


바로 예수님만이, 예수 성심만이

우리가 언제나 찾아 머물 수 있는 모두의 영원한 안식처임을 깨닫습니다.


사실 예수님 친히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11,28) 말씀하시며

당신이 참된 안식처임을 천명하셨습니다.


하여 영원한 안식처인 주님 안에 머무는 시간인

미사전례나 성체조배의 은총이 그리도 큽니다.

 


오늘 1독서 히브리서에도 유독 눈에 많이 띠는 ‘안식처’라는 말(6회)입니다.

모두가 안식처의 중요성을 환기시킵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의 안식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약속이 계속 유효한데도,

 여러분 가운데 누가 이미 탈락하였다고 여겨지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 주의를 기울입시다.’

 


‘믿음을 가진 우리는 안식처로 들어갑니다.’

 


‘그러니 그와 같은 불순종의 본을 따르다가 떨어져 나가는 사람이 없게

 우리 모두 저 안식처에 들어가도록 힘씁시다.’

 


새삼 믿음과 안식처가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 복음을 보면 복음의 비밀이 환히 밝혀집니다.

 


무엇보다 간절한 믿음이 우선입니다.

충족에서 나오는 믿음이 아니라 뭔가 결핍의 간절함에서 나오는 믿음입니다.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도 닦기 어렵다는 말도 있습니다.

적당히 배고프고 추워야 도 닦을 마음도 생깁니다(發道心).

 


수도원 역사를 봐도 가난해서 망한 수도원은 없어도

부와 세속화의 타락으로 인해

안에서부터 무너져 내려 망한 수도원은 많습니다.


‘결핍과 과잉’이라는 어느 분의 글 중 다음 대목이 생각납니다.

 


‘우리 몸의 자생력은 알면 알수록 놀랍다.

 특히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려는 생리적 본능은 정말 신비롭기까지 하다.

 영양학적 차원에서 보면 몸에 생기는 병은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사실 결핍에서 생기는 것은 거의 없다.

 거의 모두가 과잉에서 생기는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이 모자람만 못합니다.

영성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뭔가 결핍되어 있어야 영적 건강에도 좋고

하느님을 찾는 간절한 믿음도 발동합니다.

 


대가 들의 불후의 명작들 역시 대부분 풍족한 환경이 아닌

결핍된 환경에서 나왔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합니다.

 



오늘 중풍병자가 중풍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었다면

그와 그의 동료들의 간절한 믿음도 없었을 것이며

주님과 감격적인 구원 체험도 없었을 것입니다.


중풍의 결핍이 이들 모두에게 간절한 믿음을 발동케 했고

안식처인 주님을 만나 치유를 통해 구원을 체험했습니다.

 


주님은 동료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의 죄를 사하심으로

영혼을 치유하신 후 육신의 치유로 전인적 구원을 이루십니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가거라.”

 


간절한 믿음으로 활짝 열린 마음들에 들려온 주님의 살아있는 말씀에

영육의 전인적 구원을 체험한 중풍병자요

동료들 역시 간접적으로 영육의 구원을 체험했을 것입니다.

 


똑같은 주님은 간절한 믿음으로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마음의 내적중풍을 치유해 주시어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중풍병자의 치유에 찬양으로 응답한 사람들처럼

우리를 치유해 주신 주님을 찬양하면서 정성껏 미사를 봉헌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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