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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19일 *연중 제1주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9 조회수640 추천수1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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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연중 제1주간 토요일 - 마르코2,13-17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 초점을 맞추시는 하느님>

 

 

    요즘 정부 각료나 정부기관의 요직, 고위 공무원을 임명할 때마다 대대적이고도 철저한 인사청문회를 거칩니다. 국민이 바친 세금을 집행하고 더불어 국민생활 전반에 걸친 중요한 사업들을 실행하게 될 지도자들이 그에 합당한 자질이나 역량, 도덕성을 갖추었는지 검증하는 시스템으로 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부적격자나 부도덕한 사람이 고위 공직자에 임명된다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극단적 자기중심주의자로 자기 몫만 챙기려는 사람이 각료에 임명된다면 향후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할 것입니다.

 

    그들에게서 국민들을 향한 사심 없는 봉사와 헌신은 조금도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임기 내 국민들의 피와 땀이 어린 혈세와 국고를 최대한 챙기려고 기를 쓸 것입니다. 그 결과 얼마가지 않아 줄줄이 초대형사건사고가 터질 것입니다. 친인척 비리, 공금횡령, 다양한 구설수로 즉시 세간의 도마 위에 오를 것입니다.

 

    인선작업을 할 때 마다 최근까지도 우리 사회 안에서 되풀이되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이 제대로 된 검증절차입니다. 애시당초 무리나 뒤탈이 없는 깨끗하고 후보, 아무리 ‘신상털기’를 해도 나올 것이 없는 투명한 후보를 추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사회 안에서 통용되는 인선의 기준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인선작업은 우리 사회의 인선 시스템과는 철저하게 다릅니다. 우리는 후보자의 과거 경력 가운데 오점이나 문제점을 들추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인선 작업에서 과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 어떤 과오나 과실, 그 어떤 비리나 문제점이 있었는지 캐지 않습니다. 지난 삶을 무조건 덮어둡니다. 우리 인간들과는 달리 과거가 아니라 현재, 지난 실수가 아니라 미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돋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난 삶을 깔끔히 정리하고 오늘 다시 한 번 주님과 함께 새롭게 출발하려는 의지이며, 지난 삶에 대해 가슴아파하는 뉘우침이며, 나는 하느님의 도구일 뿐이라는 겸손한 신원의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인들의 대명사격인 레위의 과거를 다 알고 계시면서도 단 한 가지 죄목도 들추지 않습니다. 무조건적인 용서와 수용으로 레위를 회심으로 인도하여 당신 제자로 선택하십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그의 용기와 선택과 결단을 촉구하십니다.

 

    예수님 시대 당시 세리들이 얼마나 백성들을 괴롭혔으면 사람들 사이에서는 세리와 관련해 이런 말이 떠돌았습니다. “세리들이 가까이 오면 집이 공포에 떤다.” “세리는 인간 가운데 가장 천하고 악한 존재들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대담하게도 사람들이 그토록 증오와 멸시의 시선을 보내던 세리 레위를 당신 제자단에 가입시키십니다. 이런 예수님의 모습을 주변 사람들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세리 레위의 제자단 편입은 충격적이고 당혹스런 대사건이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하느님은 크신 자비와 관대한 마음으로 언제나 우리에게 새 출발의 기회를 선물로 주시는 분입니다.

 

    자비하시고 관대하신 우리의 하느님,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져옵니다. 지난 우리 인생 안의 감추고 싶은 오점들,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모습들, 일일이 들춰내시며 혼내시는 하느님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새 출발의 기회를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구원의 길로 인도할 수 있을까 노심초사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이토록 크신 하느님 사랑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어제를 딛고 오늘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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