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죄인에게는 하느님의 자비가/신앙의 해[64]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9 조회수391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바티칸] 로마 바티칸 박물관 정원

‘바리사이파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께서 죄인과 세리들과 함께 음식을 잡수시는 것을 보고 그분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저 사람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예수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르 2,16-17)’
 

“건강한 이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이 말씀은 연약한 마음에 힘을 주고 어두움에 빛을 밝히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우리는 주님의 이 말씀에 어떤 느낌이 드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자.
이게 나의 마음에 기쁨과 희망을 주는지, 아니면 나와는 별 상관이 없게 들리는지.
만일 후자와 같은 느낌이 든다면 자신은 정말 죄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더 나아가 자신은 영적으로 건강하기에 혼자서도 잘 살고 있는지 살펴야 할 게다.
 

파스칼은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
첫 번째는 스스로를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죄인들이요,
두 번째 부류는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의인들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진정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예수님이 그 누구보다도 필요한 분이시다.
우리는 주님을 애타게 찾고, 주님의 도움을 얼마나 간절히 청하는 죄인이다.
만일 주님의 도움 없이도 홀로 잘 살고 있다면,
그는 진정한 의인이기보다는 스스로를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죄인이리라.
 

‘견원지간(犬猿之間)’은 개와 원숭이 사이를 말한다.
좋지 않은 관계일 때 이 비유를 곧잘 사용한다.
실제로 개와 원숭이는 잘 지내지 못하는 모양이다.
동물학자들이 그 원인을 밝혔는데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원숭이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내리는데 개는 올린단다.
하지만 반대면 원숭이는 꼬리를 올리고 개는 내리는 모양이다.
신호 체계가 반대이기에 그렇다나.

자신의 신호 체계로 상대를 보니까 오해가 생기는 게 당연하리라.
이러니 관계가 나빠질 수밖에 없고 원숭이와 개 사이의 불화는 ‘숙명’인 셈이란다.
하지만 사람은 다를 게다.
시각의 차이를 바꾸면 견원지간의 관계도 가까운 사이로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자신의 입장에서 보던 것을 상대 입장에서 보면 될 것이니까.

바리사이들은 여전히 항의한다.
“저 사람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느냐?”
그들은 여전히 율법의 시각 차이를 드러내 놓고 있다.
그렇지만 주님께서는 사랑의 시각으로 보신다.
세리도 주님의 자녀라는 관점에서다.
그러므로 ‘사랑의 눈길’을 지녀야 주님을 닮은 삶이 된다.
그것은 또한 자신의 신호 체계를 승화시키는 길이기도 하리라.

교회는 초기부터 완전하고 올바른 사람들로 시작된 곳이 아니다.
병원으로 환자들이 모이듯, 비천한 죄인들이 모여 교회가 되었다.
교회의 사목자도, 봉사자도, 상처와 죄가 없어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봉사하는 게 아니다.
어부와 세리처럼 힘없고 죄스러운 자리에서
예수님의 능력에 힘입어 상처 난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였다.
외면하고 싶은 우리의 약함과 죄스러움은 오히려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장소이며,
이웃을 환대하고 용서하는 공간일 게다. 
 

이렇게 예수님은 죄인들을 제자로 삼으시고 그들과 함께 식사하시는 것을 즐기셨다.
우리들 대부분은
스스로가 죄를 전혀 짓지 않은 한없이 의로운 사람들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많은 이가 그렇지 않을 게다.
죄 많은 이들이 교회가 칭송하는 인물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잘났기 때문이 아니다.
오로지 죄인들을 사랑하시고 그들의 회개를 끈질기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자비 덕분이리라.
 

예수님은 세리인 레위를 당신의 제자로 삼으셨다.
이것은 그분께서 그들에 대한 하느님 아버지의 넘치는 사랑과 자비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셨기 때문일 게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 각자는
자신이 진정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예수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다.
이래서 우리는 주님을 애타게 찾아야하며 그분의 도움을 절실히 청해야 한다.
만일 그 누가 주님의 도움 없이도 홀로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진정 하느님의 자비가 필요한 죄인이리라.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