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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 줄 - 2013.1.19 연중 제1주간 토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20 조회수350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1.19 연중 제1주간 토요일 히브4,12-16 마르2,13-17

 

 

 

 

 



생명 줄

 

 

 

 

 


생명줄을 잡아야 삽니다.

주 예수님이 바로 생명줄입니다.


오늘 복음 묵상 중, 얼마 전 본원에서 종신서원 미사 중

강론 후 서원 장 낭독에 이은 봉헌예식이 생각납니다.


봉헌예식 중 제대 앞 성전 바닥에 바짝 얼굴을 붙이고 엎드린

수도형제들의 모습에서 순종과 겸손, 죽음을 묵상했습니다.

 


‘아, 죽어서 사는 수도생활이구나.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주님을 따르는 수도생활이 시작됐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장례미사 중

제대 앞 성전에 놓여있었던 세상 떠난 수도형제의 관도 떠올랐습니다.

 

‘아, 이제 주님만 따르는 수도서원의 완성이요 진정 수도자가 되었구나.’

 

저절로 나온 말이었습니다.


종신 서원 때는 땅을 보던 얼굴이 죽어선 하늘을 보고 누워있으니

흡사 하느님을 뵙는 모습입니다.


시종여일 생명줄인 주님을 잡고 살 때 선종의 죽음입니다.

 


며칠 전의 깨달음도 잊지 못합니다.

이런저런 줄을 다 놔버리고

흡사 하느님 줄 하나만을 잡고 살아가는 제 모습 같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얼마나 많은 환상의 줄들을 잡고 살아가는 지요.

 

아무리 많은 줄들을 잡고 있어도 하느님 생명줄을 잡고 있지 않다면

그 삶은 얼마나 허망하겠는지요.

다 놓아버려도 끝까지 잡고 있어야 할 줄은 하느님 생명줄 하나뿐입니다.

 


“나를 따라라.”

 


주님의 부르심에 즉시 응답하여 모든 줄을 다 놔버리고

주님 생명줄만 잡고 주님을 따라 나선 레위입니다.

 


마지막 잡고 있는 줄은 생명줄 하나인 것 같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하느님 생명줄 옆에 보이지 않은 줄이 있었으니

바로 ‘자기 뜻(self-will)'이란 줄이었습니다.


다 버려도 마지막 까지 따라 붙은 ‘자기(self)’라는 줄입니다.

 


가난, 정결도 쉽습니다.


그러나 자기(ego)를 버리는 것은 정말 지난한 과제입니다.


자기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탐욕, 무지, 교만, 허영의 온갖 악한 생각들입니다.

하여 이런 자기를 지닌 이상 모두가 죄인들입니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왔다.”

 


주님을 항구히 따를 때 죄의 원천인 자기의 정화입니다.

따름의 은총으로 이기적 나는 하느님의 모상으로 서서히 변모됩니다.

하여 주님은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라’하십니다.

 


자기를 버리는 일은 ‘날마다’ 평생 과제임을 보여 줍니다.

주님을 따름과 동시에 은총으로 날마다 자기를 버려가는 삶이 가능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여정은 내적 높이와 깊이에로의 역설적 여정입니다.


내적으로 깊이 내려감으로 높이 하느님을 향한,

내재와 초월의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내적여정의 삶입니다.

 


이런 깊이와 높이로의 내적여정 중에 저절로 마련되는 초월적 거점이요

확대되는 내적자유입니다.


바로 이런 자기정화와 성화의 여정에

말씀과 하느님 현존 의식은 절대적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그러니 이런 하느님 말씀 묵상인 렉시오 디비나의 생활화보다

내적정화와 성화에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말씀의 빛과 생명은

전 존재에 스며들어 온갖 악의 어둠을 빛으로 변모시킬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어떠한 피조물도 감추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그분 눈에는 모든 것이 벌거숭이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런 하느님께 우리는 셈을 해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항구히 따를수록 하느님 현존 의식도 더욱 뚜렷해지며

이런 하느님 현존의식이, 경외심이 우리 마음을 정화합니다.


우리가 따르는 분은 하늘 위로 올라가신 위대한 대사제,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 예수님이십니다.

 


얼마 전 어느 수녀님이

스승 수녀님에 대해 소개한 일화가 감동적이었습니다.

 


- “저기 구름을 봐.

그렇다고 해가 없는 건 아니야.

그냥 신뢰하고 걸어가.

어둠도 신비란다.

그저 신뢰하고 걸어가는 거야.”하시면서 내 손을 꼭 잡아주셨다.-

 


그러니 항구히 주님을 따르며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을 굳게 지켜나갑시다.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자비를 얻고 은총을 받아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게 합시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에게 생명의 출구를 열어 주시어

당신 생명줄을 잡고 당신을 따라 살 수 있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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