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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세상에 휩쓸리지 마라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23 조회수718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2주간 목요일


< 더러운 영들은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하고 소리 질렀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이르셨다.>


복음: 마르코 3,7-12






황금 송아지 숭배
 


     < 세상에 휩쓸리지 마라 >

         20세기를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21세기 현대인의 삶은 컴퓨터와 정보통신, 교통수단의 발달로 어느 때보다도 훨씬 여유 있고 풍요하리라는 기대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어린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은 방향도 없는 달리기와 이유도 모르는 초조함과 긴장 속에서 여유는 사라지고 바쁘기만 합니다. 성능 좋은 자동차가 많고 편리한 핸드폰이 있기에 우리의 생활과 마음에 여유가 있을 만도 한데 우리의 현실은 여백도 없이 빡빡하게 써놓은 연습장처럼 숨 막힐 듯 여유가 사라진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모든 것이 빨라지고 정확해 졌기 때문에 시간을 더 쪼개서 더 바쁘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단점 중의 하나도 시간 약속을 잘 못 지키는 것입니다. 빠른 자동차가 있으니, 우선 어디를 가려고 하면 스마트폰으로 그곳까지 가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체크합니다. 그리고 사제관에서 나가서 주차장까지 가는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서 출발하면 보통은 조금 일찍 도착합니다. 그러나 도로 공사를 한다거나 차가 막힌다면 반드시 약속시간보다 늦게 도착하게 됩니다. 그럴 때면 마음이 조급해져서 차를 더 빠르고 험하게 몰게 됩니다. 마음속으로 조금만 더 일찍 나올걸.’이라고 후회를 하지만, 다음번에도 똑같이 조급해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10분만 더 일찍 나오면 과속을 하지 않아도 되고 조급한 마음을 가질 필요도 없는데, 10분을 나에게 주지 못해서 매번 마음을 졸이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혹은 성체조배를 할 때 스마트폰으로 문자나 전화가 오면 매번 예수님께 죄송하게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제 모습도 보게 됩니다. 예수님 앞에 앉아 있어도 세상은 끊임없이 저를 자신들 쪽으로 잡아당기고 있는 것이고, 저도 자주 그 힘에 휩쓸리게 되는 것입니다.

 

독일의 한 탄광에서 붕괴사고가 발생, 10명의 광부가 갱 안에 갇혀 외부와의 연락이 끊겼습니다. 광부들은 시간을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그 중 유일하게 시계를 찬 광부가 있었는데, 그는 계속 시계를 들여다보며 불안과 초조에 시달렸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 구조대원들이 광부들을 구출했을 때 단 한 사람만 사망한 채로 발견됐습니다. 희생자는 시계를 찬 그 광부였습니다.

시간을 알 필요도 없는 상황에서 시간만 들여다보고 있다 보니 자신이 시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간의 지배를 받아 결국 불안과 초조에 시달리다 목숨까지 단축되게 된 것입니다. 시간은 나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즉 나의 것이니 나의 뜻대로 쓸 수 있는 것인데, 오히려 자신이 주인이 돼서 사람을 조급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많은 기적을 본 군중이 예수님께 밀려듭니다. 예수님은 그들이 밀쳐대지 않게 하고, 또 마구 당신에게 손을 대지 못하게 하려고 배를 한 척 구해서 배에 타서 사람들을 가르치십니다.

이는 당신이 세상에 영향을 주러 오셨지, 세상의 영향 때문에 당신이 휩쓸리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내가 세상에 휩쓸리면, 세상이 나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지 내가 세상에 영향을 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빛이 되어야합니다. 빛이 어떻게 어둠의 영향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빛은 항상 어둠을 이깁니다. 그러나 세상의 힘에 짓눌려 내가 휘둘린다면 더 이상 세상의 빛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아내는 악처로 유명했습니다.

한번은 아내가 소크라테스에게 잔소리를 퍼부은 뒤 그래도 성이 안 찼는지 물통에 담긴 물을 머리에 부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빙긋이 웃으며 천둥이 친 다음에는 소나기가 오게 마련이지.” 라고 말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대철학자가 저런 부인과 사는가?”

주위에서 물을 때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사나운 말을 타고 연습을 하면 어떤 말도 다룰 수 있지. 아내를 다룰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인들 다루지 못하겠나?”

 

저런 상황에서 화를 낸다면 아내와 똑같은 수준의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고, 그렇다면 더 이상 위대한 스승으로 불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물론 하느님도 인간에게 영향을 받습니다. 영향을 받아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영향을 받았다고 당신이 휩쓸리지는 않습니다. 지옥에 가는 사람들을 보더라도 마음을 아파해 하실지언정 당신이 흔들려 당신이 만들어놓으신 지옥을 없애지는 않으십니다.

어떤 무언가가 나의 근본적인 면까지 흔들고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하게 만든다면 잠깐 뒤로 물러서십시오. 바다에서 파도에 휩쓸리면 아무리 수영을 잘하는 사람일지라도 다시 육지로 돌아올 수는 없습니다.

 

남의 나라 전쟁에 용병으로 참가했다가 전쟁 포로가 된 사람이 있었습니다. 포로로 잡힌 다른 동료들은 모두 비탄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먹을 것이나 입을 것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오히려 기뻐했습니다. 또 그는 포로 생활이 글을 쓸 수 있는 여가를 보장해주었다고 생각하고 감옥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틈틈이 동료들에게 읽어주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소설이 바로 유명한 돈키호테이며, 그 포로는 다름 아닌 세르반테스였습니다.

 

마음의 동요가 내가 원치 않는데도 발생하고 있다면, 잠깐 배를 한 대 구해서 조금 세상과 떨어져 보십시오. 아마 이것이 조용한 기도와 피정의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작은 여유가 세상의 힘을 이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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