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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외된 이의 진정한 벗이 되길/신앙의 해[6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24 조회수354 추천수3 반대(0) 신고



                                                                   그림 :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원형극장)

미국의 유명한 연예인 중의 하나였던 지미 듀란테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있다.
어느 날 그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참전 용사들을 위한 쇼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지미는 쇼 기획자에게 자신의 스케줄이 너무 바쁘기 때문에
단 몇 분밖에 출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간단한 원맨쇼를 한 뒤에 곧바로 내려와도 된다면 기꺼이 출연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쇼 기획자는 그렇게라도 그를 무대에 세운다면 대성공이었다.
그런데 막상 그날이 되어 지미가 무대 위로 올라가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는 짤막한 원맨쇼를 끝내고는 무대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박수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지미 듀란테는 계속해서 쇼를 진행했다.
이 광경을 무대 뒤에서 바라보던 쇼 기획자는 매우 흡족한 미소를 지었지만
한 편으로 지미의 마음이 변한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다.
그렇게 15분, 20분, 30분이 흘러갔다.
마침내 그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무대 뒤에서 쇼 기획자가 그에게 물었다.
“난 당신이 몇 분간만 무대에 설 줄 알았는데 어찌된 일입니까?”
 

지미 듀란테가 대답했다.
"나도 애초에도 그럴 계획이었지만, 쇼를 계속 진행한 데는 이유가 있소.
저기 무대 맨 앞줄에 앉은 사람들을 보시오."
기획자는 무대 틈새로 지미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무대 맨 앞에 두 명의 참전 용사가 앉아 있었는데,
둘 다 전쟁에서 팔 한 쪽씩을 잃은 사람들이었다.
한 사람은 오른쪽 팔을 잃었고, 또 한 사람은 왼쪽 팔이었다.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남은 한쪽 팔을 서로 부딪쳐 열심히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즐거운 표정으로.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 물러가셨다.
그러자 갈릴래아에서 큰 무리가 따라왔다.
또 유다와 예루살렘, 이두매아와 요르단 건너편,
그리고 티로와 시돈 근처에서도
그분께서 하시는 일을 전해 듣고 큰 무리가 그분께 몰려왔다.(마르 3,7-8)’

유다와 예루살렘,
요르단 건너편의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만나러 갈릴래아 호숫가에 모인다.
당시에는 자동차도 없었으니 예수님을 찾아왔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었는지!
 

과연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수님께서 만일 오늘날의 사업가와 같으셨다면, 그 정도의 정성을 들인 이들에게
“나에 대해서 많은 이들에게 알려라.”라시며 널리 알리기를 종용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반대로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셨다.
왜 그러신 것일까?

‘그분께서 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 주셨으므로,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은 누구나 그분에게 손을 대려고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또 더러운 영들은 그분을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곤 하셨다.(마르 3,10-12)’
 

인도의 데레사 수녀님(콜카타의 데레사 복자)은 생전에 이런 말씀을 하였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고통이 있다.
그러나 그런 고통들은 다 물리적인 것이리라.
가장 큰 고통은 외로운 것, 사랑받지 못하는 것, 옆에 아무도 없다는 소외감일 것이다.”
수녀님의 말씀처럼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가장 몹쓸 병은
‘아무도 나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체험하는 것일 게다.

당장의 필요에 따라 예수님께 몰려든 이 많은 군중의 믿음은 마치 모래 위의 집과도 같다.
그렇다.
그들은 지금 당장의 필요에 따라 예수님을 찾고 있다.
어려움을 호소하고 그 어려움이 해결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면서 겪게 될 어려움이나 고통이 있다면 썰물처럼 사라질 사람들이리라.
예수님께서 전해 주시고 싶었던 것은 어려움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
복음 때문에 어려움까지도 감수할 수 있는 반석 위의 집과 같은 믿음이었으리라. 
 

예수님의 명성에 걸맞게 멀리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온다.
예수님께서는 그들 가운데 있는 병자들을 고쳐 주시고
더러운 영에 시달리는 사람에게서 악령을 몰아내 주셨다.
그리고 외롭고 슬프게 사는 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으리라.
예수님께서는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가장 몹쓸 병에서 사람들을 고쳐 주신 것이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사랑이심을 세상에 드러내셨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지금 우리 곁에도,
내 옆에는 아무도 없다는 소외감으로
사랑받지 못하는 몹쓸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그 유명한 미국의 연예인 지미가 박수는 꼭 두 팔이 없어도 칠 수 있는 현장에서
그의 일정을 바꾸도록 이끈 소외된 그들과 함께 한 시간을 되새겨 보자.
지금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그들과 함께 해 주기를 바라신다.
오늘 하루 그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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