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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화를 빕니다/신앙의 해[6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25 조회수352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이탈리아]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 외부

록펠러는 한 때 미국에서 가장 돈을 많이 가진 부자였다.
그는 평생 10일조를 낸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그렇지만 과거 그는 자신의 재산을 나눌 줄 몰라서
'구두쇠, 악덕 기업주' 라는 말을 정도로 평이 나빴다.
돈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마찰을 참으로 많이 빚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금전적 손해를 보게 되면
화가 나서 식사도 잘 못하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단다.
 

그런 그가 48세에 큰 병에 걸려 거의 죽게 되었다.
의사는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조용한 시골에 가서 쉬는 길밖에 없다고 일렀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원을 가꾸기도 하고 이웃 농부들과 다정스레 대화도 하게 되었다.
이런 생활 속에서 그는 마음의 평화를 찾고 서서히 생활도 안정되어 갔다.
그리고 회개하였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돈을 잘 사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고
돈을 필요로 하는 곳에 선뜻 도와주기도 했다.
평화가 가져다 준 선물이었다.
 

그는 서서히 건강을 되찾게 되어 일을 하게 되었다.
48세에 병 때문에 의사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고는 백 살에서 두 살 적은 98세까지 살았다.
이제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재단을 통해 지금도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부자 중에 돈을 아주 잘 사용한 사람이란다.
살려고 아등바등 이기적으로 처신했다면 그 나이까지 살았다는 보장은 없었을 게다.
어쩜 돈도 신뢰도 죄다 잃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는 욕심을 포기하고 나눔으로 위안을 얻었다.
자기 포기로 진정한 평화를 이웃에 두루두루 나누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루카 10,3)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걱정하신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가장 염려스러우시기에 이리 떼에 보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실까?
각 고을과 고장으로 가면 그곳 사람들이 당신의 제자들을 박해하게 되어서 그러신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도대체 예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이리 떼’란 어떤 것일까?
뒤이어 하신 말씀을 되새겨 보자.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루카 10,4)
이는 앞의 말씀과 전혀 맞지가 않다.
이리 떼 가운데 보내는 것과 같다고 염려되시면 실제로는 돈도,
여행 짐도 넉넉히 마련해 주셔야 마땅하다.
그리고 인사도 잘해야 자기편이 늘어나게 될 것이니
오히려 그것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게 아닐까?
걱정하신다는 그분께서 어찌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을까?

어쩌면 돈이, 여행 보따리가, 추가로 들고 다니는 신발이,
누구와 인사하는 처세술이 진정한 의미의 이리 떼일 수도 있겠다.
제자들에게 최고의 천적은
바로 자기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잊게끔 하는 이런 거치장한 도구들일 게다.
그럼 진정 제자들께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까?

바로 목자이다.
양들이 이리 떼 앞에서도
평화스럽게 지낼 수 있고 당당하게 풀을 뜯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목자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도 사실은 그들을 홀로 보내시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영과 함께 가시는 거다.
제자들이 그 점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른 모든 것은 필요 없다고 하셨던 것이다.
이제와 항상 영원히 함께하실 당신임을 잊지 말라는 거였다.
 

우리는 아무것도 거추장스런 게 없어야 하느님 당신께만 매달릴 게다.
아무것도 지니지 말아야 오롯이 당신께 의탁하며 살 것이다.
당시의 제자들은 실제로 그렇게 살았을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들이었기에 그렇게 살 수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의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정말 아무것도 지니지 않고 살아야 하는지?
그렇게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예수님의 그 말씀은 ‘물질을 지니되 마음을 빼앗기지는 말라.’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늘날 물질은 최고의 가치가 되었다.
마음뿐 아니라 혼을 빼앗기며 살고 있는 이들이 너무 많다.
어떻게 저들에게 믿음을 알리고 영적 가치를 전할 수 있을지?
우리가 먼저 물질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가는 곳마다 ‘평화를 빌어라.’라고 하셨다.
그러니 그분의 제자로 살려면 평화를 빌어 주어야 할 게다.
신앙의 해를 사는 우리는 평화를 만들고 있는지, 아니면 불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어떤 형태로든 평화를 깨고 반목을 부추긴다면 주님의 제자일 수 없다.
48세의 한창 나이에 불치의 병으로 사형 선고를 받은 거부 록펠러도
비움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고는 장수의 영예를 안았다.
진정한 평화는 말에 있지 않고 나눔의 행동에 있다.
이 비움을 지금 바로 실천에 옮기는 자가 그분 사랑받는 사람이 될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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