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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령 모독죄는 구제 불능이다/신앙의 해[7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28 조회수670 추천수3 반대(0) 신고


                                                   그림 : [이탈리아] 몬테카시노 수도원 외부

예루살렘에서 율법 학자들이 내려왔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그곳으로 몰린다.
사람들의 궁금증은 도대체 예수란 분이 어떤 사람인지
율법 학자들에게서 듣고 싶었기 때문일 게다.
사람들은 예수님이 이루신 엄청난 기적들과
그분의 가르침에 대하여 율법 학자들에게 이야기한다.
“이런 일은 이스라엘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고(마태 9,33),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다,”(요한 7,46)라고.

당시 정통성과 권위를 가졌다고 자부하는 예루살렘 출신 율법 학자들에게는
이 말이 수치스럽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게 의당 당연했으리라.
예수님 자체가 가난한 나자렛 출신인 데다가,
그의 제자들도 고기나 잡아 연명한 무식한 어부들이요, 세리들이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갈릴래아란, 예로부터 ‘이방인들의 지역’이요, 변방의 ‘멸시받던 곳’이었으니까.
그들의 생각에 따르면,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게 된 곳’(요한 7,52 참조)이었고,
있어서도 아니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사람들이 짓는 모든 죄와 그들이 신성을 모독하는 어떠한 말도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용서를 받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매이게 된다.”
이 말씀을 하신 것은 사람들이
“예수는 더러운 영이 들렸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마르 3,28-30)’
 

예수님의 말씀은 권위가 있었고, 그분의 기적은 예사롭지 않았다.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의 능력이 하늘에서 왔다고 할 수도 없고,
그분의 신분이 예언자라 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자신들의 체면과 권위가 손상되지 않으려면
사람들에게 뭔가로 답을 주어야 했다.
그들이 찾아낸 답이, 예수님은 ‘베엘제불이라는 마귀에 들린 사람’이고,
이 ‘마귀 두목의 힘’으로 기적을 행한다는 것이었다.
신분이 주는 기득권을 지키려고 얼마나 무서운 말을 하는지?
우리도 체면과 위신 때문에 이런 거짓 증언을 한 적은 과연 없는지?
 

예루살렘의 학자들은 예수님께서 악령들을 쫓아내시는 것을 보면서 놀라기는커녕
마귀의 우두머리 베엘제불이라고 혐의를 씌운다.
우리도 좋은 일을 하고도 고맙다는 인사보다는 오히려 욕을 먹는 경우가 있다.
좋은 사람은 좋은 것만을 보지만,
나쁜 사람은 아무리 좋은 것도 나쁘게만 보는 것 같은 경우다.
우리는 좋은 것만 볼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예수님께서는 ‘신성 모독을 포함한 그 어떠한 것도 용서받을 수 있지만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용서를 받지 못한다.’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성령 모독은 구제 불능이란다.
성부와 일체이신 신성 모독은 관두고라도
어찌 이 성령 모독죄만큼은 용서가 되지 않을까?
과연 성령을 모독하는 죄란 어떤 것일까? 
 

예수님의 구원 활동을 악마의 짓거리로 몰아세우는 율법 학자들을 보라.
그들의 말대로라면 우리 예수님은 어둠을 통해 어둠을 쫓아낸다는 것인데,
이는 불가능하리라.
어둠에 어둠이 다가가면 암흑 천국이리라.

어둠을 사라지게 하려면 빛의 작용이 필요하다.
빛만이 어둠을 잠들게 한다.
빛이 머문 곳에는 어둠은 그저 있는 그것으로 빛에 묻혀있는 상태이다.
빛으로 오신 예수님께서는 이를 비유로 말씀하시며
당신의 일이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밝히셨다.

빛이신 자비의 하느님은 용서하시는 분이시다. 생각해 보자.
우선 우리가 그분의 자비를 의심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용서받지 못할 죄가 될 것이다.
하느님의 자비를 거부하는 순간이 바로 성령을 모독하는 것이기에.
결국 성령을 모독한다는 것은 그분의 용서의 손길마저도 거부하는 것이다.
모든 이를 용서하시고,
모든 이가 용서받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저버리고 모독한다면,
그는 이미 믿음의 사람임을 스스로 포기한 자이다.
 

하느님의 숨결인 성령의 도움마저 거부하고
성령께서 하시는 모든 구원의 그 어떤 것도 거부하는 자야말로 어둠의 자식이다.
스스로 그 여명의 빛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영원히 어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게다.
이런 어둠속에 머무르는 자야 말로 정말 구제 불능이다.
신앙의 해를 보내면서 우리 모두 빛과 함께 나아가자.
그것도 큰 빛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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