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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어머님이신 우리 성모님/신앙의 해[7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29 조회수491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이탈리아] 수비아코 사크로스페코 수도원 외부

세례자 요한은 단식과 극기로 메시아의 도래와 회개를 외쳤지만
그의 평가는 예수님의 증언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니 미쳤다.’라는 것이었다.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뒤 광야에 나가신 예수님의 모습에
성모님은 어떤 마음이셨을까?
아마도 세례자 요한에게 돌려졌던 부정적인 평가가
당신의 아드님께로 돌려질까 마음 졸이셨을 게다.
 

예수님은 당신이 뽑은 제자들과 당신의 고향을 떠나
온 이스라엘에 하느님 나라를 알리는 전도여행을 떠나신다.
아드님을 떠나보낸 성모님의 그 마음을 무엇에 비할 수 있으랴?
간간히 들리는 아드님의 그 소식은 먹보요 술꾼,
세리와 창녀의 친구라는 마음 아픈 빈정거림이었다.
군대 간 아들을 위해 어머니는 매일 밤 촛불을 켜고 성모송과 묵주기도,
자녀를 위한 기도를 바친다. 
성모님의 마음이 어떠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 아드님이 드디어 고향에 돌아왔다. 어머님은 한달음에 주님의 형제들과 달려간다.
어느 누구도 예수님을 성모님처럼 목말라하고 그리워하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마음을 야속한 군중이 가로막았다.
그러나 고맙게도 그들은 예수님께 "보십시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과 누이들이 밖에서 스승님을 찾고 계십니다."라고 전해준다.
예수님은 이러한 그들의 마음에 일침을 놓는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예수님의 이 말씀은 인간적인 정서로는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
혈육의 관계인 인간적인 한계 때문에 과도하게 예수님과 어머니의 관계를
가족적인 시각으로만 보고 있지 않은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예수님의 뜻은 우리와는 분명히 달랐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라고
그분은 그 자리에서 말씀하셨다. 

어떤 어리석은 자들은 마리아께 공경을 드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성모님께 면박을 주면서 상처를 안겼다나.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편견이다.
그것은 자신의 상처를 성모님께 투영하는 인간적 어리석음과 같음에랴.
본인이 그런 자이기에 성모님도 그렇게 바라보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들이겠는가?
천사의 잉태 소식을 새겨들은 마리아요,
구유에서 갓난아기의 옹알이를 알아들은 이는 그분 어머님 아니신가!
자녀의 모든 말이 그 어머니에게 기쁨이 되듯
주님의 이 말씀도 성모님께는 더 없는 기쁨이었을 게다.


그렇다.
성모님은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신 분이시다.
성모님은 육신만 아니라 신앙으로도 참어머니이시다.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그 아드님 예수님을 영육으로 뵙기를 기다리신 분이시다.
 

예수님의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라는
이 말씀은 성모님을 배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성모님을 최고의 참 가족으로 제시하시는 말씀일 게다. 
만에 하나 예수님께서 그 군중을 제치고 성모님을 끌어안고 기쁨의 재회를 가졌다면
그 예수님은 진정한 하느님으로 우리의 뇌리에 남았을까?
그리고 그 성모님은 만인이 기리는 우리의 어머님이 되셨을까? 
 

아마도 성모님은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라는
군중의 이 전갈에 ‘역시 내 새끼!’라시며 흥에 겨워 춤이라도 덩실덩실 추셨을 것이다.
예수님은 혈육의 관계를 초월하여 성모님을 신앙적으로도 참 어머니로 추켜세우셨다.
우리는 오늘 참 아버지요, 참 어머니인가?
참 자녀요 참된 형제냐?
인간적인 관계로만 한정되어서는 참된 가족이랄 수 없다.
그 중심에 하느님이 계셔야 한다.
그분은 말씀으로 언제나 우리 가운데 계신 분이시기에.
 

신앙의 해를 보내면서
온갖 인간적 어리석음을 넘어 성모신심에 대한 깊은 묵상이 필요하리라.
성모님을 신앙의 참된 표상의 어머니로 공경하여야 할 게다.
우리도 성모님과 함께, 아들 예수님을 만나 뵙기를 간절히 기다렸으면 한다.
지금도 우리 성모님은 하늘나라 그 어디에선가
아들 예수님과 함께 ‘역시 내 새끼!’라시며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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