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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준 것 만큼 더 보태어서 받는다/신앙의 해[74]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31 조회수380 추천수7 반대(0) 신고


                                     그림 : [터키] 이스탄불 카푸친회 라틴가톨릭 성당 외부

어느 날 공자가 제자들에게 질문했다.
“덕이 높을 것 같나, 복이 높을 것 같은가?”
‘당연히 덕이 높다.’라고 답한다.
그러나 스승의 말씀은 의외다.
“아니다. 복이 높다.”
제자들이 따진다.
“그렇다면 복 받으려 하지, 누가 애써 덕을 닦으려 하겠습니까?”

제자들의 공격에 공자는 말한다.
“나는 오랫동안 덕을 닦으려 애써 왔다.
그런데 주변에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겸손의 덕, 절제의 덕,
용기의 덕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
하늘이 복을 내린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제자들이 다시 묻는다.
“그렇다면 스승님, 어떻게 하면 그런 복을 받을 수 있을는지요?”
공자가 대답한다. “적선 외에 달리 무슨 방법으로 하늘의 복을 얻겠느냐?”

우리 속담에도 적선을 하면 귀신도 어쩌지 못한다는 얘기가 있다.
좋은 기운이 감싸고 있기에 악운이 다가서지 못한다는 게다.
그만큼 선행에는 하늘의 힘이 함께한다.
그러나 많은 이가 복은 받고 싶어 하면서 정작 그 길은 외면한다.
선행의 등불을 켜야 운명은 밝아진다.
내어 놓으라는 말씀이리라.
 

누군가로 부터 들은 알려진 이야기의 내용이다.
앞 못 보는 이가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걷고 있다.
그와 마주친 사람이 묻는다.
“정말 어리석군요. 당신은 앞을 보지도 못하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니죠?”
그가 알려준다.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이죠.”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위해 빛을 밝혀 본 적이 있는가?
어둠 속에서 등불을 밝혀주고 그와 함께 동행을 해 준 적이 있는지?
선행은 ‘하늘의 힘’이 함께한다.
은총 없이는 자선과 같은 선행이 일어나지 않는다.
자선은 삶을 바꾸어 준다.
인생을 환하게 밝히는 행동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복은 ‘받고 싶어’라며 정작 그 길을 외면도 한다.
작은 선행이라도 ‘실천하면’ 금방 깨달아지는 단순 진리인데도.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누가 등불을 가져다가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겠느냐?
등경 위에 놓지 않느냐?
숨겨진 것도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누구든지 들을 귀가 있거든 들어라.”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새겨들어라.
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고 거기에 더 보태어 받을 것이다.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마르 4,21-25)’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고 태양에 반사되어 빛을 낸다.
그게 때로는 초승이나 그믐달이 되어 적게 비추고,
반달이나 보름달이 되어 크고도 환히 비추기도 한다.
적게 든 많이 비추든
달은 그렇게 밤마다 자신이 그 어떤 어둠을 밝히는 존재임을 알린다.

그리스도인도 마찬가지일 게다.
우리 스스로 말씀의 빛을 비추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을 통해 말씀이신 그분께서 주인공이게 해야 하리라.
우리가 드러나도록 해 본들 그게 어떤 의미가 있으랴!


어둠을 밝히는 밤의 물체도 초승달처럼 부족하게 보름달처럼 환하게 비출 때도 있다.
적게 비춘다고 좌절할 것도 많이 비춘다고 자만할 것도 아니다.
얼마나 비추는지가 아니라 달처럼 나날이 비추는 게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존재 이유이다.
 

운명은 언제나 자신의 것이다.
아무도 그 운명을 어떻게 할 수 없다.
그러니 ‘운명에 끌려가기’보다는 ‘운명을 알아 밀고’가야 하리라.
삶의 본질은 기쁨이며, 인생의 근본은 즐거움이기에.
모든 것은 주님께서 주신 것이다.
그러니 서두를 이유가 없다.
천천히 베풀며 가도 인생은 늦지 않다.

신앙의 해다.
누구도 등불을 침상 밑에 두지는 않는다.
높은 곳에 두기 마련이다.
선행도 마찬가지이다.
모르게 베풀어도 언젠가는 드러난다.
그리하여 미래를 밝힌다.

시간이든 건강이든, 명예든 자식이든 ‘꼭 쥐고’ 있으면 오히려 떠나간다.
내어 놓고 나누어야만 주위를 벗어나지 않을 게다.
아니 준 것 만큼 더 보태어 되돌려 받는다.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게다.
주님이 함께하는 삶의 신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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