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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작은 정성하나가 큰 믿음으로/신앙의 해[75]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01 조회수333 추천수4 반대(0) 신고


                                        그림 : [터키]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 루멜리 요새

다윗 임금과 솔로몬 임금 통치에서 역사상 이스라엘은 가장 영화를 누렸다.
그 이래로 여러 세기에 걸쳐 그 나라는 내리막길을 치닫는다.
다른 민족에게 정복당하고 찢겨 나간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예수님 시대에도 로마 제국에 지독한 탄압을 받는다.
민족의 자존심은 무참히 무너졌고 나라의 위신은 끝없이 떨어졌다.
이러한 수모를 겪으면서 그들은 하느님 나라가 오면 영화로운 시대가 열리고,
선택받은 백성인 자신들은 뭇 민족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느님 나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믿음의 상징이 지금 레바논 지역의 삼나무이다.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이 숲의 찬양이 나올 정도인 이 나무들은
다 자라면 그 크기가 무려 60에서 90미터 이상이나 된단다.
그래서 온갖 새들이 삼나무에 둥지를 틀고 쉰다.
거대한 레바논의 삼나무가 모든 나무 가운데 가장 크듯이 하느님 나라가 오면
이스라엘은 모든 민족 가운데에서 가장 큰 민족이 되리라는 것이 그들의 믿음이었다.

‘예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마르 4,30-32)’
 

예수님은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된단다.
작은 믿음이 정성으로 나아가면 큰 믿음이 된다는 가르침일 게다.
아무리 작은 정성일지라도 믿고 따르다보면
역시 세월이 가져다주는 빛을 받아 보이지 않는 부분도 함께 어울려 크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발육이 왕성한 겨자 나무도 뿌리가 시원찮으면 자라날 수 없다.
언제라도 ‘보이지 않는 부분’이 ‘보이는 부분’을 좌우할 것이기에.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뿌리가 있어야하고 정성이 담겨져야 한다.
 

주님의 말씀은 ‘그 자체’가 능력이다.
숱한 병자들을 고치셨고 악한 기운을 몰아내셨다.
풍랑을 재우고 죽은 사람까지 살리셨다.
모두 ‘말씀’으로 하신 일이다.
그러므로 그분 말씀의 씨앗을 각자의 ‘마음의 밭’에 심어야 한다.
우리는 이 씨앗이 뿌려진 밭을 좋은 땅으로 만들어야 하리라.

우리의 몸도 ‘땅’이요, 교회도 거대한 공동체로 공존하는 ‘아름다운 땅’이다.
그 안에는 살과 피와 뼈와 엄청난 세포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남아 있는 미지의 땅이기에
그 땅 구석구석에 주님의 ‘말씀’이 닿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가끔은 신앙생활을 돌아봐야 한다.
습관적으로도 기도하면서 정성을 되찾아야 할 게다.
건성으로 모시는 성체라면 감사의 시간을 늘려야 한다.
성당 안에서까지 세상 걱정을 할 이유가 없다.
분심도 습관일 게다.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된다고 했다.
작은 정성이 ‘삶 전체’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씨앗은 저절로 자란다.
하느님의 나라 역시 저절로 커진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절로 자라는 듯 보일 뿐이다.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뿌리가 있다.
뿌리는 깊은 땅속에서 싹을 준비한다.
이윽고 새싹이 돋는다.
저절로 자라는 것 같지만 사실은 뿌리가 물과 영양분을 올려 주고 있다.
뿌리의 활동이 없으면 싹은 결코 자랄 수 없다.
그런데 뿌리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면 이미 뿌리가 아닌 것이다.

신앙생활에도 보이지 않는 뿌리가 있다.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없는 부분인 그것을 잘 가꾸어야 한다.
그 부분이 튼튼하면, 줄기는 싱싱해지고 꽃과 열매는 자동적으로 알차게 맺힌다.
보이지 않는 기도 생활이 뿌리이리라.
보이지 않게 성사 생활에 힘쓰는 것이 뿌리일 게다.
남모르게 베푸는 선행이 살아 있는 뿌리의 역할이다.

정성은 보이지 않는 부분을 잘 보호할 때 빛을 발한다.
겨자씨 역시 뿌리가 시원찮으면 잘 자라지 않는다.
신앙의 해를 보내면서 믿음의 삶뿐만 아니라 가정생활에도
보이지 않는 부분에 정성을 쏟자.
그러면 보이는 곳이 저절로 훤해진다.
생동감이 생긴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의 ‘겨자씨의 비유’에서,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된다고 하셨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정성을 들이면 큰 것으로 바뀐다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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