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01 조회수352 추천수3 반대(0)

어제는 봄날처럼 따뜻하더니, 2월의 첫날인 오늘은 비가내립니다. 같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지만 사람에 따라서 그 의미는 다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봄을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봄을 알리는 생명의 비가 될 것입니다. 오늘 야외로 여행을 가기로 한 사람에게는 약간은 우울한 비가 될 것입니다. 제게는 오늘 내리는 비가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사랑의 비처럼 느껴집니다. 오늘 서울대교구에서는 사제서품식이 있습니다. 새로이 사제직에 오르는 분들에게 축복과 은총의 비가 내린다고 생각합니다. 22년 전에 저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풍성한 결실을 맺었는지 돌아봅니다. 많이 부족하고, 아쉬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오늘 사제서품을 받으시는 분들께서는 풍성한 결실을 맺는 사제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예전에 첫미사를 봉헌할 때, 들려주신 신부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새 사제가 앞으로 살아가야할 삶의 방향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첫째는 기도하는 것입니다. 매일 한 시간씩 기도를 한다면, 미사시간 30분 전에는 고백소에 들어가서 신자들을 기다린다면 일단 기초는 되는 것입니다.
둘째는 책을 읽는 것입니다. 책은 지혜의 샘이라고 했습니다. 신학, 인문학, 역사, 경제와 관련된 책들을 꾸준히 읽는다면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있고, 세상의 것들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을 찾을 수 있습니다.
셋째는 강론을 잘 준비하는 것입니다. 신자들은 잘 준비된 사제의 강론을 통해서 위로를 얻고, 용기를 내며,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의 선포는 사제에게 주어진 큰 사명이며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넷째는 운동입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 수 있습니다. 내가 건강하지 못하면 남을 위해서 봉사하기 어렵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자신감이 있고, 의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동창 중에는 영성도 뛰어나고, 강론도 잘하고, 모든 면에서 뛰어났지만 건강을 잃어서 휴양을 하는 분이 있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섯째는 겸손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이 겸손입니다. 그분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 것도 겸손입니다. 사제의 겸손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꽃과 같습니다.

저도 이번 주일에 새 사제의 첫 미사에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새 사제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아프고, 외로운 이들을 위한 봉성체를 정성껏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본당에 장례가 나면 먼저 빈소를 방문하고 고인을 위한 연도를 해 드리면 좋겠습니다. 먼저 말하기 전에 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잘 듣기만 해도 치유가 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꽃은 아름답기 때문에 벌과 나비가 날아오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꽃에는 향기가 있기 때문에 벌과 나비가 가까이 하는 것입니다. 사제는 무엇보다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히브리서에서 말씀하는 것처럼 ‘인내’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내는 쓰지만 그 결과는 달기 때문입니다.

신학생 때 불렀던 교가를 생각합니다.
‘진세를 버렸어라! 이 몸마저 버렸어라!
깨끗이 한 청춘을 부르심에 바쳤어라!
성신에 그늘으심 아늑한 이 동산에
우리는 배우리라 구원의 Veritas!’

오늘 사제서품을 받는 분들을 위해서 기도 중에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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