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겸손 된 정성과 진솔한 애절함으로/신앙의 해[7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06 조회수614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터키] 이스탄불 톱카프 궁전 성 이레니우스 성당

열두 해 동안이나 몹쓸 병으로 하혈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 부었지만,
아무 효험도 없이 상태만 더 나빠졌다.
그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군중에 섞여 예수님 뒤로 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다.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과연 곧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그렇게 하였는지 보시려고 사방을 살피셨다.
그 부인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알았기 때문에
예수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다 아뢰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마르 5,34)’
복음의 가장 감동적인 대목 중의 하나가 하혈하는 부인의 치유 이야기이다. 
 

‘그래 좋아. 병이 낫지 않아도 좋아.
이 서러운 운명을 알아만 주셔도 나는 한이 없겠어.’
그녀는 예수님 앞에 감히 나서지도 못하고 멀찍이 따라간다.
그러다 애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그분의 옷자락에 손을 대었다.
그녀의 마음에 뜨거움이 전해졌다.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무슨 말씀입니까, 선생님.
사람들이 저렇게 밀쳐 대고 있는데 선생님의 옷에 손을 댄 사람을 찾다니요?’
‘아니다. 누군가 내게서 기적의 힘을 빼냈다.’


이 말에 여인은 깜짝 놀란다.
자신에게 일어난 기적을 비로소 느꼈기에.
울며 엎드린 여인에게 예수님의 음성이 들린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지만
누구에겐 꼭 털어놓고 싶은 자신만의 부끄러운 비밀이 있으리라.
정신적인 것, 육체적인 것이든지 간에 자신만이 안고 있는 말 못할 아픔이
삶을 늘 무겁게 만들고 내적 자유를 잃게 만들게다.


하혈하는 여인이 바로 그 경우이다.
당시에 하혈하는 여자는
구약의 율법에 따라 ‘불결한 여자’로서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부정한 여인이었다.
그래서 그 여인은 열두 해라는 그 지긋지긋한 세월을,
혼자서 말 못하는 부끄러움과 아픔을 안고 남몰래 의사들을 찾아다녀야만 했다.

이제 그 여인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예수님 그분의 치유 능력에 의탁하는 것이었다. 불결한 몸이지만 감히 용기를 내어 두려움에 떨며
몰래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된 것이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인을 돌아보시며 말씀하십니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도둑질하듯 몰래 다가간 낯모르는 여인에게
예수님의 부름이 그녀의 귓가에 메아리쳤다.
그 여인이 남몰래 앓고 있던 부끄러움도,
두려움도 이 따뜻한 사랑의 말씀 한마디에 눈 녹듯 사라졌으리라.
 

예수님과의 만남은 이런 것이다.
우리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는 이런 만남을 갖고자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만남 앞에서 엉엉 울며 나만의 아픔을 하소연하고 싶어질 게다.
가장 좋은 것은 감실 앞에서 성체조배하며 기도하는 것이다.
나의 믿음과 기도가 간절해질수록 주님의 말씀도 선명하게 들리리라.
“오늘 내가 너를 구원하였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 모두는 예수님의 음성과 사랑의 표정을 상상할 수 있다.
감동과 환희로 얼룩진 여인의 모습도 그려진다.
따뜻함이 흐르는 것 같다.
믿음의 결과는 이렇듯 감동적이다.

그렇다.
예수님은 언제나 사랑으로 응답하신다.
우리가 얼마나 겸손 된 정성으로 다가가는지,
얼마나 진솔한 애절함을 지닌 채 다가가는지가 단지 문제일 게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