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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07 조회수850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2월 7일 연중 제4주간 목요일



Jesus summoned the Twelve
and began to send them out two by two.
(Mk.6,7)

 
제1독서 히브 12,18-19.21-24

 
형제 여러분, 18 여러분이 나아간 곳은 만져 볼 수 있고 불이 타오르고 짙은 어둠과 폭풍이 일며 19 또 나팔이 울리고 말소리가 들리는 곳이 아닙니다. 그 말소리를 들은 이들은 더 이상 자기들에게 말씀이 내리지 않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21 그 광경이 얼마나 무서웠던지, 모세는 “나는 두렵다.” 하며 몸을 떨었습니다.
22 그러나 여러분이 나아간 곳은 시온 산이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도성이며 천상 예루살렘으로, 무수한 천사들의 축제 집회와 23 하늘에 등록된 맏아들들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또 모든 사람의 심판자 하느님께서 계시고, 완전하게 된 의인들의 영이 있고, 24 새 계약의 중개자 예수님께서 계시며, 그분께서 뿌리신 피, 곧 아벨의 피보다 더 훌륭한 것을 말하는 그분의 피가 있는 곳입니다.


 
복음 마르 6,7-13

그때에 예수님께서 7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8 그러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9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10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11 또한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12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13 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 주었다.



피교육자가 되면 왜 이렇게 될까요? 잠을 많이 잤는데도 불구하고 괜히 졸리고, 또 많은 것을 먹어도 저녁때만 되면 괜히 출출해지는 것은 왜 그럴까요? 저는 평상시에 3~4시간밖에 자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밤 11시면 자고 아침 5시에 일어나는, 그러니까 평소의 2배 이상의 잠을 자고 있지요. 그리고 이렇게 많이 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의 시간에 졸고 있는 제 자신을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어제 아침 첫 강의에서 저도 모르게 졸고 말았습니다. 졸지 말아야지 하면서 계속해서 제 허벅지를 꼬집었지만 몰려오는 졸음에 그만 눈을 감고 말았지요. 그런데 오전 강의가 끝나고 제 뒤에 앉아 있던 신부님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강의가 졸리지 않나봐. 꼼짝도 하지 않고 잘 듣고 있던데? 나는 못 견디겠더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졸았던 것이 아니라, 미동도 없이 눈만 감고 잠을 잤나 봅니다. 이러한 저의 뒷모습만을 보고서 강의를 잘 듣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셨던 것이지요. 그러나 사실은 계속해서 졸고 있었습니다.

‘조는 모습을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동시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즉, 겉으로는 남에게 좋은 모습을 보였을지 몰라도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았기 때문이지요. 지금이라는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헛된 모습 그리고 잘못된 모습만을 남기고 있는 저였기 때문입니다.

어제 피정에 참석하고 있는 사제들과 함께 하는 미사 때 제대 위에 올라가 영성체를 하는 순간, 주님께서 왜 이런 사랑을 주실까 싶었습니다. 주님을 이렇게 편하게 내 안에 모실 수 있으며, 제게 이렇게 많은 능력을 주시고, 또 주님 안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 저 혼자만 그러한 사랑을 누리라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는 삶 안에서 주님께서 주신 사랑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라는 것이지요.

주님께서 당신의 살과 피를 우리를 위해 내어 주셨듯이, 우리 역시 이웃들에게 살과 피를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합니다. 나만 잘 되면 그만, 나만 좋은 평가를 받으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좀 엉뚱한 명령을 내리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고생 좀 하라고 이런 명령을 내리신 것일까요? 아닙니다. 예수님의 파견 목적에 더욱 더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물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주님의 사랑에 집중하고 이 사랑만을 세상에 전하라는 것입니다.

지금 내 자신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를 묵상해보셨으면 합니다.

 

오늘의 문제는 싸우는 것이고 내일의 문제는 이기는 것이며 모든 날의 문제는 죽는 것이다(빅토르 위고).



사제들과 함께 하는 미사 중의 영성체.



나도 누가 차려주는 밥 먹고 싶다

어제 갑곶성지에 있을 팔 깁스를 했다는 이야기를 새벽 묵상 글에 썼었지요. 그 당시 저는 식복사 없이 혼자서 거의 모든 것을 다 할 때였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밥하는 것이었지요. 물론 밥이야 전기밥솥이 해주니까 걱정 없지만, 문제는 찌개며 반찬입니다. 이것을 하는데 시간도 꽤 걸리고, 제가 하는 것은 왜 이렇게 맛이 없을까요? 그러다보니 항상 말하는 것이 “나도 누가 차려주는 밥 먹고 싶다.”는 것이었지요.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팔이 부러지는 사고가 난 것입니다. 양 팔에 깁스를 했으니 당연히 밥을 해 먹기가 쉽지 않았지요. 그래서 주로 밖에 나가서 사 먹기 시작했습니다. 즉, 이제 누가 차려주는 밥을 먹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못하는 밥이지만 그래도 제가 한 밥이 더 낫더군요. 밖에 나가서 사 먹는 밥은 비싸기도 하지만, 조미료 때문인지 금방 질리는 것입니다.

그 뒤로 소원이 바뀌었지요. “내가 차려주는 밥 먹고 싶다.”라고…….

지금의 행복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 내게 말씀하시는 주님의 뜻도 알아들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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