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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삶의 목표(目標)와 도반(道伴) - 2013.2.7 연중 제4주간 목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07 조회수403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2.7 연중 제4주간 목요일 히브12,18-19.21-24 마르6,7-13

 

 

 

 

 


삶의 목표(目標)와 도반(道伴)

 

 

 

 

 


엊그제 내린 눈으로 설화(雪花) 가득한 아름다운 설경(雪景)입니다.

수도원을 찾는 모든 이가

불암산 설경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은 표정들입니다.

 

20년 전이나 오늘이나 세월 흘러도 늘 새로운 자연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영혼 역시

아무리 세월 흘러도 설경 같이 늘 새롭고 아름다울 것입니다.

 


소욕(小欲)이나 소추(小醜)란 말은 없는데

노욕(老欲)에 노추(老醜)란 말이 있다는 게 의미심장합니다.


젊었을 때는 욕심도 매력 있고 아름다울 수 있지만

노욕은 노추로 직결되니 나이 들어간다는 게 참 힘들게 느껴집니다.

 


새삼 삶의 목표와 도반(道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보이는 목표는 물론이고

보이지 않는 목표가 선명해야 욕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생존에 급급하다 보니 목전의 목표에 올인하는 경우는 얼마나 많은지요.

또 목전의 목표조차 분명치 않아 시간 탕진하는 이들도 꽤 많을 것입니다.

 


어느 자매님의 말도 생각이 납니다.

 


“주변을 보면 목표 없이, 중심 없이 사는 이들 너무나 많아요.

  저도 많은 시간을 낭비하면서 목표 없이 열심히 살았어요.”

 


목표를 잃고 열심히 산다는, 맹목적 열심의 삶이 참 위태해 보입니다.

돈이라는, 일이라는, 지위라는 목표가 달성됐을 때 그 과정 동안 망가진

심신과 이후의 심리적 공황은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요.

 


영원한 목표인 하느님을 찾는 열정이 사라지면

영혼의 표류에다 부단히 소유욕의 유혹에 휘둘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우선적인 게 보이지 않는 영원한 목표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바로 하느님이, 하느님의 일이 영원한 목표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나아간 곳은 시온 산이고 살아계신 하느님의 도성이며

  천상예루살렘으로, 무수한 천사들의 집회와 하늘에 등록된 맏아들들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오늘 히브리서의 천상예루살렘이 상징하는바 영원한 목표인 하느님이요

바로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부르심과 파견’의 구조로 이루어진

우리 삶의 존재이유를 깨닫는 미사시간입니다.


제자들의 영원한 목표인 하느님의 일은

부르심과 파견의 리듬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런 하느님의 일은 은퇴나 정년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회개의 선포와 구마와 치유의

하느님의 일을 목표로 한 제자들의 영혼은 강건할 수뿐이 없습니다.

 


하느님이라는, 진리라는, 하느님의 일이라는 영원한 목표를 추구할 때

비로소 정신적 존재, 영적 존재라 칭할 만하며

이런 이들이 진정 강한 사람들로 세상 욕심에 초연합니다.

저절로 소유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습니다.

 


주님의 명령이 없어도 아마 제자들은 짐이 되는 빵, 여행보따리, 돈을

내려놓고 최소한도의 소유만 지녔을 것입니다.

영원한 목표와 함께 가는 내외적 자유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라.

  그러면 누구나 너를 사랑할 것이다((Love God and everyone will love you).”

 


“하느님을 경외하라.

  그러면 너는 모두로부터 존경을 받을 것이다(Fear God and you will be revered

  by all).”

 

 

 


어제 읽은 글귀가 생각납니다.

진정 영원한 목표인 하느님을 사랑하고 찾는 이는

모두의 환대와 사랑을 받게 되니

무소유의 삶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삶의 목표와 더불어 도반이 필수입니다.

영원한 목표를 함께 하는 도반입니다.


하여 예수님도 도반이 되어 함께 살라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십니다.

 


우리 수도승들 역시

도반 공동체를 이루어 영원한 목표인 하느님을 찾습니다.

서로 좋은 도반이 될 때 이상적인 친구요 부부임을 깨닫습니다.

 


아름다운 도반 관계의 부부를 소개합니다.

한 달 전 출소한 정봉주 전 의원의 인터뷰 대목입니다.

 

 

 


-부인께서 이제 좀 편안히 살자고 하시지 않아요?

 


“아내는 제 삶을 너무 즐거워해요.

  흥미진진하잖아요.

  변화무쌍하니 바가지 긁을 겨를이 없어요.

  아내가 인테리어를 하는데 무지 예민하고 변덕이 심해요.

  평범한 사람 만났으면 못 살았죠.

  제가 또 무척 자상해요.

  85년에 만나서 지금까지 매주 심야영화를 보러가요.

  감옥살이 하면서 사랑이 더 깊어졌죠.

  아내가 일주일에 두세 번 씩 면회 다니느라 지구 4분의 1바퀴를 돌았어요.

  2월에 아내와 함께 경북 봉화군 명호면 비나리 마을로 이주해요.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서예요.”

 

 

 


참 아름다운 도반의 부부입니다.


영원한 목표를 공유할 때 참된 도반의 관계가 형성됨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영원한 목표인 당신을 찾는 우리 모두에게 도반 공동체를 이루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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