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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롭게 시작하는 또 한 해를/신앙의 해[8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0 조회수324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터키] 이스탄불 블루 모스크 내부 정원

우리나라 고유 명절인 설날이다.
올 설날에도 하느님의 축복을 많이 받으시길 빈다.
요즘 많은 사람이 힘들게 살아간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힘든 나날을 보내시는 분들도
자신들의 처지가 내일은 좀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 속에 살아갈 게다.


이렇듯 희망은 가진 이나 못 가진 이,
배운 이나 못 배운 이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에게 부여된 특권이다.
희망은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며 내일에 대한 꿈이다.
희망은 다함없는 하느님의 생명력이리라.

‘설’의 어원은 ‘살’이나 ‘선다.’라고 한다.
‘살’은 한 살 더 먹는 날이라는 뜻이고,
‘선다.’는 장이 서는 것처럼 일 년이 시작되었다는 뜻이라나.
그러나 어떤 학자들은
‘삼가다.’ 또는 ‘조심하여 가만히 있다.’는 뜻에서 나왔다고도 주장한다.
우리 조상들은 이렇듯 한 해를 시작할 때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일찍부터 가르쳤다.


우리 조상님들이 인간의 삶은
결코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전능하신 신의 도우심과 조상들의 은덕이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일 게다.
음력으로 또 한 해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자신의 능력에 자신만만해 하지 말고
하느님의 은총과 조상들의 도움을 구하는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루카 12,39-40)’
 

설을 맞이해 ‘깨어 있으라.’라는 말씀을 묵상해 본다.
‘깨어 있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에는
우리말에서 ‘깨’로 시작하는 낱말들을 곰곰이 관찰해 볼 수 있을게다.
깨끗하다, 깨다, 깨뜨리다, 깨닫다, 깨우치다, 등등.
이러한 낱말들의 공통점은
‘깨’라는 말이 무언가 부수거나 치워 버리는 것을 가리킨다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신앙의 의미에서 ‘깨어 있다.’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과거의 묵은 자기 자신을 깨뜨리는 것일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부수는 것,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온갖 허물을 깨끗이 치우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지난 한 해의 낡은 삶에서 깨어나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것이다.

그렇다.
참된 주인이신 예수님을 맞이하려면 언제나 깨끗함을 유지해야 하며,
자신을 깨뜨려야 할 게다.
그러할 때에 우리는 잠에서 깨어나 기쁜 마음으로 주님과 친교를 맺을 수 있으리라.
 

음력으로 또 한 해가 지났다.
양력과 달리 음력설을 맞아 우리는 조상들의 은덕을 생각해보자.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많다는 것을 잘 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은총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그리스도인들은 잘 알고 있다.


또 새로운 한 해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움을 하느님께 구해야겠다.
또한 우리는 늘 깨어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축복하러 오셔도
우리가 깨어 있지 않으면 그 도움을 놓치게 마련이기에.
 

조상님들을 통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하느님께서
이제 또 다른 마음의 다짐을 갖도록 한 해를 주셨다.
경건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돌아가신 분들의 영원한 안식을 청하면서
차분하게 내일의 희망을 설계하자.


우리 민족의 크나큰 명절인 설날이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음력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또 한 해를 맞이하면서
‘삼가고 조심하라.’라는 의미의 ‘설’이라는 말을 깊게 되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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