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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찬미의 축복 -행복하여라, 주님을 찬미하는 사람들! - 2013.2.10 주일 설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0 조회수312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3.2.10 주일 설 민수6,22-27 야고4,13-15 루카12,35-40

 

 

 

 

 


찬미의 축복

 

-행복하여라, 주님을 찬미하는 사람들! -

 

 

 

 

 


오늘은 설날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우리 젊은 수사님들은 아침기도 후 어른 수사님들께 세배를 드리며

서로 새해에 주님의 축복을 빌었습니다.

세뱃돈도 두둑하게 받으니

꽃처럼 활짝 피어난 축복 받은 아름다운 얼굴들로 변했습니다.

이어 웃음 가득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게 끓인 떡국을 먹으니

모두 아이들처럼 행복해 보였습니다.

 


하느님은 한 번의 축복으로 부족하여 1월1일 신정에 이어

또 음력 1월1일 설날에 축복을 내려주십니다.

 


어제 저녁 성가시간에 재미없고 까다로운 연중5주일 화답송을 연습하다가

다시 설날에 맞춰 1월1일 천주의 모친 대축일 화답송 후렴을 노래하니

아연 활기가 샘솟는 듯 흥겨운 분위기로 돌변했습니다.

 


“하느님, 우리를 어여삐 여기소서. 우리에게 복을 내리옵소서.”

 


방금 부른 화답송 후렴 얼마나 좋습니까.

이런 기도가 하느님의 축복을 받아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이 또한 찬미의 기도입니다.

 


하느님의 축복을 받아 내는데 찬미보다 더 좋은 기도는 없습니다.

하느님 축복의 통로가 하느님 찬미입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더불어

위로부터 쏟아지는 축복의 은총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하리라.”

 


지난 번 사제서품 식 때, 새롭게 와 닿은 화답송 시편 후렴이었습니다.

자나 깨나, 기쁘나 슬프나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할 때

행복한 삶입니다.


아침 성무일도 두 번째 후렴도 새삼스러웠습니다.

 

“세 소년이 불가마 속에서 입을 모아 하느님을 우러르며,

  주님 찬미받으소서 하고 부르짖었도다.”

 


바빌론 유배 중 다니엘을 비롯한 두 소년들은

불타는 화덕 속에서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하여 살아남았습니다.


불타는 화덕이 상징하는바 생존경쟁 치열한 세상일수도 있고

연속되는 시련의 공동체일수도 있습니다.


이런 화덕 같은 환경에서 하느님 찬미만이

우리를 살아남을 수 있게 함을 깨닫습니다.

하여 오늘 강론은 ‘찬미의 축복’에 대한 묵상 나눔이 되겠습니다.

 

 

 

 

 


첫째, 더욱 하느님을 사랑하여 알게 합니다.

 

바로 이게 찬미의 축복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아는 것보다 더 큰 축복도 없습니다.

하느님은 만복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평생공부가 하느님 공부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깨달아 알아가는 공부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없습니다.
 

하느님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축복을 내려주십니다.

사실 하느님이 제일 좋아하시는 일은, 기뻐하시는 일은 오직 하나,

당신 사랑하는 이들에게 축복을 내려주시는 일입니다.


이런 주님이시기에

당신 사제들에게 당신 사랑하는 이들을 축복하라 명령하십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이렇게 복을 빌어주면

하느님께서도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설날 미사를 통해서,

또 매일 계속되는 미사를 통해서 끊임없이

우리 모두에게 축복을 내려주시는 축복의 근원이신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 사랑에서 기쁨으로 바치는 찬미의 미사가

바로 하느님 축복의 직통로임을 깨닫습니다.

 

 

 

 

 


둘째, 더욱 겸손하게 합니다.

 

바로 이게 찬미의 축복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찬미하는 이들은 겸손합니다.

모든 덕의 어머니가 겸손입니다.

 

인자무적만 아니라 겸자무적입니다.


오늘 2독서는 장사하여 돈 많이 번 부자들에 대한 경고입니다.

돈과 겸손은 함께 가기 힘듭니다.

돈 많고 겸손한 사람 참 보기 드뭅니다.


몰라서 교만입니다.

탐욕이 눈을 가려 교만입니다.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이게 사람입니다.

모든 것이 다 지납니다.

하느님 빼놓고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삶의 허무를 깨달을 때 지혜입니다.

삶의 허무를 통해 하느님을 깨달아 알 때 비로소 겸손입니다.

 


하여 삶의 허무는,

외로움은 그대로 하느님이 우리를 부르는 초대장임을 깨닫습니다.

허무의 심연도, 허무의 블랙홀도

하느님이 함께 하시면 사랑의 충만으로 바뀝니다.

 

돈이 많아 부자가 아니라

마음이 겸손하여 하느님을 모신 자가 진정 부자입니다.

 


살아 온 뒤안길을 보면 굽이굽이 하느님 은총의 발자취의 곡선 길이지만

앞길은 한치 앞도 알 수 없습니다.

바로 이를 통절히 깨달을 때 겸손입니다.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이루는 것은 하느님이십니다.

결코 우리의 청사진대로 펼쳐지는 인생이 아닙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라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어제 읽은 ‘건축과 삶’이라는 글 중 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역사적으로 권력은 지지기반이 허약할수록 거대한

 기념비적 건축의 축조에 광적인 집착을 갖는다.’

 

 
건축만이 아니라 영적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허장성세(虛張聲勢)란 말도 있듯이 내적으로 허약하여 교만할수록

외적 장식에 몰두하여 주변 사람들을 주눅이 들게 합니다.

 


진정 내적으로 꽉 찬 겸손한 이들은

불필요한 외적 장식으로 주변 사람들을 주눅 들게 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꾸밈없는 소탈한 모습으로 주변을 편안하게 합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의 축복이 겸손한 사람이 되게 합니다.

겸손한 사람이 진정 복된 사람입니다.

 

 

 

 

 


셋째, 더욱 깨어있게 합니다.

 

바로 이게 찬미의 축복입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의 기도가 우리를 깨어있게 합니다.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구도자의 공통점은 깨어있음의 추구입니다.

 

진정 오늘 지금 여기 깨어 사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요.

깨어있을 때 진정 살아있다 할 수 있습니다.


맑은 기쁨, 맑은 행복도 깨어있음에서 옵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이,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가 목표하는 바도

깨어있기 위함입니다.


깨어있음은 빛이요 개방입니다.

깨어있을 때 심신도 빛나고 주변에 활짝 열려 있게 됩니다.

깨어있을 때 깨달음의 은총도 뒤따르고 마음도 깨끗해집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도 깨어있음입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유비무환입니다.

깨어있을 때 재앙도, 유혹도 피해 갑니다.

반대로 대부분의 재앙이나 유혹은 영혼이 잠들어 있을 때 옵니다.

 

환한 빛으로 깨어있는 동안은 어둠의 유혹이나 세력이 침투하지 못합니다.


깨어 맞이하는 죽음은 그대로 주님을 맞이하는 축복일 것입니다.

 

얼마 전 읽은 내용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할 말이 없으면 하지 말고,

배고프지 않으면 먹지 말고,

졸리지 않으면 자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또한 깨어있음의 수행입니다.

말 많이 하고, 밥 많이 먹고, 잠 많이 자면서

깨어 있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진정 깨어있는 영혼들은 행복합니다.

끊임없는 찬미의 삶이 우리를 깨어있게 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큰 축복을 주시고자

설날 미사에 초대해 주셨고

‘찬미의 축복’에 대한 적절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더욱 하느님을 사랑하십시오.

더욱 겸손해 지십시오.

더욱 깨어있으십시오.

 


바로 찬미의 축복이요,

이렇게 사는 이들에게 하느님은 축복을 내려주십니다.

 


배 밭 가득 덮은 하늘 은총의 흰 눈처럼,

주님의 축복이 우리 위에 가득 내리는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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