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자아와 책임전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1 조회수564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5주간 화요일


<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킨다.>


복음: 마르코 7,1-13






아담과 하와의 추방



     < 자아와 책임전가 >

           사람의 사회적 영향력에 꾸준한 관심을 보인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 박사는 자신의 책 설득의 심리학에서 사람마다 자신의 선택을 최고라고 믿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고 합니다. 즉 구매자는 일단 한 제품을 선택하게 되면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끝까지 믿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을 산 사람은 아이폰을 산 사람대로, 갤럭시를 산 사람은 또 그 사람 나름대로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주장합니다. 선거가 끝나도 박근혜씨를 뽑은 사람은 그 사람을, 문재인씨를 뽑았던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이 옳았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외국에 나가 언어를 배우다보니 우리나라에서 배운 영어를 거의 쓸 수 없었습니다. 10년 이상을 배웠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틀릴까 두려워하고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교육방법은 그 의미전달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문법을 틀리지 않는 위주로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믿으려는 마음 때문에 온갖 말도 안 되는 자기합리화를 하게 됩니다. 자기합리화는 나에게 고통이 닥칠 때 그것이 자신의 탓이 아니라 외부의 탓이라고 핑계를 대는 것을 말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하느님과 서로의 탓을 하게 된 것처럼, 핑계나 책임회피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자신 안에 자아가 일으키는 죄가 많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한 번은 로마에서 공부할 때 기숙사로 돌아오기 위해 택시를 탔습니다. 저의 직업을 묻기에 사제이고 로마에서 공부한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사제들도 결혼을 해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세계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는 성직자 아동 성추행 문제나 동성애 문제 등을 예로 들면서 사제들이 결혼하면 그런 문제가 없을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왠지 그분이 일부 사제들의 문제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사생활에 대해 물었더니 역시나 좀 문란한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다시 질문했습니다.

기사님도 결혼 해놓고도 그렇게 외도를 하시면서, 왜 사제들은 결혼을 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처럼 말씀하시죠? 사제가 결혼해도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고 싶었습니다.

기사님이 누구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다 자신의 문제입니다. 기사님은 사제들도 그러는데 네가 뭐 어때서?’라고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죄를 지었고, 그래서 고통 속에 있더라도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설득시키려 합니다. 이는 오랫동안 고해성사를 안 한 신자들이 오랫동안 성당에 나오지 않은 것 외에 고백할 죄가 없다고 말하는 것에서 잘 드러납니다. 정말로 고해성사를 듣다보면 자주 고해하는 사람들은 이것저것 많은 죄의 고백을 하지만, 몇 년 동안 성당에 나오지 않은 분들은 냉담했다는 것 외에 더 덧붙이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어떤 분들은 오랜 냉담으로 살다가 죽기 직전에도 자신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그러느냐고 따지기까지 합니다. 그분들이 실제로 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죄를 지은 것을 이미 마음 안에서 다 합리화 해 놓았기 때문에 죄라고 생각되는 것이 없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꼬집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들의 전통대로 자신의 손을 씻지 않고 식사를 하는 것을 보고는 예수님을 비판합니다. 남을 비판하기 좋아하는 것도 자기합리화입니다. 남들의 잘못을 더 크게 보게 되는 것은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을 때부터 자신의 죄책감을 감소시키기 위해 남의 탓으로 돌리게 된 이후로 모든 죄인들의 전유물이 되었습니다. 남의 잘못을 크게 보면서 자신의 잘못을 잊어버리고 합리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들은 부모에게 드릴 공양도 하느님께 바칠 예물이라는 뜻으로 코르반이라고만 하면 더 이상 부모에게 해 드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이것 또한 자신들이 부모를 공경하기 싫은 것을 전통이라는 핑계로 부모를 공경하라는 하느님 법을 어기는 자신들을 정당화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일본의 세계적인 부호이자 사업가인 내쇼날상표의 창업자 마쓰시다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아흔 넷의 나이로 운명할 때까지 산하 570개 기업에 종업원 13만 명을 거느린 대기업의 총수자리에 있었는데 사실 그는 아버지의 파산으로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하고 자전거 점포의 점원이 되어 밤이면 어머니가 그리워 눈물을 흘리던 울보였답니다.

그러던 그가 85년이 지난 후 일본 굴지의 기업의 총수가 되었는데 어느 날 한 직원이 마쓰시다 회장에게 물었습니다.

회장님은 어떻게 하여 이처럼 큰 성공을 하셨습니까?”

마쓰시다 회장은 자신이 세 가지 하늘의 큰 은혜를 입고 태어났다고 대답 했습니다.

그 세 가지 큰 은혜란, ‘가난한 것’, ‘허약한 것’, ‘못 배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직원이 이 세상의 불행을 모두 갖고 태어나셨는데도 오히려 하늘의 은혜라고 하시니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자, 마쓰시다 회장이 이렇게 대답하더랍니다.

나는 가난 속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서는 잘 살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다네. 또 약하게 태어난 덕분에 건강의 소중함도 일찍이 깨달아 몸을 아끼고 건강에 힘써 지금 90살이 넘었어도 30대의 건강으로 겨울철 냉수마찰을 한다네. 또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했기 때문에 항상 이 세상 모든 사람을 나의 스승으로 받들어 배우는데 노력하여 많은 지식과 상식을 얻었다네. 이러한 불행한 환경이 나를 이만큼 성장시켜주기 위해 하늘이 준 시련이라 생각되어 감사하고 있다네.”

 

성인들은 아무리 억울한 상황이 오더라도 핑계를 대지 않았습니다. 결국 핑계는 자아가 책임회피를 위해 자기합리화를 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가끔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는 부모님의 싸움에서도 자신의 탓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싸우시는 가운데 자신이 잘 할 테니 싸우지 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깨끗함은 이렇게 아무런 탓도 없는데 자신의 탓을 찾아내게 하지만, 더러움은 전부 자신의 탓임에도 수많은 핑계거리를 찾아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