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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겉과 속이 다른 체면치레만/신앙의 해[85]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2 조회수380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터키] 에페소 아르키디안 항구도로

우리도 이제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미 노인네가 된 육칠십 대가 부모님을 모시는 가정도 많다.
허나 많은 이가 여러 핑계와 구실로 나이 드신 부모님 모시는 걸 피하려 한다.
그러면서도 자기 자식에게는 꼼짝 못하고 매여 산다.
몸이 아픈 어느 황혼의 자매님이 늙으신 시어머니를 모시는 게 너무 힘이 든단다.


우리 삶의 한 단면이다.
부모님 공경은 세월이 흘러도 변할 수 없는 자식의 도리일 게다.
황혼의 나이에도 많은 어려움을 이겨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분들의 모습은
석양보다도 더 아름답다.
 

‘그런데 너희는 누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제가 드릴 공양은 코르반,
곧 하느님께 바치는 예물입니다.’ 하고 말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게 한다.
너희는 이렇게 너희가 전하는 전통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폐기하는 것이다.
너희는 이런 짓들을 많이 한다.”(마르 7,1-13)’
 

십계명의 처음 세 계명은 하느님 사랑이고 나머지 일곱은 사람 사랑의 계명이다.
그렇다면 십계명은 ‘사랑하라.’라는 것이리라.
이웃 사랑의 첫 계명은 ‘부모 공경’일 게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이웃 사랑의 첫걸음이다.
부모 공경의 구약 성경 내용은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는 자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라며 대단히 엄격하다.

‘코르반’은 히브리말로 ‘예물’이라는 뜻이다.
어떤 물건을 두고 말하면 그건 일반인은 사용 못하고 반드시 성전에 바쳐야 한단다.
신앙심이 깊어 코르반 서약을 하는데 부모를 모시지 않으려는 목적도 있었다.
코르반 서약을 한 물품을 결코 성전에 바치지 않는다.
소위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이었다.
그들은 종교를 내세워 인륜을 저버린 사람들이다.
예수님이 지적하신 것은 율법을 구실삼아
십계명의 하나인 부모 공경을 교묘히 회피하려 하는 자들의 위선이었다.

사실 ‘코르반’이란 말의 뜻은
유다인들이 돈이나 재산 등 자신의 것을 하느님께 봉헌한다는 일종의 서약문이다.
이렇게 바쳐진 재물은 신성한 것으로 여겨 일반인들은 사용할 수 없었다.
의미상으로 보면 코르반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께 자신의 것을
온전히 바치고자 서원하는 순수한 제사적 관습이었다.

예수님은서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의 이 코르반 서약의 악용을 꾸짖었다.
다시 말해 이웃이 어려운 처지에 빠져 있거나
심지어 부모님이 도움을 청해도 ‘코르반’이라면서 도외시 했다.
자신의 것을 나누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했기에.
곧 코르반 제도를 ‘종교적 가면’을 쓰고 자신의 체면이나 살리려고 이용한 것이다.

오늘날 교회가 화려한 성전을 지어 놓고 ‘주님을 위해서 봉헌한 것입니다!’라고 하고는 실제로는 가난한 이들에게 위화감을 준다.
이렇게 가진 자만의 교회로 만든다면 이를 두고 현대판 ‘코르반’이라 할 수 있을 게다. 우리가 성당에서 기도할 때 ‘주님, 사랑합니다.
저의 것은 다 주님의 것입니다!’라고 고백하면서
가난한 이에게 인색하면 이 또한 그분께 ‘가면’을 쓰는 격이다.

우리가 말로만 무성하게 치장하면서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종교적 체면치레를 위해 바리사이가 ‘코르반’을 외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의 신앙생활 태도는 어떠한지?
겉치레인 형식만 신앙인이지 삶의 내용은
속세의 계산에만 얽매인 것은 아닌지 곰곰이 되새겨 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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