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5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2 조회수301 추천수4 반대(0)


오늘 서울대교구의 많은 본당에서는 사제들의 인사이동이 있습니다. 저도 오늘 자리를 옮기면 10번째 이동을 하게 됩니다. ‘중곡동, 용산, 세검정, 제기동에서는 보좌신부로 지냈습니다. 적성과 시흥5동에서는 본당신부로 지냈습니다. 사목국에서는 교육담당 업무를 담당했고, 캐나다에서는 연수를 했습니다. 중견사제 연수를 마치고 오늘 용문 청소년 수련장으로 가게 됩니다. 22년 동안 본당에서만 사목을 했던 동창 신부가 제게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참 여러 곳을 다양하게 옮겨 다녔다!’

사목국에서의 일은 낯설고 생소했었습니다.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사를 섭외하고, 저 또한 강의를 하러 다녔습니다. 서울대교구는 본당이 200개가 훨씬 넘었습니다. 지구교육, 교구교육을 하면서 참 많은 곳을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적성본당은 아주 작은 곳이었습니다. 당시 서울대교구에서 가장 작은 본당이었습니다. 지금은 의정부교구로 분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적성에서의 3년은 제게 큰 은총과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꽃을 보고, 흐르는 시냇물을 보고, 자라나는 곡식을 보고, 순수한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들었던 것처럼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의 생활은 홀로서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빨래하고, 청소하고, 밥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체험을 했습니다. 외로움과 고독을 체험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문화가 다르고, 음식이 다르고, 언어가 다른 곳에서의 생활은 긴장과 새로운 기대의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용문 수련장에서의 생활이 시작됩니다. 청소년들과 함께한지 오래되었습니다. 10년이 훨씬 넘었습니다. 학생들의 의식, 생각, 문화를 잘 알지 못합니다. 학생들이 바라는 것, 고민하는 것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저에게 새로운 사목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교회의 어르신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또 배워 보려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모든 것을 알고 복음을 전하지는 않았습니다. 율법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세상의 지식에 대해서도 잘 몰랐습니다. 다만 그들을 믿고 사랑하시는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셨고, 그들에게 희망과 지혜를 주셨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통하는 주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 가르침은 낯선 곳의 긴장도 쉽게 풀어주고, 새로운 만남을 곧 친숙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것만 잘 지키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즐겁고 보람된 생활이 될 것입니다.

“남에게 원하는 대로 남에게 해 주는 것입니다. 먼저 말하기 전에 먼저 듣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충실하게 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둘을 식별하는 지혜를 청하는 것입니다. 교회에는 열심한 분들이 많습니다. 전문가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분들의 식견을 받아들이고, 그분들의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분들에게는 물질적인 보상보다는 그분들을 인정하는 겸손한 마음이 더 소중합니다. 사실 그분들 대 부분은 저 보다 더 풍요로운 삶을 사시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내가 필요해서 만나는 사람보다는 나를 필요로 하는 분들을 더 자주 찾아뵙고 만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기도와 사랑입니다.”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시는 신부님들, 사제서품을 받고 처음으로 사목현장으로 가시는 신부님들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분들 모두가 주님의 충실한 제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 중에 함께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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