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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2 조회수671 추천수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2월 12일 연중 제5주간 화요일



You disregard God's commandment
but cling to human tradition.
(Mk.7,8)

 
제1독서 창세 1,20─2,4ㄱ

 
20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에는 생물이 우글거리고, 새들은 땅 위 하늘 궁창 아래를 날아다녀라.” 21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큰 용들과 물에서 우글거리며 움직이는 온갖 생물들을 제 종류대로, 또 날아다니는 온갖 새들을 제 종류대로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22 하느님께서 이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 “번식하고 번성하여 바닷물을 가득 채워라. 새들도 땅 위에서 번성하여라.” 2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닷샛날이 지났다.
24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땅은 생물을 제 종류대로, 곧 집짐승과 기어 다니는 것과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내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25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집짐승을 제 종류대로,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온갖 것을 제 종류대로 만드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26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그가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집짐승과 온갖 들짐승과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것을 다스리게 하자.” 27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 28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
29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제 내가 온 땅 위에서 씨를 맺는 모든 풀과 씨 있는 모든 과일나무를 너희에게 준다. 이것이 너희의 양식이 될 것이다. 30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모든 생물에게는 온갖 푸른 풀을 양식으로 준다.”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31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엿샛날이 지났다.
2,1 이렇게 하늘과 땅과 그 안의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2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에 다 이루셨다. 그분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 3 하느님께서 이렛날에 복을 내리시고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여 만드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그날에 쉬셨기 때문이다.
4 하늘과 땅이 창조될 때 그 생성은 이러하였다.


 
복음 마르 7,1-13

그때에 1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예수님께 몰려왔다가, 2 그분의 제자 몇 사람이 더러운 손으로, 곧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았다. 3 본디 바리사이뿐만 아니라 모든 유다인은 조상들의 전통을 지켜, 한 움큼의 물로 손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으며, 4 장터에서 돌아온 뒤에 몸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이 밖에도 지켜야 할 관습이 많은데, 잔이나 단지나 놋그릇이나 침상을 씻는 일들이다. 5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어째서 선생님의 제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
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사야가 너희 위선자들을 두고 옳게 예언하였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7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8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9 또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너희의 전통을 고수하려고 하느님의 계명을 잘도 저버린다. 10 모세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리고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는 자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였다. 11 그런데 너희는 누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제가 드릴 공양은 코르반, 곧 하느님께 바치는 예물입니다.’ 하고 말하면 된다고 한다. 12 그러면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게 한다. 13 너희는 이렇게 너희가 전하는 전통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폐기하는 것이다. 너희는 이런 짓들을 많이 한다.”



제 묵상 글을 매일 읽으시는 어떤 분이 제게 메일 한 통을 보내셨습니다. 이 메일에는 본당 신부님에 대한 실망이 적혀 있었지요. 그날도 새벽에 저의 묵상 글을 읽고서 새벽미사에 참석했는데, 본당신부님께서 강론을 저의 글을 그대로 읽으셨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본당신부님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맥이 빠졌다는 내용의 메일이었습니다.

우선, 메일을 읽자마자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왜냐하면 ‘내 글이 명작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지요. 물론 제 글이 명작은 아니라는 사실을 당연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 읽히게 되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 정도의 글인가요? 보통 명작은 어떻습니까? 몇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두고두고 내 마음에 간직하기 위해서 몇 번을 읽지요. 그런데 ‘내 글은 두 번만 읽혀도 짜증이 날 수 있구나.’라는 부끄러움이 생기더군요.

그러나 많은 분들이 부족한 제 글을 사랑해주십니다. 댓글도 많이 남겨주시고, 이곳저곳으로 옮기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그렇다면 두 번만 읽혀도 짜증이 나는 아주 형편없는 글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제게 메일을 보내주셨던 분은 본당 신부님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 때문에 제 글을 듣고 실망과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부정적인 마음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형편없는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지요. 하긴 긍정적인 마음보다는 부정적인 마음의 흐름과 전염이 더 빠르다고 하지요. 한번 빠져들면 늪처럼 더 깊이 빠져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께 이렇게 메일 답장을 썼습니다.

“저는 지금 현재 13년째 인터넷에 묵상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똑같은 내용 없이(물론 제 부족한 기억력으로 비슷한 내용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요) 13년을 쓴다는 것이 제가 생각해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새벽에는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매일 쓰겠다고 약속을 했으니... 어떻게든 쓰기는 해야 하고요...

이렇게 어떤 의무감에서 쓴 글을 볼 때,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릅니다. 그러나 약속을 했으니 부끄러워도 그냥 올립니다.

그런데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에서는 달라집니다. 저의 부끄러운 글을 강론으로 말한다는 것이 신자들에게 얼마나 죄송스러운지 모릅니다. 부끄러운 차원을 넘어서 죄송스러워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미사 전에 인터넷을 뒤지게 됩니다. 그리고 정말로 좋은 강론이 있으면 그 강론의 내용을 참조해서 신자들에게 말씀 드립니다(물론 똑같이 읽는 것은 아닙니다). 저의 부족한 강론보다 신자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마 본당신부님도 이런 마음이 아니셨을까요? 솔직히 부족한 강론으로 분심 들게 하는 것보다는 인터넷이라도 뒤지면서 좋은 강론을 신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본당신부님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또 다른 부정을 낳게 된답니다. 그런데 이해하는 마음은 바로 주님의 사랑을 내 안에 고이 간직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우리들의 마음 안에 있는 부정적인 마음들을 싹 몰아내었으면 합니다. 대신 긍정적인 마음, 사랑의 마음으로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최선을 다했으면 합니다. 그때 내게 들리는 모든 말들이 명작처럼 그래서 또 듣고 싶은 말들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이 인간의 전통이 아닌,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소수의 헌신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마라(마거릿 미드).



신부님들과의 저녁식사. 너무 꺠끗하게 먹었죠?



실수를 하는 우리

일주일에 한 번, 어느 본당의 새벽 미사를 도와줍니다. 그런데 어제 이 새벽 미사에 가지 못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났고 아침기도를 하고 묵상 글 올리고, 여기에 아침 운동까지 마쳤을 때에도 6시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새벽 6시 30분 미사니까 충분히 갈 수 있는 상황이었지요. 문제는 새하얗게 깜빡 잊은 것입니다. 어제가 휴일이라는 생각만 했지 월요일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것입니다.

너무나도 죄송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신부님은 절대로 새벽 미사 빠지거나 지각하시는 않겠어요.”

저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저도 그럴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법이지요. 그런데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실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때 내가 한 실수에 대해서 되돌아보는 마음을 간직했으면 합니다.

나의 실수를 떠올린다면 다른 사람의 실수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로 어제 그 본당신부님께 죄송하다는 문자 메시를 보냈더니 이러한 답장이 왔습니다.

“어? 내가 미안! 새벽미사 없었는데~~ 알려주지 않아 미안해!”

정말로 다행이었습니다. 하느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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