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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3일의 비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3 조회수775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재의 수요일 후 목요일


<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복음: 루카 9,22-25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다


루벤스(RUBENS) 작, (1612)



     < "3일의 비밀" >

          인터넷에 보다보니 이런 근심거리를 읽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도와주러 지방에 가게 됐는데 일이 끝나고 주인사모가 사례를 못해 미안하다며 다른 분에게 무당집 복비를 건네주며 나를 꼭 데려가서 보게 해주라 했답니다.

영문도 모르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식사하러 가나 했더니 무당집이더군요.

기분 좋게 하루 휴무를 풀로 도와주고는 기분 완전히 잡치고 왔습니다. 집안 식구 모두가 성당엘 다니고 난 여유가 안돼서 계속 못 갔는데 최근 들어 어떻게든 다녀야겠다고 맘먹고 있었는데, 그 무당이 저를 보고 신 내림을 받아서 무당 할래?’ 이러잖아요.

암튼 저의 앞날에 재수 없는 온갖 모든 얘기들을 다하더라고요. 심지어 지금 네가 하는 일도 무시하고 절에 들어가던지 아님 무당 되던지 안 그러고 성당이나 교회를 가면 너는 병신이 된다.’ 이렇게 말하는 데 이거 원 사람 맘이라는 게 정말 미쳐버릴 것 같네요. 지금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내년 초에 뒤통수 제대로 때리고 끝장이 난다하고 안 그래도 요즘 권태기라 서로 조심하고 있는데, 그 사람까지도 지금 불신이 생기게 되고, 이럴 땐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누가 속 시원히 대답 좀 해주세요.”

 

우리 주위에는 성당에 다니면서 집안에 우환이 들끓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무서워서 성당에 다니지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들 마음 속에 성당 다니면 세상 모든 일이 다 잘 풀릴 것 같다는 기복신앙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저에게 세례를 받은 어떤 신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부님은 성당에 다니면 다 잘 된다고 가르치지 않고, 이제부터 가시밭길이 시작된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물론 신앙을 가짐으로써 얻는 은총과 영광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여전히 당신의 십자가 길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당신을 따르려거든 먼저 자기 자신을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곧 자기 자신을 죽이는 것입니다. 고통입니다. 그 이후에 부활의 영광이 옵니다. 십자가 없는 영광은 없습니다.

어떤 종교건 십자가의 고통은 제쳐놓고 믿기만 하면 이 세상에서 많은 복을 받는다고 말한다면 믿지 마십시오. 애벌레가 자신을 죽여 누에로 만드는 과정 없이 나비로 태어날 수는 없습니다. 여자가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고통을 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엄마가 된다는 것은 큰 영광이지만 엄마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고통도 있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종교는 영광을 이야기하는 종교가 아니라 영광을 받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종교입니다.

 

언제나 기쁨으로 얼굴이 빛나는 꽃장수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늘 그것을 궁금해 하던 한 단골손님이 어느 날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손님 : 할머니는 걱정 근심이 전혀 없으신가 봐요?

할머니 : 천만에요. 사람에게 걱정 근심이 없을 수가 있나요. 내게도 역경과 고통이 있답니다.

손님 : 그런데 어떻게 그리도 매일 기쁘게 사실 수가 있어요?

할머니 : ‘3일의 비밀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기 때문이랍니다.

손님 : ‘3일의 비밀이라니요?

할머니 : ‘3일의 비밀이란, 걱정거리가 생길 때마다 하느님께 기회를 드리고 3일을 기다리는 것인데, 이는 무덤에서 3일 만에 부활하신 주님을 믿는 것입니다. 때론 숫자대로 3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주님의 부활 원리는 늘 동일하답니다. 그래서 나에게는 어떤 암흑 같은 고난일지라도 광명의 열매로 끝난답니다.

 

이 할머니는 부활의 비밀을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그리스도에게 필수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 위해서는 우리의 뜻을 죽여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보상은 반드시 찾아온다는 믿음이 바로 부활신앙인 것입니다.

저도 신학교에 들어가면서 가장 버리기 힘들었던 것이 결혼을 안 하고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자 없이 사는 것을 매일의 십자가로 여기고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신학교에 들어가서는 갓등중창단에 들어갔습니다. 나의 노래가 음반이 되어 나온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렜습니다. 예전에 가수가 되는 꿈도 꾼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도할 때에도 노래가 계속 생각나서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때 깨달았습니다. 내가 신학교에 들어온 것이 내가 해 보지 못한 것을 하기 위해 들어온 것이 아님을 말입니다. 그래서 바로 중창단에서 탈퇴를 하였습니다.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자신을 버리라는 요구는 계속 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그러나 3일이 지나면 언제나 부활의 영광을 맛보았습니다. 노래를 하지 않아도 기도의 맛을 느끼게 해 주셨고, 유학을 가기 싫었지만 결국 마치고 나서는 당신을 더 알게 해 주셨습니다. 3일은 십자가와 부활의 원리입니다. 부활의 방법이 곧 생명의 주인이신 분의 뜻을 위해 나 자신을 죽이는 십자가의 삶임을 잊지 맙시다.

 

 








 
 

 

 
 

  오산 성당 홈페이지: http://cafe.daum.net/ca-o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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