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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의 기쁨으로 지는 십자가가/신앙의 해[8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4 조회수340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터키] 에페소 쿠레테스의 길

교리 시간에도 강론 중에도 수없이 들은 이야기이다.
어떤 이가 지옥 구경을 갔다.
마침 식사 시간이었다.
그는 지옥은 먹을 것도 마실 물도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을 게다.
그런데 놀랍게도 식탁에는 음식이 풍족하게 차려져 있었고
둘러앉은 이들은 하나같이 모두가 삐쩍 말라 있었다.
왜 그런가 보았더니 그들의 팔은 곧아서
그 음식을 집어 자기 입에 넣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 다음에 그는 천국에 가보았다.
놀랍게도 그곳 사람들의 팔도 구부러지지 않았다.
식탁의 음식도 지옥의 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도 그들의 얼굴은 살이 찌고 모두 평화롭고 행복에 차 있었다.
유심히 보니 그들은 음식을 집어서
자기 입으로 가져가지 않고 앞에 있는 이의 입에 넣는 것이었다.
그곳 사람들은 상대에게 음식을 먹여 주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루카 9,23-25)’
 

예수님은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만 살려면 결국 나도 죽고 너도 죽는단다.
너를 위해 나를 죽인다면 비로소 모두 살 수 있기에.
 

그 시대에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은 죄인 중의 죄인, 곧 사형수일 게다.
다시 되새겨보면,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날마다 자신을 버리고
당장 죽을 목숨인 죄인으로 취급되며 살아야 한다.’라는 말씀이리라.

나날이 죄인으로 취급되며 사는 삶이 믿는 이의 삶이다.
세상에서 의인이 아니라 죄인으로 인정받는 것일 게다.
자기를 죽이는 형틀을 메고
온갖 수모와 고초를 겪으면서 살아가기를 예수님께서는 바라신다.
이를 풀어보면 세상 안에서 인정받는 삶이 아니라
당신을 증언하는 가운데 스스로 버림받는 삶을 택하라는 뜻이다.
 

사순 시기에 우리는 부활을 준비해야 한다.
죽어야 부활할 수 있다.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려면 ‘자신의 십자가’를 지라고 하셨다.
‘자기 몫’의 십자가가 있다는 게다.
사순 시기는 ‘내 몫의 십자가’를 찾는 기간인가?
그 십자가에서 ‘죽는 연습’을 하는 시기일까?

그렇다.
죽어야 부활하리라.
부활은 어느 누구도 예기치 못한 일이다.
인간적 계산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일 게다.
죽을 각오로 기도와 묵상,
회개와 용서로 피눈물을 흘려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체험이다.
그러기에 신앙의 신비임에랴.
이런 체험이 없었다면 올 사순 시기에 꼭 겪게 해 주십사고 기도해 보시라.

신앙의 해를 사는 우리는 부활을 확실히 믿는 믿음의 사람이다.
부활은 전혀 예기치 못한 새로운 탄생이요 출발이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하늘의 이끄심’이다.
십자가를 져야 부활이 온단다.
십자가를 지는 ‘비참한 상황’을 극복해야 부활의 현실을 만날 수 있는 가르침일 게다.
이럴 진데 어쩔 수 없이 ‘지고 가는 십자가’가 아니라
부활의 기쁨으로 지는 자신만의 확실한 십자가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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