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주님께 집중하게 하여주소서.(루카 9, 22-25)
인류에게 미사성제를 내려주시고, 미사 때마다
주님의 살과 피를 주시는 하느님께서는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어린 시절 공소 마루바닥에서 미사를 드리고 아침저녁기도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난방기도 없이 추운 겨울에도 그냥 마루에서 방석하나 깔고 기도를 하였습니다.
지금은 성당마다 냉난방이 잘 되고, 또 장궤틀도 훌륭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장궤틀이 없어 무릎을 꿇을 수 없는
장의자들이 성당에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사를 드리다보면 장궤틀 놓는 소리에 분심이 들기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하늘에서 내려오신
예수 그리스도께 무릎 꿇고 경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개신교 신학자였다가 가톨릭의 모순점을 찾아 논박하기 위해서
가톨릭 전례에 참례했다가 가톨릭 신자가 된 스콧 한, 킴벌리 한 부부는
그의 저서 [영원토록 당신 사랑 노래하리다] 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어느 날 저녁 미사 후 성체거동이 있었다. 나는 그런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성체현시대가 지나갈 때 사람들이 줄줄이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생각했다.
이 사람들은 저것을 그저 빵이 아니라 주님이라고 믿고 있다.
저것이 예수님이라면 이들의 행위는 가장 합당한 예의를 갖춘 것이다.”
“성체현시대 안에 계신 분이 예수님이 아니라면,
이 사람들은 엄청난 우상숭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톨릭교회는 진정한 교회이거나 아니면 악마의 교회라는 것이다.”
그는 또 영성체를 하고 곧장 밖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주차장에 먼저 가고 싶어 그러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어디에 식사를 하러 가서 음식을 제공한
주인에게 감사인사도 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가?
더구나 우주의 주님으로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죽은
하느님이요 사람이신 그리스도를 받아 모셨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그처럼 놀라운 선물을 받고도 그분께 감사인사를 할 시간이 없단 말인가!
스콧은 이런 것을 빵조각을 받자 곧 밖으로 나간 유다를 빗대어
‘유다의 발뺌’ 이라고 했다.”
미사 전례가 조금씩 편리주의로 바뀌어가고 있고,
성체 공경에 대한 신앙심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사는 한 시간 내에 끝내야 하고, 강론도 길면 안되고,
감사의 마음 없이 습관적인 봉헌이 이어지고........
미사참례를 가서 우리가 무슨 행위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그 정도까지의 분심을 갖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사가 끝나면 썰물처럼 모두 빠져나가고 성당에 남아 기도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일미사시간 만이라도 온전히 자신을 버리고 주님 생각만 하면 좋겠습니다.
사랑의 주님, 저희가 부당한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미사전례 시간만이라도 온전히 주님께 집중하게 하여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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