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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이냐 죽음이냐? 생명의 길- 2013.2.14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4 조회수376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3.2.14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신명30,15-20 루카9,22-25

 

 

 

 

 



생명이냐 죽음이냐?

 

-생명의 길-

 

 

 

 

 


어제 어느 자매님의 일화를 통해 회개가 무엇인지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고라니가 막 달리고 있어 보니

  뒤에서 사람이 쫓고 있었어요.

  앞에는 강인데…순간 고라니는 멈추더니

  갑자기 턴(turn)하여 산 쪽으로 달아나 살아났습니다.

  참 아슬아슬했어요.”

 


듣자마자 즉시 튀어나온 저의 조언이었습니다.

 


“아, 턴(turn) 그게 바로 회개입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의 방향 전환, 바로 그게 회개입니다.”

 

 
바로 회개는 생명의 선택임을 깨닫습니다.

 
죽음을 향해 질주하는 눈 먼 자본주의 문명에, 세상 같습니다.

 

나라나 개인이나 모두 무한 경쟁 중에 주위를 살펴보지 않고

맹목적으로 앞만 보고 파멸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들입니다.

 


탈 성장의 사회가 도래한다는데 지속가능하지 않은 현재 삶의 패턴에서

턴(turn)하여 방향전환하지 않고는 파멸은 뻔합니다.


주님은 모세를 통해 오늘 우리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생명과 행복, 죽음과 불행을 내놓는다.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놓았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께 매달려야 한다.   

  주님은 너희의 생명이시다.”

 


하느님께, 믿는 이들에겐 '영원한 오늘'만 있을 뿐입니다.


바로 '오늘' 여기서 생명을, 행복을, 축복을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유혹에 끌려 다른 신들을 경배하고 그들을 섬기면 반드시 멸망할 것이다.’ 라는

말씀이 오늘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우리를 유혹하여

죽음의 파멸로 이끄는 우상들은 세상 곳곳에 널려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너희의 생명이시다’라는 말씀이 은혜롭습니다.

'생명'대신에 행복, 기쁨, 평화, 힘, 희망, 빛, 의미 등

긍정적인 모든 말을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주님은 우리의 모두라는 고백입니다.


얼마 전 형제들의 피정지도 시 묘비명을 쓰게 한 적이 있습니다.

 

“허무로다, 허무!”

 

한 형제가 내놓은 위의 묘비명을 보고 받은 충격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다음 묘비명과는 얼마나 대조적인지요.

 

“주님의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로다.”

 

생명의 빛이신 주님이 빠지면 허무의 어둠만 가득할 뿐입니다.


회개의 선택은 바로 오늘, 날마다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 말씀을 들으며 그분을 신뢰하는 이들은

주저 없이 회개와 더불어 생명의 주님을 선택합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바로 이게 생명의 길, 구원의 길인 십자가의 길입니다.

 


‘날마다’라는 말마디가 핵심입니다.

죽을 때가지 부단히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새롭게 출발해야 합니다.

 

자기 운명의 십자가, 책임의 십자가를 지고

날마다 자기(ego)로부터 엑서더스, 탈출하여 주님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바로 이게 순교적 믿음의 삶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 삶은

하느님을 향한 부단한 자기초월의 평생내적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길 말고 다른 구원의 길은, 사람이 되는 길은 없습니다.

 

주님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니,

매일 자기를 버리는 죽음을 길을 통해 참 나를 살게 되는 우리들입니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은들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지요.

 


바로 십자가의 길은 참 나를 사는 구원의 길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을 사랑할수록 주님은 십자가를 질 수 있는 힘을 주시어

제 십자가의 짐은 점차 감사와 기쁨의 선물로 변하게 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잘 따를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마지막으로 수도원 설립 25주년 기념감사제 때 나눴던 시의 마지막 연을

나누며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살았습니다.

 

저희에겐 하루하루가 영원(永遠)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다가 하느님께 갈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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