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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당은 병원과 같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5 조회수673 추천수14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재의 수요일 다음 토요일


<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


복음: 루카 5,27-32






마태오를 부르심


카라바죠 작, (1599-1600), 로마 콘타렐리 경당


     < 성당은 병원과 같다 >

            백이(伯夷)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은나라 말기와 주나라 초기에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는 원래 숙제와 함께 고죽국의 왕자였습니다. 그런데 부왕이 죽으면서 동생에게 왕위를 물려주자 숙제는 그 자리를 형에게 양보했습니다. 백이 또한 부왕의 유지를 어길 수 없다고 끝내 사양하자 둘은 함께 왕위를 버리고 주나라 문왕의 신하가 될 요량으로 중국 땅을 밟았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중국의 상황은 문왕이 죽고 그 아들 무왕이 군사를 일으켜 포악무도한 은나라 주왕을 멸하고 중국 천하를 통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런 일들이 모두 옳지 않다고 통박한 다음 자기네는 주나라 영향권 밖에서 살겠다고 수양산으로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으며 생활했다는 인물입니다.

그는 참다운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고 진정한 벗이 아니면 사귀지 않으며 악인이 있는 조정에서는 함께 벼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예 그들과 더불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그였기에 비록 제후들이 정중하게 초대하는 글을 보내와도 받기를 거절했습니다. 제후들도 함께 상종할 존재들이 아니라고 단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고고한 선비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수양산에서 고사리를 캐먹다가 굶어죽게 됩니다.

한편 유하혜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더러운 임금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작은 벼슬이라고 하찮게 여기지도 않았으며 관직에 나아가면 능력껏 소신대로 이를 처리해 나갔습니다. 이런 사람이기에 버림을 받아도 원망치 않고 가난을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그는 종종 나는 나, 너는 너다, 네가 비록 내 곁에서 벌거벗고 있다고 한들 자네가 어찌 나를 더럽힐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심하게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이었습니다. 폭우로 인하여 집이 허물어져 버린 옆집의 젊고 예쁜 과부가 혼자 사는 그의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유하혜는 즉시 방문을 열어주었고 둘은 한 방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 모종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는 세 번이나 벼슬길에 올랐는데 높은 지위에 앉았다고 즐거워하는 법이 없었고 낮은 지위에 앉았다고 해서 원망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그는 그저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고 부지런히 살았습니다.

 

여러분은 위의 두 부류 중에 어느 쪽에 해당됩니까?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불륜을 저지르는 이 세상 사람들이나 탐욕을 부리는 자들, 그리고 강도들이나 우상 숭배자들과 전혀 상종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아예 이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1코린 5,10)

어떤 분들은 성당 신자들에게 상처를 받아 냉담을 하기도 합니다. 그 분들에게 상처를 준 신자들도 잘못했지만 그 이유 때문에 성당에 나오지 않는 것도 잘하는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이 다 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자체도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먼저 그렇게 보았던 나는 온전한 사람이었나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는 스스로 완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실망을 하는 것입니다. 나와 같이 부족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 생각하면 실망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옛날에 한 공작새 부부가 예쁜 외동딸 공작새를 곱게 키워 숲으로 시집보냈습니다. 그런데 시집 간 딸이 얼마 되지 않아 잔뜩 풀이 죽은 채 친정으로 날아왔습니다. 엄마가 사연을 묻자 딸이 하소연했습니다. “엄마! 숲의 새들이 다 저를 따돌려요. 외로워 견딜 수가 없어요. 남편도 이해 못해요.”

노련한 엄마는 무엇인가 짐작하고 물었습니다. “, 숲에서 아무 때나 꽁지를 활짝 펴서 다른 새들 앞에서 뽐냈지? 내 말 맞지?” 딸은 엄마가 자기의 행동을 알고 있자 깜짝 놀라 말했습니다. “엄마! 우리 꼬리는 하느님의 선물인데 조금 펼치면 어때요?”

엄마가 말했습니다. “얘야! 하느님이 주신 것은 남을 부끄럽게 하라고 주신 것이 아냐! 골프에는 젠틀맨 골프 상식이 있는데 그것은 주위에 골프 치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절대 골프 얘기를 안 꺼내는 거야! 그 의미를 알겠니?” 딸은 고개를 끄덕이며 숲으로 날아가서 그때부터 다른 새들과 잘 어울려 지냈다고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혼자 고고한 척 하려고 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감기몸살과 장염이 찾아왔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아픈 사람들뿐이었습니다. 수액을 맞으면서 누워있는데 여기저기서 신음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병원이니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하는 소리였습니다. 그러나 병원에 아픈 사람도 있고 신음소리도 있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성당은 병원입니다. 병원에 건강한 사람들만 있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오로지 그리스도만이 건강한 의사들이고 우리들은 모두 환자들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당신은 의사로서 병자들을 위해 왔다고 하십니다. 그러니 성당에 있는 우리 모두는 건강한 사람들은 아닌 것입니다.

심지어는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사제까지도 완전한 건강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의사라고 다 어떤 병에도 걸리지 않게 건강한 사람들만 있을까요? 아닙니다. 다 아픈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성당에서 사제나 수녀님, 신자들끼리 서로 상처받았다고 성당에 안 나온다고 하지 말아야합니다. 이는 자신은 완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이곳에 끼고 싶지 않다는 말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죄인이기 때문에 불림을 받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오산 성당 홈페이지: http://cafe.daum.net/ca-o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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