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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희망신부님의 글)
작성자김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6 조회수355 추천수5 반대(0) 신고

, 제가 여기 있습니다.”(루카 5, 27-32) 

 

일상적인 삶 안에서 우리의 마음에 좋은 뜻을 일으키시고
우리를 통해서 하느님의 일을 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일반대학을 다니던 시절 늦가을 어느 날인가 밤에
비를 맞으며 집으로 오던 때가 있었습니다
.
마침 길에 한 사람이 술에 취한 듯 누워서 비를 다 맞고 있었습니다.
저는 저러다 심장마비로 죽을 수도 있는데, 하며
걱정을 하였지만 길을 그냥 걸어갔습니다
. 

5m, 10m 지나면서 자꾸 등 뒤에서 예수님께서 잡아당기는 것 같아 뒤로
돌아서 그 분에게 갔습니다
. 그러나 그 사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저는 집에 와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예수님 죄송합니다.
오늘 길에서 잠들어계신 당신을 모른 척 그냥 지나쳤습니다.”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 

그리고 대략 보름 뒤 저녁에 어느 할머니가 집에 가고 싶은데
눈이 어두워 집을 못 찾아 간다고 하셨습니다
.
저는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시간이 없다고 말하려 하다가, 지난 번 일이
생각나서 마음을 바로 바꾸고 할머니의 눈이 되어드리기로 결심하였습니다
. 

그날도 낮에 비가 내려 길은 질척했고 미끄러웠습니다.
할머니는 인근 시골에서 목장 집에 살고 계셨습니다.
황토길에 미끄러워 넘어지실까 염려되어 업어드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돌아서려는데 할머니께서 들어와 차라도 마시고 가라하셨습니다.
저는 약속이 있어서 안 된다고 하였는데 손녀딸도 있으니
꼭 차 한 잔만 마시고 가라 하셨습니다
.  

만일 그 때 제가 그 할머니 말씀대로 그 집에 들어가 차를 마셨다면
저는 지금쯤 신부가 아니라 신랑으로 살아갈지도 모르겠습니다
.
저는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나왔습니다. 

그 할머니의 청을 마다하고 친구에게 달려가는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발은 진흙이 묻어 질척질척하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기뻤습니다. 

그 당시 저는 신학교에 가려 고민하고 있었는데,
무엇이 부르심(성소)인지 몰라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었습니다.  

저는 그 때 그 두 사건을 통해서 예수님의 부르심을 깨달았습니다.
일상생활 안에서 좋은 뜻을 마음에 일으키는 것이
주님의 부르심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 

전에는 저의 마음 안에 사제직에 대한 열망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 바로
예수님의 부르심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
그래서 저는 회계학을 그만두고 회개하여 신학교에 가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은 일상적인 삶 안에서 하느님께
귀를 기울이면 언제나 들을 수 있습니다
.
세례를 받았다고 끝난 것도 아니고, 사제가 되었다고 끝난 것도 아닙니다.
본당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일상 삶 안에서 매일 주님께서는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나를 따라라.” 라는 예수님의 부르심에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그분을 따른 레위처럼 저희도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 제가 여기 있습니다.” 라고 응답하며
주님을 따르는 축복의 하루가 되길 기도합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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