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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혹을 물리치면서 나만의 새로움을 향해/신앙의 해[90]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7 조회수349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터키] 에페소 성모 마리의 집 외부

예수님께서는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사십 일간 악마의 유혹을 받으셨다.
그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 시장도 극에 달하셨으리라.
악마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라고 말하였다.
예수님은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것을 알렸다. 
 

이어 악마는 그분을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라고 말하자
‘성경에 기록된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라고 그에게 대답하셨다.
 

다시 악마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라고 말하자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라고 성경의 내용을 대답하셨다. 
 

사순 시기이다.
해마다 찾아오는 연례행사로 여길게 아니라
영적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로 삼아야 할 게다.
무언가 새로 시도한다는 것은 실패 때문에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그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이에겐 아무 발전도 없다.
예수님은 이 사순 시기에 우리에게 어떠한 삶의 모습을 바라시는지 묵상해 보자.
 

흔히들 우리 마음은 선과 악이 투쟁하는 싸움터란다.
그러기에 우리가 유혹에 걸려 넘어져 악의 편에 서면 결국 내적 힘을 잃는다.
그럴 경우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가야 할 길을 제대로 가지 못하게 될 게다.
악의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광야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것처럼
오로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그것을 뿌리치는 것뿐이다.
 

이렇게 우리의 삶에서 가장 바람직한 일은 아무런 유혹에도 뛰어들지 않는 것이리라.
그러나 그러한 이는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
예수님도 이렇게 세 번이나 유혹을 받으셨다.
우리에게는 이게 위안이다.
예수님을 유혹한 악마라면 당연히 우리도 유혹하기에.
그러니 유혹에는 예외가 없다.

‘나는 왜 여태껏, 나만 왜 이 유혹에 시달리는가?’
이런 분심이 들면 그 모진 악마의 유혹을 물리친 예수님을 떠올려보자.
유혹은 죄가 아니다.
윤리적인 그 무엇도 아니리라.
유혹은 그저 ‘유혹일’ 뿐이다. 
 

사순 시기에 우리는 악마가 예수님께 가한 유혹의 본질을 보았다.
또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막장의 고통에서도
유혹을 물리치시는 우리 예수님의 처절한 모습을 보았다.
위대함은 온갖 고통의 유혹에서도 그것을 끝내 물리치는 것이라나.

소설 ‘죄와 벌’의 저자 도스토예프스키를 위대하게 만든 것은
간질병과 사형수의 고통이었고
‘어린 왕자’를 쓴 셍텍쥐베리는
그를 일생 동안 대기 발령자로 살아가게 한 평가 절하의 고통이었단다.
음악의 거성 베토벤을 위대하게 만든 것도
끊임없는 여인들과의 실연과 청각 마비라는 음악가의 최대의 고통이었던 것이다.
 

고통은 불행이나 불운이 결코 아니다.
고통이란 도리어 행복과 은총을 위한 가장 아름다운 번제물이다.
지금 지나치게 행복하다면 그것은 곧 불행이다.
우리는 고통을 통해 비로소 스스로를 불사를 용광로 속에 들어갈 기회를 갖는다.
이 뜨거운 불 속에서 신의 손에 의해 아름다운 보석이 새롭게 빚어지기에.
이처럼 암석이 용광로 속에 들어가지 않으면 결코 값비싼 보석이 될 수 없을 게다.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서 물러갔다.(루카 4,13)’라고 복음은 알려 준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자신만이 지금 겪고 있는 유혹을 생각해 보자.
그게 예수님이 겪은 그 유혹에 감히 비할 소냐.
그분은 육신으로는 가장 마지막이라는
사십일 간의 그 고통에서도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셨다.
사순의 시기에 우리는 광야에서 예수님께서 받으셨던 그 유혹을 상기하면서
나만의 새로움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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