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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9 조회수762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2월 19일 사순 제1주간 화요일



Thy Kingdom come, thy will be done,
on earth as it is in heaven.
(Mt.6,10)

 
제1독서 이사 55,10-11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0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11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복음 마태 6,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7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8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10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11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12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13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14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15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어제는 제 동창신부들과 함께 양평에 다녀왔습니다. 10년 전 뜻밖의 사고로 주님 곁으로 먼저 간 동창신부의 부모님께 세배를 하기 위해서이지요. 주님 곁으로 간 동창신부를 대신해서 매년 세배를 드리러 갔는데, 작년에 부모님께서 양평으로 이사를 가셔서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먼 거리를 이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양평까지 가는 길, 약 1시간 30분 정도 가는 길에서 자주 마음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명히 부모님께 세배하러 가는 좋은 마음을 가지고 출발했는데, 갑자기 우리의 차 앞으로 끼어드는 차, 창밖으로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 속도를 내지 못해서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는 차 등등을 보면서 나쁜 마음이 문득문득 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주 불쾌한 말들을 쏟아내기도 했지요. 문제는 차를 타고 있었던 다른 동창신부들도 제 말에 동조하면서 문제의 차와 사람을 탓하더라는 것이지요.

마음은 이렇게 다른 이에게 전달됩니다. 좋은 마음은 좋은 마음으로 반대로 나쁜 마음은 나쁜 마음으로 전달된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인간들이 특별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내 마음에 따라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혹시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저처럼 나쁜 쪽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사실 우리들은 세상이 나를 기억해주기를 원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억에 남기 위해 어떻게든 다른 이들을 누르고 첫째 자리에 서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러한 삶은 우리를 너무나도 힘들게 만들뿐입니다. 반대로 내가 주체가 되어 세상을 기억한다면 어떨까요? 굳이 다른 이들을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기억들이, 내게 너무나도 소중한, 의미 있는 추억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나를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체가 되어 세상을 기억하는 적극적인 삶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좋은 기억, 좋은 마음을 간직하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이 아닌 사랑의 관계야말로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원하시는 모습이 아닐까요? 그래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시면서, 기도의 말미에 용서에 대한 말씀을 넣으셨지요.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용서하는 사람만이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 이 말을 다르게 표현하면 사랑하는 사람만이 주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을 통해서만 이 세상을 잘 기억하는 적극적인 삶을 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랑이라는 좋은 마음은 내 이웃들에게도 온전하게 전달되어, 주님의 기쁜 소식을 세상 곳곳에 알리게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한정된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라 용기 있게 사는 것이다(스티브 잡스).



우리보다 먼저 주님 곁으로 간 동창신부 부모님과의 식사.



하느님을 느끼고 체험하는 방법

부모님께 대드는 아이들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자신의 부모는 너무 고지식해서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의 말 한 마디에 그대로 토를 달고 싸우듯이 대듭니다. 그러나 아빠 엄마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 자식이 있을까요? 부모님의 도움으로 이렇게 컸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부족한 나를 위해 기도해주고 응원해주는 분은 부모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왜 깨닫지 못할까요?

이렇게 부모님께 대드는 사람들은 우리의 주님께도 대들 수밖에 없습니다. 눈에 보이고 대화를 직접 나눌 수 있는 부모에게도 효도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이지도 않고 말씀도 전해주지 않는 하느님께 충성을 다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하느님 없이 우리는 잠시도 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아드님까지 희생하셨던 하느님의 사랑을 조금만 묵상하면 쉽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마치 부모에게 대들 듯이 하느님께도 대듭니다. 왜 차별 하냐고, 왜 내가 필요한 것을 주시지 않는다고, 왜 세상의 기준을 채워주지 않으냐면서... 온갖 불평불만을 하느님께 내던집니다.

그러나 부모님께 효도하는 사람은 주님의 뜻에 맞게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깨닫듯이, 하느님의 사랑 역시 우리의 삶 안에서 쉽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에게 효도하십시오. 그래야 하느님 역시 느끼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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