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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지금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모습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27 조회수727 추천수17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사순 제2주간 수요일

 


    < 그들은 사람의 아들에게 사형을 선고할 것이다. >


복음: 마태 20,17-28









KBS [강연 100도씨]에서 얼굴장애를 잘 극복하며 살아가고 있는 김희아씨의 사연을 매우 감동적으로 보았습니다.

김희아씨는 태어날 때부터 왼쪽 얼굴이 붉은 모반으로 덮여있어서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아 보육원에서 자랐습니다. 날이 어두워지면 사람들이 놀라서 마스크를 쓰거나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은 김희아를 칠판 앞에 세워놓고 반 아이들보고 희아를 그리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 그린 것을 들어보라고 하였을 때, 어린 희아는 50장에 달하는 자기 얼굴이 그려진 도화지를 한꺼번에
바라보며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

또 보육원에서 자기를 도와주겠다던 분들이 생겼으나 두 달 만에 희아의 얼굴을 보고는 재정적 지원을 바로 끊어버림으로써 또 한 번의 상처를 크게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는 아무 곳에서도 받아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생전 처음으로 긍정적인 차별을 받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자신을 키워주었던 보육원 원장님이 취직이 되지 않는 희아씨를 보육원 교사로 일하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도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화장을 짓게 하고 1년 동안 만났지만 결국 1년째 되는 날 민낯으로 마주치게 되어 이별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그것을 잘 받아주었습니다.

2년 째 되는 날, 오른쪽 얼굴이 붓고 코피가 쏟아져 병원에 갔더니 얼굴에 암이 퍼져서 뼈까지 다 잘라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년 동안 자신을 사랑해왔던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는 전화를 하고 수술을 받았는데, 남자친구는 다른 쪽 얼굴까지 함몰된 자신을 끝까지 사랑해 주었고, 7년 정도 사귄 뒤에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시댁 부모님들도 김희아씨를 잘 받아주었고, 지금은 아주 예쁜 두 딸의
어머니가 되어있습니다
.

어느 날 딸이 어머니에게 얼굴이 왜 그리 되었느냐고, 또 왜 보육원에 갔느냐고 물어보다가 이불속에서 어머니를 자기 작은 팔로 꼭 안아주며 이렇게
이야기하더랍니다
.

엄마는 엄마가 없어서 참 불쌍하다.”

엄마는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는 아이들로 키우기 위해 자기가 항상 그래왔듯이 감사하는 마음을 키워주자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넘어져서 피를 흘리고 있을 때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예은아, 넘어졌는데 이것밖에 안 다쳤네. 이이고 참 감사하네.”

며칠 뒤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아기가 손에 피를 흘리며 어머니에게
뛰어왔습니다
.

엄마, 넘어졌는데 이것밖에 안 다쳤어요. 참 다행이지요?”

이렇게 김희아씨는 아주 작은 것들에서 감사를 찾아냈습니다. 그 감사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결국 자기를 낳고 버린 어머니께도 미안하고
감사한다고 말합니다
.

예은이가 저에게 보여주는 재롱을 제가 부모님께 보여드리지 못해 저는 너무 죄송합니다. 이렇게 아픈 모습을 가지고 태어나서 어머니 모습을 아프게 해 주어서 죄송합니다. 저는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당신께서 저를 세상에서 이렇게 일찍 놓아주셨기에, 보육원의 단체생활을 통해 빨리 아프고 빨리 슬프고 빨리 눈물을 닦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아픔이 없었다면 감사도 몰랐을 것입니다. 저에게 슬픔이 없었다면 기쁨도 몰랐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김희아씨를 보며 이런 말도 한다고 합니다.

밥맛이야, 내가 네 모습이면 벌써 죽었다.”

저의 뒤통수를 세게 때리는 김희아씨의 대답은 이것이었습니다.

저니까... 감당할 수 있으니까... 저에게 주어진 것이고, 저에게 어울리니까
저에게 있는 것입니다
.”

어울린다!’는 말, 크게 다가왔습니다.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은 지금의 나의 모습입니다.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사람도 지금 함께 살고 있는 그 사람이고,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재산도 지금 가지고 있는 그만큼의 재산입니다. 만약 그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 왜 그만큼 나에게 주지 않으시느냐고 불평하지 말고 왜 그것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고 먼저 노력하지 않았는지부터 생각해봐야겠습니다. 하느님은 나에게 어울리는 만큼 베풀어주십니다.

 

오늘 제자들의 모습은 자신들과 어울리지 않는 자리를 바라고 있는 모습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더 낮아지라고만 하십니다. 낮아지라는 말은 감사하라는 말입니다. 지금의 나의 처지가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이니 감사하라는 말입니다. 지금 나의 처지에서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늘나라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을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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