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2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28 조회수317 추천수5 반대(0)


용문에서 서울로 가는 길은 많이 있습니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길, 기차를 이용하는 길, 버스를 이용하는 길입니다. 용문은 서울보다는 동쪽에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서쪽을 향해서 가야합니다.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도 동쪽으로 간다면 서울과는 더욱 멀어지게 됩니다. 묵주기도를 해도, 묵상을 해도,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의 신심행위는 하느님의 뜻이라는 이정표를 바라보아야만 비로소 빛을 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자동차를 타고 왔지만 다음 기도 모임에는 기차를 타고 오려고 합니다.

지난번 복음화 학교 공동체와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성지순례에도 여러 방식이 있습니다. 여행객처럼 먹고 놀다 오는 성지순례가 있습니다. 이는 무늬만 성지순례이지 실상은 관광입니다. 안내원에게 성지에 대한 소개를 받기는 하지만 묵상도 없고, 나눔도 없는 성지순례가 있습니다. 이는 반은 성지순례이지만 온전한 성지순례가 아닙니다. 그런가 하면 매일 미사를 봉헌하고, 성지에서는 성서를 읽고, 온전한 마음으로 묵상을 하고, 십자가의 길 기도와 묵주기도를 바치고, 회개와 통회의 눈물을 흘리는 성지순례가 있습니다. 나눔을 통해서 서로를 위해 격려하고, 공동체의 친교를 나누는 순례입니다. 매일 매일이 기쁨이고, 행복한 순례입니다.

우리 복음화 학교에서 가는 성지순례는 품격이 있고, 묵상이 있고, 기도가 있고, 매일 미사가 있는 성지순례였습니다. 예루살렘의 빌라도 법정에서 십자가의 길을 봉헌하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골고타 언덕을 오를 때 시장구경을 하고, 잡담을 하고, 웃으며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십자가를 지려고 하였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골고타 언덕을 올랐습니다. 저는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면서 복음화 학교의 성지순례가 참으로 의미 있고, 주님과 함께하는 순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공동체의 가족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베들레헴의 예수 탄생 성당의 출입구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우리는 희망합니다. 만일 당신이 여행객으로 이곳에 오셨다면 순례자가 되어서 돌아가십시오. 만일 당신이 순례자로 이곳에 오셨다면 거룩한 사람이 되셔서 돌아가십시오.” 참으로 의미 있는 말이었습니다. 왜 우리가 성지순례를 해야 하는지를 말해 주는 글 이었습니다.

오늘의 성서말씀은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것을 향해서 가면 안 된다고 말을 합니다. 그곳은 화려해 보이고, 멋져 보이지만 결국은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향해서 가는 사람은 마치 물가에 심어진 나무와 같아서 생기가 있고, 많은 열매를 맺으며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이야기 합니다. 오늘의 복음은 부자와 라자로를 통해서 명확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부자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열심히 일했고, 돈도 벌었고, 좋은 집도 장만했습니다. 하지만 부자의 방향은 세상에 있었습니다. 만일 부자의 방향이 하느님을 향한 것이었다면 눈앞에 보이는 가난한 사람, 굶주린 사람, 아픈 사람, 헐벗은 사람을 향해서 손을 내밀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했다면 세상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시작할 수 있었고, 죽어서도 하느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라자로는 열심히 살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성실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며 원망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라자로는 우리들에게 하나의 표징은 보여주었습니다. ‘너희 중에 가장 가난한 이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너희 중에 가장 헐벗은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너희 중에 가장 굶주린 이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너희 중에 가장 병든 이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거북이가 느리다고 해도, 달팽이가 느리다고 해도 방향이 올바르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 할 것입니다. 하지만 치타가 빠르다고 해도, 사자가 용맹하다 해도, 독수리가 하늘 높이 날아도 방향이 올바르지 못하면 결코 목적지에는 도착할 수 없습니다.

예전에 들었던 성가를 기억합니다.
“님이 나를 보시기에 아무것도 아니지만
님이 나를 부르시니 기뻐 따르오리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니 당신이 몸소 하소서
나를 보내시는 뜻이 이루어지소서
님이 나를 보시기에 아무것도 아니지만
님이 나를 부르시니 기뻐 따르오리다

주여 나를 보내소서 나를 보내 주옵소서
주여 내게 말씀하소서 말씀 전하오리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니 당신이 몸소 하소서
나를 보내시는 뜻이 이루어지소서
주여나를 보내소서 나를 보내 주옵소서
주여 내게 말씀하소서 그말씀 전하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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